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676] 왜 육상 단거리종목은 ‘크라우칭 스타트(crouching start)’로 출발할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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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04-20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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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스프린터 김국영(가운데)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육상 남자 100m 준결승에서 스타트 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통 일반인들이 100m 등 단거리 달리기 테스트를 할 때는 출발선에서 제각각 다양한 자세를 취한다. 왼발을 뻗은 채 무릎을 살짝 구부리거나 몸을 옆으로 하고 두 팔을 활짝 펼친다. 허리를 살짝 굽히고 앞을 바라보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자세를 보이는 것은 출발하기에 편하다거나 좀 더 빨리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전문 육상 선수들은 다르다. 두 손을 땅에 짚은 채 엉덩이를 높이 치켜 드는 출발자세를 보인다. 엎드려서 출발하는 모습이다. 육상에서는 이런 자세를 ‘크라우칭 스타트((crouching start)’라고 부른다.

크라우칭 스타트는 웅크린다는 의미인 동사 ‘crouch’의 동명사형인 ‘crouching’과 출발한다는 의미인 ‘start’의 합성어이다. 웅크린 자세로 출발한다는 뜻이다. 웹스터 영어사전 등에 따르면 ‘crouch’는 같은 뜻인 고대 프랑스어 ‘crochir’에 어원을 두고 있으며 14세기 말 영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1590년대부터 명사형으로 웅크린 자세라는 뜻으로 활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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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 100m 경기에서 선수들이 제 각각의 자세로 출발하는 장면.


원래 단거리 육상 선수들은 크라우칭 스타트가 아닌 일반인들과 비슷한 ‘스탠딩 스타트(standing start)’로 출발 자세를 취했다. 크라우칭 스타트는 1887년 호주의 육상 선수 바비 맥도널드가 캉거루가 뛰는 모습을 보고 처음 고안했다고 한다. 이후 미국을 거쳐 영국 등 유럽으로 이 자세가 보급됐다. 1896년 제1회 아테네올림픽에서 미국의 토머스 버크가 올림픽 무대에서 처음으로 크라우칭 스타트로 금메달을 딴 뒤 널리 알려졌다.

정규 육상 경기 100, 200, 400m 단거리 종목에서는 크라우칭 스타트로 출발을 하도록 경기규칙에 정해져 있다. 출발선에 설치된 ‘스타팅 블록(starting block)’에서 손을 바닥에 둔 채 크라우칭 스타트 자세를 취하는 것이다. 선수들은 ‘제자리(on your marks)’의 신호를 받고 크라우칭 스타트 자세를 준비한 뒤 ‘차렷(set)’ 다음 신호총이 울리면 출발을 한다. 만약 부정 출발을 2회 반복하면 실격으로 처리한다.

스타팅 블록이 없었을 때는 좌우 발 위치에 구멍을 파고 출발선에 섰다. 양쪽 다리를 둘 수 있도록 좌우 발 앞 뒤로 평행으로 조그마한 구멍을 팠던 것이다. 오래 전 교내 육상 대회나 교육감배 육상 대회 등에서 이런 모습 들을 볼 수 있었다. 지금은 대부분 스타팅 블록을 설치, 정식 대회를 갖는다. 공식 육상 경기 등에서는 스타팅 블록을 계시용 시계와 연동시키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단거리 경기에서 크라우칭 스타트를 하는 것은 출발할 때 큰 추진력을 얻기 위한 때문이다. 크라우칭 스타트는 스타팅 블록을 이용하면 지면을 걷어차는 반발력으로 강한 추진을 받을 수 있다. 크라우칭 스타트는 충분한 훈련을 하지 않으면 올바른 자세를 취하기가 어려워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없다.

육상은 선수들의 실력뿐 아니라 크라우칭 스타트 등과 같은 러닝 자세와 스타팅 블록을 포함한 경기장 시설 등 여러 요소 등이 기록 단축을 좌우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육상경기는 ‘스포츠는 과학’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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