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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은 고릴라' 막가는 미국 TV 방송국 기상 캐스터의 흑인 비하 트위터 ‘일파만파’

2022-05-09 23:11

데이먼드 그린
데이먼드 그린
[오클라호마시티(미국)=장성훈 기지] 감정이 나쁘게 격해지면 사람들은 자신의 잔인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그 분출구 중 하나가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이다.

미국인들의 뿌리 박힌 인종 차별적 본심 역시 SNS를 통해 여과 없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그리고 그 내용의 신랄함은 사악하기조차 하다.

미국의 한 TV 방송국의 기상 캐스터가 드레이먼드 그린(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을 비하하는 트위터를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테네시주 멤피스에 있는 FOX13 방송국의 기상 캐스터 조이 설리펙은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프로농구(NBA)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4강 3차전에서 멤피스의 포워드 카일 앤더슨이 2개의 테크니컬 파울로 자동 퇴장 명령을 받자 이에 격분, 자신의 트위터에 “잘 생각해봐라. 그린은 경기 내내 ‘너클 드래거(knuckle dragger)’처럼 뛰고 있지만, 온화한 태도의 앤더슨은 단 한 번의 반칙 선언에 이의를 제기하고 퇴장당한다고?”라고 적었다.

‘너클 드래거(knuckle dragger)’라는 표현은 편협한 사람들이 화난 흑인 남자를 묘사하는 데 사용돼왔다. 고릴라와 같이 덩치가 크고 화난 유인원에 비유하기 위해서다. 설리펙은 그린을 화난 ‘고릴라’에 비유한 것이다. 인종 차별적 발언이다.

이 트위터는 8일과 9일 미국 전역에 빠르게 전파되며 큰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흑인들의 반발이 거셌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설리펙은 문제의 트위터를 삭제한 뒤 자신의 모든 SNS 계정을 폐쇄해 버렸다.

그러너 정작 그린은 설리펙의 트위터에 대해 놀라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설리펙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스티브 커 감독 역시 놀랄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여기는 미국이다. 이게 미국이 돌아가는 방식이다”라고 말했다. 미국에서의 인종 차별적 발언이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라는 것이다.

NBA 플레이오프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면서 지금 미국 내 SNS는 상대 팀 선수들을 비하하는 글로 도배되고 있다. 경기하는 선수들은 거친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감독들도 상대 팀 선수들을 비난하고 자기 팀 선수들은 옹호하기 바쁘다. 농구가 아니라 ‘상대를 죽여야 내가 산다’는 식의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분위기가 점점 살벌해지고 있는 플레이오프에서 앞으로 또 어떤 일이 발생할지 우려되고 있다.

한편, 흑인 비하 표현을 사용한 설리펙은 징계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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