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파타는 27일 열린 ‘SK 렌터카 PBA 월드 챔피언십’ 4강전(고양 빛마루 방송센터)에서 호프만에게 먼저 2세트를 내주고도 4-2로 이겼다.
호프만은 지난 해 왕중왕전 16강전에서 쿠드롱을 3-1로 물리쳤다. 그 호프만을 8강전에서 꺾고 결승에 오른 강동궁을 제압하며 초대 왕중왕이 된 게 사파타이다.
쿠드롱은 강동궁에 역전승하고 올라 온 오성욱을 힘 하나 들이지 않고 4-0으로 완파했다.
지난 해 12월 4차 크라운해태 대회부터 23연승을 질주한 천하무적이다. 크라운대회의 결승 희생양이 사파타였다. 4-1 경기였다.
그래도 사파타는 11연타, 10연타를 터뜨리며 쿠드롱을 강하게 압박했다. 쿠드롱의 호적수인 셈이다.
쿠드롱의 연승을 깬 게 마민캄이다. 32강전 조별 예선 3차전으로 쿠드롱이 역전패했다.
그래서 조 2위지만 결승까지 파죽지세였다. 올 시즌 4개 대회 연속 결승이며 통산 여섯 번 째 결승이다.
객관적인 전력은 쿠드롱이 우세하다. 세계 3쿠션계를 주름잡은 4대천왕 아닌가.
그가 치는 걸 보고 있으면 세상에 어려운 게 없다. 포지션 플레이가 능해 치기 시작하면 보통 너댓개다.
사파타의 연타 능력도 무시하면 안된다. 호프만과의 준결승에서도 10연타를 두 번이나 터뜨렸다. 정교함이 쿠드롱 못지 않다.
난구 풀이 능력은 산전수전 다 치른 백전노장 쿠드롱이 한 수 위다. 힘을 앞세운 강한 스트록은 사파타다.
노련과 패기의 한 판이다.
실력이 있으면 운도 따르는 것이 당구다. 그래도 실력과 관계없이 득점을 부르는 플루크가 당구의 묘미다. 사파타가 이기려면 쿠드롱보다 행운이 더 많이 따라줘야 한다.
당구에선 그런 경우가 의외로 많다. 나의 행운이 상대의 멘탈을 뒤흔들고 샷 감을 마구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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