[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10] 왜 '페어플레이(Fair Play)'라고 말할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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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05-30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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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리우올림픽 여자 육상 5천m 예선서 뉴질랜드 니키 햄블린(왼쪽)이 바로 뒤에서 달리다 넘어진 미국 애비 다소스티노에게 "일어나 같이 결승선까지 뛰자"며 격려하고 있다. 위대한 페어플레이 정신의 본보기 모습이다. [IOC 홈페이지 캡처]
페어플레이(Fair Play)는 올림픽을 지구촌 최고의 스포츠 제전으로 자리잡게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불문율이다. 페어플레이 정신이 아니었다면 올림픽은 강한 자만이 승리하는 약육강식의 싸움터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페어플레이는 스포츠의 진정한 본질을 나타내는 도덕적 가치이다. 모든 스포츠에 참여하는 선수들은 경기 규칙을 존중하고 상대를 인정하면서 더욱 가치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

페어플레이의 사전적 정의는 경기 규칙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임하는 태도를 말한다. 정당하다는 의미인 ‘fair’와 경기를 한다는 ‘play’가 합성된 말이다. 대부분 영어말이 그러하듯 이 단어들도 원래 유럽 대륙에서 건너왔다. 메리엄 웹스터 영어사전 등에 따르면 ‘fair’는 고대 노르드어로 아름답다는 의미인 ‘fagr’에서 유래했다. 고대 고딕어 'fagrs‘와도 관련이 깊다. ’play’는 빠르게 움직이거나, 장난을 친다는 의미인 고대 영어 'plagian'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고대 색슨어 ‘plegan’에 기원을 두고 있다.

페어플레이라는 말을 기록상에 처음으로 남긴 것은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1564-1616)라고 한다. 셰익스피어라는 성이 ‘shake+spear’, 즉 ‘창을 휘두른다’는 의미로 알려져 있는 것과 같이 그는 영어를 모국어로 삼아 대표작 ‘존 왕(1597년작 추정)’ 등 여러 문학작품에서 페어플레이라는 말을 비유적으로 사용했다. 셰익스피어의 페어플레이는 진리를 믿는 사람들이 행동하는 정신적인 가치를 의미하는 말이었다.

페어플레이는 1800년대 영국적인 사회적 관념으로 교육과 밀접한 용어로 자리를 잡았다. 봉건시대 귀족들의 도덕적 덕목인 기사도 정신(chivalry), 산업 혁명이후 영국 시민들의 신사도(gentlemanship)에 이어서 스포츠에서 페어플레이를 중요한 가치로 삼게된 것이다.

1441년 개교한 영국 최고의 명문 사립학교 이튼 스쿨(Eton school)은 라틴어 등 고전 교육과 함께 스포츠 교육을 시키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 가지를 상호 연계 시켜 도덕적으로 성숙한 학생을 만들기 위한 목적이다. 특히 스포츠는 투창, 높이뛰기, 원반같은 육상 개인종목이 아니라 럭비, 크리켓, 테니스, 축구 같은 단체 종목을 주로 하게 한다. 단체경기는 페어플레이와 같은 도덕적으로 중요한 정신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자기의 개성보다 전체 행동을 중시하며 사회 규칙과 도덕적인 가치를 익히고 배운다. 이런 교육적 배경을 바탕으로 성장한 이튼 졸업생들은 ‘워털루 전투에서 거둔 영국의 승리는 이튼 스쿨 운동장에서 시작됐다’는 유명한 어록을 남긴 웰링턴 장군과 같은 역사적 영웅과 명사들로 이름을 날렸다.


‘근대올림픽의 아버지’ 피에르 드 쿠베르탱(1863-1937)은 올림픽에서 영국의 페어플레이 정신을 본격적으로 소개한 주인공이었다. 쿠베르탱의 생전 어록을 1년 365일로 일기식으로 연재한 인터넷 사이트 ‘Coubertin Speaks’에 따르면 1908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에게 행한 연설에서 페어플레이와 관련한 담화를 발표했다. 그는 “올림픽 아이디어는 부분적으로 기사도 정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페어플레이에 근거했다. 나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이 정신에 부응해 올림픽을 치렀다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페어플레이가 세계 스포츠 문화의 선봉장이 될 것임을 약속했다.

스포츠가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 점차 산업화하면서 페어플레이 정신도 더욱 가치를 더해가고 있다. 이기기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공정한 행위가 성행해 경기 규칙을 잘 지키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약물 복용, 승부 조작 등을 사전에 막기위한 제도적인 장치와 규제가 페어플레이라는 정신을 강조하는 이유이다.

올림픽와 월드컵 등 세계 규모의 스포츠 제전이 그리스 로마시대의 ‘성전(聖殿)’처럼 신성한 무대가 될 수 있는 것은 페어플레이라는 '무형의 신'이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패어플레이 앞에서는 파쇼주의, 쇼비니즘, 독재자들도 모두 그 힘을 잃고 무너졌다는 것을 지나온 세계 역사가 말해주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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