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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57] ‘태권도(跆拳道)’에서 ‘태권’은 어떻게 생긴 말일까

2021-11-20 09:19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은 미국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서 결승까지 오르며 태권도의 우수성을 알렸다. 사진은 프랑스 갓 탤런트에서 경연 중인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은 미국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인 '아메리카 갓 탤런트'에서 결승까지 오르며 태권도의 우수성을 알렸다. 사진은 프랑스 갓 탤런트에서 경연 중인 세계태권도연맹 시범단.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태권도는 각종 겨루기, 격파, 시범 기술을 우리 말에 담아 세계화한 한국의 대표적인 고유종목이다. 태권도 용어 대부분 사람의 몸으로 구현되는 동작을 바탕으로 삼아 사람의 몸짓과 연결되는 공통점이 있다.

태권도라는 말 차제가 그렇다. 태권도는 ‘밟은 태(跆), 주먹 권(拳), 길도(道)’가 합성한 한자어이다. 영어로 태는 찬다는 뜻인 ‘kick’, 권은 주먹을 의미하는 ‘fist’, 그리고 도는 실행한다는 의미인 ‘do’라고 세계태권도본부인 국기원은 설명한다. 영어 설명도 한국말에서 나왔음을 알 수 있다.

태권도라는 말의 유래에 대해선 여러 의견들이 있다. 태권도라는 말이 국내 언론에 처음 등장한 것은 1959년 이었다. 조선일보 뉴스 라이브러리에 따르면 1959년 3월4일자 조간 2면에 ‘동남아순방차 출발(東南亞巡訪次出發) 국군태권선수단(國軍跆拳選手團’ 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다. 기사는 ‘동남아순방차 출발 국군태권선수단 월남(越南)과 자유중국 대만(臺灣) 그리고 필립핀 등 각국을 순방하면서 우리나라 태권도(跆拳道)를 소개하며 또한 시범을 하게된 우리 국군태권선수단 일행 이십일명은 단장 최홍희(崔泓熙 ) 육군소장 인솔하게 2일 상호 팔(八)시 여의도 공항에서 우리 공군특별기편으로 장도에 올랐다. 그런데 동선수단은 소정의 목적을 달성하고 이달 중순경에 귀국할 예정이다’고 보도했다.

국내 언론은 이전에는 태권도를 당수도(唐手道)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 1956년 2월8일 조간 4면 ‘청도관 승단심사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광주(光州)발로 ‘광주 포병학교내에 있는 당수도 정도관지관(당수도청도관지관(唐手道靑濤舘支舘))에서는 지난 사(四)일 승단승급심사회를개최하였다 이날 동회 심사원으로서는 동관장 손덕성(孫德成))씨를비롯하여 명예관장 최홍회(崔泓熙))육군소장과 사범 엄운규(嚴雲奎))씨가 참석하였으며 피심사자는 삼십(三十)여명에 달하였다’고 보도했다. 태권도라는 말이 당수도에서 바뀐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기사이다.

1950년대 국내 무술-무도계는 당수도를 비롯 공수도·권법·화수도·수박도·태권도라는 명칭들이 난립했다. 원래 당수도는 일제강점기 때 들어왔다. 당수라는 말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 사용했다.광복이후 수련도장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여러 명칭들로 불리웠다. (본 코너 40회 ''당수(唐手)에 '당나라 당(唐)'자가 들어간 까닭은' 참조) 당시 가라테라는 명칭은 일본색이 강해 거부감을 주었기 때문에 가라테를 음독한 당수도, 공수도라는 명칭을 사용하거나 권법이라고 말했다. 그밖에 황기는 전통무예인 수박에서 영감을 얻어 수박도라 불렀다.

최홍희씨는 1954년 무렵 전후해 태권도라는 명칭을 만들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생존해 있을 때의 말과 문헌등에 따르면 태권도의 '태'자는 발을 의미하며 태껸과 연관짓기 위해 ‘밟을 태(跆)’를 붙였다고 하는데 정작 태권도에는 발로 밟는 기술은 없다. 발차기를 한다는 의미라면 ‘다리 각(脚)‘을 썼어야 올바른 한자 조합이 된다. 실제로 중국 무술에서도 발 기술에는 ’각‘을 사용한다. 밟을 태는 차다라는 무술의 기술을 나타내기에는 전혀 연관이 없는 한자어이다. 밟을 태를 붙인건 우리나라 삼국시대에 행해지던 태껸과 연결시켜 이름을 맞추려고 갖다 붙인 것이라는 일부 태권도인의 해석도 있다. 태껸은 1954년 최홍희의 부대를 시찰한 이승만 대통령이 변형 가라테 시범을 보고 태껸으로 착각해 언급한 것이 영감을 주었다는 설도 있다.

두번째 글자는 가라테를 음독한 공수도 또는 당수도에서 사용되는 '손 수(手)'자를 고려했다가 그와 비슷한 의미인 '주먹 권(拳)'자가 채택되었다고 한다. 당시 쿵푸를 비롯한 중국 무술들을 모두 '권법'이라 불렸으며 국내 여러 무술들은 ‘권법’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1959년 오도관 초대관장 최홍희는 청도관 등의 지원을 업고 자신이 만들어낸 태권도라는 명칭을 채택하게 했으며 한때 대한태수도협회라는 말을 쓰다가1961년 9월16일 대한태권도협회 창립을 주도하고 최명신 장군을 초대 회장에 오르도록 했다.


1963년 2월 23일 대한 체육회에 27번째 가맹단체로 가입되어 1963년 10월 9일 전주에서 개최된 제 44회 전국체전에 태권도가 공식 경기로 처음 참가했다. 태권도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올림픽 정식정목으로 채택되며 세계인들로부터 큰 사랑과 인기를 끌게 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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