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 용어 산책 708] ‘건강한 신체는 건강한 정신을 만든다’는 명언은 어떻게 나온 말일까

‘올림픽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데 있다’는 말은 근대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드 쿠베르탱(1863-1937) 남작이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본 코너 707회 ‘ ‘올림픽에서 중요한 것은 이기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데 있다’는 말은 어떻게 나온 것일까‘ 참조) 쿠베르탱 남작은 이 말과 함께 ’건강한 신체는 건강한 정신을 만든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앞에 것은 올림픽 정신을 강조하는 의미하고, 뒤에 것은 체육의 중요성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로 쓰이기도하는 이 말은 고대 로마시대 풍자시인 데키무스 유니어스 유웨나리스(서기 60-128)가 자신의 풍자시에서 전인교육의 이상을 표현하며 쓴 격언 ‘ ‘Mens sana in corpore sano’를 차용한 것이다. 영어로는 ‘A sound mind in a sound body’로 표현한다.

쿠베르탱의 생전 어록을 1년 365일로 일기식으로 연재한 인터넷 사이트 ‘Coubertin Speaks’에는 4월26일자에 이 말이 나오게 된 상황과 경위에 대한 설명이 있다. 쿠베르탱 남작은 로마시대이후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나온다는 이 말이 오랫동안 명언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알고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선수들과 관련한 어록으로 만들고 싶었다. 유웨나리스의 어록에 지적인 열정과 육체적 훈련의 중요성을 추가하며 로마시대 시인의 말을 변형해 1911년 7월 올림픽 리뷰에 발표했다. 라틴어에도 능한 그는 비슷한 의미이지만 체육의 의미를 더 강조한 ‘mens fervida in corpore lacertoso’라고 말했다. 영어로는 ‘An ardent mind in a well-trained body’로 표현했다. 잘 훈련된 몸에 열렬한 마음이 깃든다는 의미였다. 쿠베르탱 남작은 프랑스 교육이 영국에 비해 지나치게 지적인 길만을 걷고 있어 국력 약화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며 신체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것이다.

한때 이 말은 일본 제국주의, 나치 정권 등 군국주의적 사고를 반영하는 의미로 경원시되기도 했다. 1960-80년대 군인출신인 박정희, 전두환 정권에서도 초중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이 말을 많이 가르친 적이 있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이 말은 일본의 번역을 거쳐 우리나라로 들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이지 시대 일본에 체조, 의학 등을 소개한 ‘일본 체육의 아버지’ 미국의 하버드대 출신 의사 조지 아담스 리랜드(1850-1924)는 ‘지·덕·체’ 이른바 ‘삼육’을 강조하며 이 말을 전했다고 한다.

일본의 세계적인 스포츠업체인 아식스는 이 말과 비슷한 라틴어 ‘Anima Sana In Corpore Sano’의 이니셜을 따 회사 명칭을 지은 것으로 유명하다. 아식사는 21세기 들어선 이 말을 영어로 번역한 'Sound Mind Sound Body'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쓰고 있다.

고대 그리스 시대의 조각상을 보면 우람한 근육질의 남자상과 아름다운 몸매의 여자상들이 대부분이다. 이는 인간과 닮은 신들의 모습을 재현하며 건강한 육체의 중요성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현대 과학에서 정신과 육체, 뇌와 신체는 서로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밝혀냈다. 육체가 건강할 때 정신도 건강하다는 것은 이제 상식이다. 멀리 고대 로마시대로부터 내려온 이 말은 쿠베르탱 남작을 거쳐 전인적인 인간을 추구하는 세계인들의 영원한 격언으로 이어지리라는 생각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