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되돌아보는 2021 KBO 리그]②새내기 빅4 투수의 빛과 그림자…'9억팔' 장재영의 1군 진입 실패가 주는 교훈

2021-11-29 09:24

흔히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야구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뜻이다. 매년 각 팀들의 성적을 예상할 때 투수력을 첫째 순위로 두는 연유다. 이는 신인계약때도 마찬가지다. 대부분 구단들은 신인계약에서 투수들에 더 눈길을 주고 또한 투수들에게 더 많은 계약금을 투자한다.

2021년 새내기 투수들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올시즌 계약금 2억원 이상을 받고 프로에 입단한 루키는 모두 8명이다. 이 가운데 투수가 6명이고 타자는 2명뿐이다.

KBO 역대 2번째 계약금인 9억원을 받고 입단한 장재영은 결국 1군 무대 진입에 실패했다.[사진 연합뉴스]
KBO 역대 2번째 계약금인 9억원을 받고 입단한 장재영은 결국 1군 무대 진입에 실패했다.[사진 연합뉴스]
역대 신인 계약금 2위인 9억원으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장재영을 비롯해 김진욱(롯데)이 3억7천만원, 이승현(삼성) 3억5천만원, 이의리(KIA)가 3억원을 각각 받았다. 나머지 강효종(LG)과 김건우(SSG)는 각 2억원이었다. 타자 가운데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나승엽(롯데)이 5억원을 받아 전체 2위를 기록했고 안재석(두산)도 2억원을 받았다.

소위 새내기 투수 빅4가 3억원 이상 계약금을 받았다. 지난해 신인왕을 움켜 쥔 소형준(kt)은 3억5천만원, 이민호(LG)가 3억원을 받으며 초고교급이란 수식어를 달고 프로에 입단한 것 처럼 이들 새내기 빅4도 초고교급이란 자랑스런 타이틀을 달고 프로무대에 문을 두들겼다.

이렇게 '초고교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특급 유망주들이지만 불혹의 역사를 가진 KBO리그는 루키들에게 결코 만만하지 않았다. 실력으로나 체력으로나 이들에게 1군 무대 선발자리를 쉽게 내주지 않았다.

장재영이 대표적이다. 덕수고 2학년 시절부터 150km를 쉽게 던지는 강한 어깨로 메이저리그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일찌감치 프로 스카우터들의 눈에 들었다. 그래서 2006년 KIA에 1차 지명된 한기주의 10억원에 이어 역대 신인 계약금 2위로 당당하게 KBO 리그 문을 두드렸다.

1군 무대 진입은 당연했고 언제 선발로 나서느냐가 더 관심을 끌었다.

예정된 수순에 따라 시즌 개막 3차전인 4월 6일 KIA전에 처음으로 마무리투수로 1군 무대에 섰다. 7개 공을 던지며 2타자를 1삼진 무실점으로 깨끗하게 처리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렇게 1군 무대에 선 장재영은 불펜으로 나선 3경기까지는 그런대로 괜찮았다.

2번째 나선 4월 7일 KIA전에서 1이닝동안 5타자를 상대하며 26개나 공을 던지며 볼넷 1개를 내준 것이 다소 마음에 걸렸지만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그리고 나흘만인 4월 11일 롯데전서는 1이닝 3타자를 14개 공으로 탈삼진 1개로 완벽하게 막아내 믿음을 주었다. 3경기에서 2⅔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9억팔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하지만 이후 2경기 kt전에서 고교 시절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 온 제구력이 발목을 잡으면서 4실점, 2실점하면서 순식간에 믿음을 잃어 버렸다. 특히나 4월 29일 두산전에 첫 선발로 등판해 단 한타자만 잡고 5개의 볼넷으로 5실점하는 처참한 모습을 보이면서 그는 그날부터 2군으로 밀려나고 말았다.

선발요원인 한현희와 안우진이 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후반기에 다시 1군 부름을 받았으나 제구력은 나아지지 않았다. 특히나 키움이 가을야구 진입을 위한 5위 싸움에 사활을 건 9월 중순까지 한차례 선발을 비롯해 4차례 불펜으로 등장한 5경기에서 5⅓이상 동안 무려 11개의 볼넷을 내주면서 더 이상 1군 무대에서 버틸 여지가 없었다.

결국 장재영은 1군에서 19경기(2선발) 17⅔이닝 1패 평균자책점 9.17의 처참한 성적만 남겼다. 아무리 빠른 공이라도 스트라이크 존에 넣지 못한다면 아무 쓸모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주었다.

장재영보다는 훨씬 적은 계약금을 받았지만 다른 빅3는 장재영보다는 나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벽한 1군 진입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의리
이의리
그나마 이의리가 선발투수로 한 축을 담당하며 19경기에서 94⅔이닝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로 나름 활약을 했으나 순위 싸움이 치열하던 9월 중순 이후에는 아예 등판하지 못했다. 신인으로 한시즌을 풀로 뛰기에는 체력적인 부담도 컸다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김진욱은 선발로 4경기에서 17⅓이닝동안 17피안타(2피홈런) 17볼넷 16탈삼진 21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10.90으로 3패를 당하고 불펜으로 전환하고 말았다.

선발 5경기에서 18⅓이닝 22실점(평균자책점 10.80)이었으나 불펜으로 나선 34경기 27⅓이닝 10실점(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며 4승3패8홀드를 기록했다. 오히려 팀 공헌도로 따지면 이의리보다 더 낫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한차례 이상씩 선발로 나선 장재영 이의리 김진욱과는 달리 이승현은 올시즌 단 한번도 선발로 나서지 못하고 불펜으로만 나섰다.

이승현[사진 삼성 라이온즈]
이승현[사진 삼성 라이온즈]
그것도 시즌이 거의 한달 반이 지난 5월 중순이후부터 였다. 41경기에서 1승4패7홀드 39⅓이닝 24실점(23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은 5.26이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이들 새내기 빅4 투수들에게 큰 기대를 걸었던 만큼 성적이 뒤따라주지 못해 실망한 것도 사실이지만 그만큼 40년의 역사를 지닌 KBO 무대가 신인들에게는 결코 함부로 넘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는 점도 알려 주었다.

2년차를 맞게 되는 2022시즌에 이들 빅4가 그려낼 구도는 어떻게 될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