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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60] 원(院), 관(館), 도장(道場)은 어떻게 다를까

2021-11-23 07:18

이동섭 국기원장(가운데)과 태권도 입문교육을 마친 주한 외국인과 태권도 보급 사업 사범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국기원 제공]
이동섭 국기원장(가운데)과 태권도 입문교육을 마친 주한 외국인과 태권도 보급 사업 사범단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국기원 제공]
지난 2014년 4월24일 태권도 진흥 및 태권도공원 조성 등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전북 무주군에 ‘태권도원(跆拳道院)’이 개장했다. 태권도원은 태권도 진흥과 교육을 위한 시설이다. 사실 건립 배경은 정치적이었다.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후보 자격을 놓고 평창과 무주가 경쟁을 벌였는데 평창이 후보지로 결정되면서 보상 차원으로 정부가 태권도원을 승인해준 것이다. 태권도원은 원래 이름은 태권도공원이었으나 태권도성지로서의 이미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에 따라 이름이 바뀌었다. 태권도원은 2017년 무주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개최했으며 남북스포츠 교류의 일환으로 북한태권도 시범단이 참가를 해 화제를 낳았다.

한국에서 탄생한 태권도에서 ‘원(院)’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곳은 태권도원과 국기원(國技院)이다. 한자어 사전에 따르면 원래 한자어인 ‘원(院)’자는 집이나 정원, 관아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이 글자는 ‘언덕 부(阝,阜)’자와 ’완전할 완(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완(完)‘자는 집을 완전하게 잘 지었다는 뜻이 있다. 따라서 잘 지어진 집과 담장을 함께 표현한 ‘원(院)’자는 담벼락이 있는 잘 지어진 큰 집이라는 의미이다. 주로 규모가 큰 건물을 뜻할 때 쓰인다.

국기원은 지난 1972년 세계태권도 중앙도장으로 개관했다. 국기원은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옮겨 영어로 ‘KUKKIWON’이라고 말한다. 영어의 다른 버전은 ‘WORLD TAEKWONDO HEADQUARTERS’이다. 세계태권도 본부라는 뜻이다. 태권도원은 영어로 한국어 발음을 그대로 따서 ‘TAEKWONDOWON’이라고 말한다. 모두 태권도의 성지라는 의미에서 ‘원(院, WON)을 쓴 것이다.

태권도가 국기원으로 통합하기 이전에는 각기 관(館)이라는 여러 태권도 단체가 난립했다. 대한태권도협회 역사에 따르면 광복 후에 ‘청도관(靑濤館)’, ‘송무관(松武館)’, ‘무덕관(武德館)’, ‘조선연무관 권법부(朝鮮硏武館 拳法部)’, ‘창무관(彰武館)’ 등 태권도 도장이 등장하며 기술 보급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였다. 당시 모두 ‘관(館)’이라는 이름을 걸게 된 것은 각기 태권도 정통성을 보이기 위한 때문이다. 원래 한자어 ‘관(館)’자는 객사나 관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밥 식(食)’자와 ‘벼슬 관(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관(官)‘자는 높은 곳에 지어진 집이라는 의미에서 나랏일을 하던 사람들이 기거하던 관사를 뜻했다. 이전에는 ’관(官)‘가 객사나 관사라는 뜻으로 쓰였다. 후에 ’관(官)‘자가 나랏일을 하던 관리나 벼슬을 뜻하게 되면서 ’식(食)‘가 더해져 ’관(館)‘자가 관사라는 의미를 대신하게 됐다. 초창기 태권도에 ’관(館)‘자를 모두 끈 것은 모두 태권도의 중심도장이라는 이미지를 표방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관(館)‘은 영어로도 ’KWAN’으로 표기했다. 여러 태권도관들은 1972년 국기원이 건립된 후 1978년 태권도 10개관을 하나로 통합하고 품·단증을 발급해 단일화하면서 모두 역사속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현재 태권도 사범들이 국내나 전세계적으로 운영하는 체육관을 ‘도장(道場)’이라고 부른다. 한자어 ‘길 도(道)’자와 ‘마당 장(場)’자를 합성한 말이다. 도장의 사전적 정의는 태권도, 유도, 검도 등을 가르치거나 연습하는 곳이다. 또 수양·훈련을 목적으로 단체 생활을 하는 곳을 뜻하기도 한다. 태권도 도장은 태권도를 전문적으로 수련한 사범들이 태권도를 배우려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장소이다. 도장은 영어로도 ‘DOJANG’이라고 말하며 ‘Gym for practice ’, 즉 훈련을 위한 체육관이라는 의미로 쓰인다.

태권도에서 ‘원(院)’, ‘관(館)’, ‘도장(道場)’은 높은 곳에서부터 낮은 곳에 이르는 피라미드 구조의 위계질서를 뜻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태권도의 전통을 유지 계승하고 태권도를 보급하는 교육적 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태권도는 역사적 발전과 교육적 체계를 통해 세계인의 운동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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