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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705] IOC는 왜 ‘양성 평등(Gender Equality)’을 말할까

2022-05-24 06:52

올림픽에서 남여 혼합종목에 출전한 선수들. [IOC 홈페이지 캡처]
올림픽에서 남여 혼합종목에 출전한 선수들. [IOC 홈페이지 캡처]
지난 21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 유력지 워싱턴포스트의 한국계 여기자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새 내각에 여성비율이 낮다고 지적해 화제가 됐다. 이 기자는 “한국은 선진국 중에서도 여성의 진출이 매우 낮다. 윤석열 정부에는 대부분 남성만 있다”며 “대선 기간 남녀평등을 이루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는데, 한국같은 경제 대국이 여성 대표성 증진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성 평등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일을 계획하고 있나”라고 질문을 했다. 윤 대통령은 질문에 대해 “지금 공직 사회에서 예를들면 내각의 장관이라면 그 직전위치까지 여성이 많이 올라오지 못했다”며 “아마 우리가 그 직역에서 여성에게 공정한 기회가 더 적극적으로 보장되기 시작한 지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성들에게 기회를 많이 보장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양국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성평등 문제가 거론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하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이 문제는 선진국은 불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같은 국제스포츠 단체에서도 인권의 핵심 사항으로 다루어왔다.

IOC는 여성 선수들에게 많은 참여기회를 부여한 세계적인 스포츠 단체로 잘 알려져 있다. IOC 홈페이지에는 ‘양성 평등(Gender Equality)’을 ‘올림픽 연대(Olympic Solidarity)’,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올림픽 레거시(Olympic Legacy)’, ‘인권 보호와 존중(Protection and Respect of Human Rights)’등과 함께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가치로 명시했다.

양성 평등의 사전적 정의는 성별에 따른 차별, 편견, 비화 및 폭력 없이 인권을 동등하게 보장받고 모든 영역에 동등하게 참여하고 대우받는 것을 말한다. 양성 평등은 남녀 평등에서 더 진일보한 개념이다. 남녀 평등 실현을 위해 여자는 물론 남자에게도 차별적인 대우를 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양성 평등은 영어로 사회적 성(性)을 의미하는 ‘Gender’와 평등을 의미하는 ‘Equity’가 합쳐진 단어를 번역한 말이다. 사회적으로 남성, 여성 구별하지 말고 동등한 기회를 부여한다는 뜻이다. 양성 평등은 19세기 후반 서구에서 참정권 운동으로부터 출발했다. 이 운동은 여성들이 투표하고 선출직 공직에 앉도록 허용하고자 하는 것인데 이 시기부터 여성의 재산권은 물론 참여권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났다.

서양 역사에서도 여성들은 오랫동안 차별 대우를 받았다. 고대 그리스에서 여성들은 남성들의 장식품에 지나지 않았다. 자유인은 남성 귀족, 시민들 뿐이었으며, 여성들은 노예 등과 같이 자유를 제한당했다. 고대 올림픽에서도 남성 자유인들만이 출전이 가능했고, 여성들은 참가 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고대 올림픽을 부활한 1896년 첫 근대 올림픽인 아테네올림픽서도 여성들의 출전을 불허했다. 여성 선수들은 2회 대회인 1900년 파리올림픽에서 처음으로 테니스, 요트, 크로켓, 승마, 골프 등 5개 종목에서 22명이 참가했다. 전체 참가선수 997명에 2.2퍼센트에 해당하는 적은 숫자였다.

여성의 역대 올림픽 참가 비율. [IOC 홈페이지 캡처]
여성의 역대 올림픽 참가 비율. [IOC 홈페이지 캡처]


하지만 IOC는 여성 선수들의 올림픽 출전기회를 점차 확대해 나갔다.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은 전체 참가선수 10퍼센트,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은 20퍼센트,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은 34퍼센트, 2012 런던올림픽은 44퍼센트를 각각 기록한 데 이어 2020 도쿄올림픽서는 절반에 가까운 48퍼센트를 기록했다.

IOC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국제연맹(IFS)과 함께 여성의 올림픽 참가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자선수 쿼터와 메달 종목 증가와 함께 성의 다양성과 평등을 더욱 증진시키기 위해 새로운 남녀 혼합 행사도 신설했다. 2020 도쿄올림픽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과 비교했을 때 혼합 종목의 수가 두 배로 증가했으며,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은 4개 혼합 종목을 새로 추가했다. 올림픽은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남녀가 평등한 행사로 성장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IOC는 올림픽 운동을 위해 앞으로도 양성 평등을 촉진하기 위해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 나갈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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