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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읽으니 내 승리가 보였다’ 은가누, 피게이레도 작전의 승리-UFC

2022-01-24 11:20

치열한 몸싸움이었지만 승리를 잡은 것은 머리였다.
은가누(왼쪽)와 싸우기 전 주먹을 마댄 피게이레도와 모레노9오른쪽. 사진=UFC)
은가누(왼쪽)와 싸우기 전 주먹을 마댄 피게이레도와 모레노9오른쪽. 사진=UFC)
헤비급 챔피언 프란시스 은가누와 전 플라이급 챔피언 피게이레도는 23일 경기 전 둘 다 언더독이었다. +150 대 –150 정도로 차이가 크진 않았지만 열세였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반대였고 그것은 두 언더독이 약세임을 판단, 이를 극복하는 전략을 세우고 치밀하게 밀어붙인 덕분이었다.

은가누와 시릴 가네의 판정은 49-46, 48-47, 48-47 이었다. 어느 한 라운드의 우열만 바뀌었으면 승자와 패자가 바뀌는 싸움이었다.

그만큼 박빙이고 치열했다. 은가누가 3라운드에서 그래플링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은 것이 주효했다.


2라운드까지 분위기는 은가누였다. 스피드를 앞세워 치고 빠지면서 은가누에게 다가 설 기회를 주지 않았다. 가네는 스탠딩 싸움을 예상, 그런 전략을 구사했고 은가누 역시 비슷한 패턴이었다.

그런 상태라면 여러 가지로 가네가 유리했다. 하지만 은가누는 시작 전 이미 레슬링 전략을 세웠다. 어찌보면 궁여지책이었다. 무릎이 시원치 않아 스탠딩 싸움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었다.

은가누는 가네의 킥을 기다렸다. 발을 잡고 태클을 건 후 그라운드로 끌고 내려간다는 전략이었다.


가네는 테크닉을 앞세운 뛰어난 경기 운영 능력 덕에 탑독이 되었다. 가네는 자신의 전략이 먹히고 있다고 판단, 3라운드에서도 같은 전술을 고수했다.

3라운드, 앞에서 이미 한 두번 본 장면이 나왔다. 가네가 발을 들어 은가누를 공격했다. 기회를 노리고 있던 은가누가 재빨리 발을 잡아챘다. 그리고 전광석화처럼 가네의 몸통을 내동댕이 쳤다.

가네는 갑작스러운 은가누의 레슬링에 당해 한동안 하위 포지션에서 보냈다. 그래플링 수비의 강자지만 몸통이 더 큰 은가누를 밀어내기가 쉽지 않았다.

승부가 반전되는 순간이었다. 가네의 얼굴에 실망스러운 빛이 드러났고 은가누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곰 인줄 알았던 은가누는 여우처럼 영리한 전략을 세웠다.

가네는 루이스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작전. 그는 은가누가 달리 나올것이라는 계산을 전혀 하지 않았다.

상대를 알고 지략을 동원한 은가누와 지략은 많지만 단순하게 덤빈 가네의 몸 싸움 승부는 그렇게 머리 싸움에서 승패가 달라졌다.

머리까지 쓴 은가누. 당분간 그를 잡을 파이터가 없을 듯 하다. 전 라이트헤비급 챔피언 존 존스, 재도전하는 가네 정도가 적수.

모레노와 피게이레도의 3연속 타이틀전.

모레노는 승리를 자신했다. 체력, 펀치력, 전략 모든 면에서 앞선다는 판단이었다. 피게이레도는 조심스럽게 다가섰다. 앞 선 2게임에서 잘 하지 못한 탓이었다.

피게이레도는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 가장 큰 문제는 체중 감량. 계체를 제대로 하지못해 후반 무너졌던 실수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했다.

3차례 경기중 가장 완벽하게 체중을 맞추었다. 최고의 컨디션이었다. 하지만 서두르지 않았다. 모레노의 상기된 얼굴을 보면서 흥분하고 있고 서두른다는 것을 알아챘다.

예상대로 모레노는 거칠게 다가섰다. 피게이레도는 최대한 냉정하게 흐름을 가져갔다. 테이크 다운 전략도 따로 세웠다. 기회를 기다리자 모레노가 몸을 던지면서 데이크 다운 기회를 주었다.

타격에선 조금 밀렸다. 그러나 테이크 다운에서 앞섰다. 그 결과가 48-47, 48-47, 48-47이었고 그것은 테크닉이나 실력이 아니라 전략의 차이였다.

다시 싸우면 어찌될지 모를 승부. 모레노는 그래서 ‘자신이 이긴 것 같다’며 한 번 더 붙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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