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37] 왜 블록 아웃(Block Out)이라 말할까

2021-10-28 04:57

배구에서 김연경과 같은 뛰어난 공격수들은 상대 블로커 손이나 팔에 맞혀 아웃시키는 '블록 아웃' 플레이에 능하다. 사진은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 블로커의 수비를 뚫고 공격을 성공시키는 김연경 모습.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에서 김연경과 같은 뛰어난 공격수들은 상대 블로커 손이나 팔에 맞혀 아웃시키는 '블록 아웃' 플레이에 능하다. 사진은 2020도쿄올림픽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르비아 블로커의 수비를 뚫고 공격을 성공시키는 김연경 모습. [도쿄=연합뉴스 자료사진]
배구에서 빠르고 강하게 이루어지는 상대 공격을 블록으로 저지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정확한 공격 타이밍에 맞춰 블록을 성공, 상대 코트 안으로 떨어지게 하려면 전문적인 블로킹 능력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대개는 볼이 손이나 팔에 맞고 코트 밖으로 나가 아웃으로 선언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을 블록 아웃(Block Out)이라고 말한다.

블록 아웃은 어떻게 보면 셧아웃(Shutout)의 반대말이라고 할 수 있다. 셧아웃은 스파이커가 공격을 할 때 블록으로 막아 아웃이 되지 않고 상대방 코트로 바로 떨어지게 하는 것을 말한다. (본 코너 536회 ‘왜 셧아웃(Shutout)이라 말할까’ 참조) 셧아웃은 블록 아웃과 개념적으로 반대되는 상황인 것이다. 막고 닫는다는 비슷한 의미의 두 단어이지만 뜻이 완전히 다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블록 아웃은 막는다는 의미의 동사 ‘Block’와 밖으로라는 의미의 부사 ‘Out’가 합쳐진 단어이다. 어떤 것을 보거나 느끼거나 들을 수 없도록 없애거나 막는다는 뜻이다. 예를들어 ‘구름이 해를 가렸다(Clouds blocked out the sun)’고 할 때 쓰는 표현이다.

블록이라는 영어말은 원래 1590년 차단한다는 의미인 프랑스어 ‘Bloquer’에서 유래했다. 독일어 ‘Blockieren’, 네덜란드어 ‘ Blokkeren’과 연관성이 있는 말이다. 스포츠에서 블록이라는 말은 수비수가 상대 공격을 저지하는 것을 뜻한다. 종목에 따라 의미는 좀 다르다. 미국스포츠용어사전에 따르면 스포츠에서 블록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것은 1772년 영국 크리켓에서 부터였다.(본 코너 405회 ‘왜 블록슛(Block Shot)이라고 말할까’ 참조)

폴 딕슨의 야구용어사전에 따르면 미국 야구에서 블록이라는 말은 1900년부터 사용했다. 야구에서 블록은 타자가 베이스를 터치하는 것을 방해하는 행동으로 파울로 간주한다. 농구에서 블록은 상대가 쏜 슛이 정점에 오르기 전 손으로 쳐내는 것을 뜻하는데 파울이 아니다. 합법적으로 공격수로부터 필드골을 방어하는 행위이다.

배구에서 블록은 네트를 사이에 두고 이루어지는 상대 공격을 가로막는 것을 말한다. 농구와 같이 정상적인 행위이다. 레크리에이션으로 즐긴 초창기 배구서는 블록이라는 개념이 없었다고 한다. 볼이 코트 바닥에 떨어지지만 않으면 터치 횟수에 제한을 두지 않았으며 상대 공격을 막는 블록도 없었다는 것이다. 1910년대 스파이크를 허용하며 경기 스포츠로서의 위상을 갖추기 위해 블록이 등장했다. 당초 블록은 터치 횟수에 포함됐다가 현대배구서는 블록은 터치 횟수로 간주하지 않는다.

블록으로 상대 공격을 한 방에 저지하는 셧아웃은 스파이크에 못지않은 위력을 갖는다. 블록으로 상대 공격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공격 파워를 줄여 자기 편의 공격으로 연계시키는 효과를 거두기만 된다. 블록으로 상대 공격을 일차적으로 저지하는 것을 유효 블록이라고 말한다. 현대 배구에서는 유효블록으로 맞고 빠지는 공을 잡아내 공을 살려내는 연계플레이 역시 중요하다. 블로킹으로 떨어지는 공을 주우려고 블로커 근처에서 대기하는 모습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빠른 세트 플레이로 이뤄지는 상대 공격을 막아낸다는 것은 상당히 고난이도의 기술이다. 대부분 블록은 블로커들의 손이나 팔을 맞고 코트 밖으로 튕겨 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공격 선수들은 블록을 피하기 위해 손을 틀어 블록 사이로 때리거나 블록 벽에다 강하게 쳐 볼이 아웃되게한다. 경기 중 블로킹 능력이 뛰어난 미들블로커(센터)들이 상대 공격에 득달같이 달려들어 막아내려고 하지만 성공률은 극히 낮은 이유이다.

블록에 관심을 갖고 경기를 보면 배구에 대한 묘미를 더욱 살릴 수 있다. 성공하면 성공하는대로, 실패하면 실패하는 대로 경기 상황에 따라 선수들의 경기력을 분석하며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읽을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