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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35] 배구에서 스트롱사이드(Strong Side)와 위크사이드(Weak Side)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2021-10-26 07:17

배구에서 스트롱사이드와 위크사이드는 앞쪽 왼쪽과 오른쪽에서 각각 공격하는 공간을 말한다. 24일 프로배구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3세트 현대캐피탈 김선호가 공격하고 있다.[연합뉴스]
배구에서 스트롱사이드와 위크사이드는 앞쪽 왼쪽과 오른쪽에서 각각 공격하는 공간을 말한다. 24일 프로배구 우리카드와 현대캐피탈의 경기에서 3세트 현대캐피탈 김선호가 공격하고 있다.[연합뉴스]
비록 같은 단어를 쓰더라도 종목에 따라 용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있다. 스트롱사이드(Strong Side)와 위크사이드(Weak Side)도 그런 용어이다. 두 단어를 같이 언급한 것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스트롱사이드는 강한 지역, 위키사이드는 약한 지역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의외로 두 단어에 대해 모르는 스포츠 전문가들이 꽤 많다.

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원래 스트롱사이드라는 말은 1951년 미식 축구에서 처음 나왔다. 적극적인 공격을 하기 위해 공격자가 더 많이 배치되는 것을 뜻하는 말로 사용했다. 압박공격을 시도할 때 수비수들도 하프라인을 넘어 공격에 가담할 때 쓰는 표현이었다. 공격이 허술한 형태를 반대되는 말로 위크사이드라고 썼다. 두 단어를 사용한 예시 문장을 소개하면 지난 9월19일 미국 클리블랜드지는 미식 축구기사에서 ‘맥 윌슨과 시오네 탁타키는 각각 스트롱사이드와 위키사이드를 맡는데 반해 신예 제레미아 오우수-코라모아는 그런 책임을 맡을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보도했다.

농구에서 두 단어는 미식축구와는 개념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용도가 조금 다르다. 하프코트를 베이스라인에서 수직으로 나눠 이등분 했을 때 볼이 있는 쪽이 스트롱사이드, 없는 쪽이 위키사이드라고 말한다. 두 단어는 농구 전술을 배우는데 가장 기초적인 개념이다. 하지만 TV 중계를 보면 해설자들이 두 단어를 잘못 적용해 사용하는 것을 왕왕 볼 수가 있다. “완벽한 스트롱사이드를 만들어 공격을 합니다”와 같이 잘못된 표현을 하지만 이를 지적하는 이가 별로 없다.

배구에서 두 단어는 전위 공격수들이 공격을 할 때 쓴다. 배구는 공격을 할 때 전위에 왼쪽, 가운데, 오른쪽 3명을 세우고 후위에도 같은 형태로 3명을 배치한다. 스트롱사이드는 코트의 왼쪽, 보통 오른손잡이 선수들이 공격하기 쉬운 쪽을 말한다. 전위 왼쪽은 네트에서 가까워 공격각도가 후위 보도 훨씬 크고 오른손잡이가 상대적으로 왼손잡이보다 유리한 지역이다. 세터가 띄워주는 볼을 왼손보다는 오른손으로 신속하고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스하키도 배구와 비슷해 오른손잡이가 레프트 윙, 왼손잡이가 라이트윙을 맡는다.

위크사이드는 코트의 오른쪽으로 보통 왼손잡이 공격수가 맡는 경우가 많다. 왼쪽보다 상대적으로 공격 비중이 약해 팀 주공이 아닌 보조공격으로 사용하는게 일반적이다. 왼쪽과는 달리 오른쪽에서는 세터가 올려주는 볼을 왼손잡이가 더 빨리 스파이크로 처리할 수 있지만 예전에는 왼손잡이가 많지 않아 오른손잡이가 맡아 위크사이드라는 말을 사용했던 것이다.

배구에서 두 단어는 어떻게 보면 타구 방향과 경향 등을 고려해 적용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혼자 할 수 없는 종목 특성상 팀으로 협동하며 어디로 볼을 올려 공격성공률을 높이느냐에 따라 적용한 것이다.

예전 배구는 포지션별로 전문화돼 스트롱사이드와 위키사이드 등으로 구분하기도 했지만 스피드를 앞세운 토털배구로 변화하고 있는 현대 배구에서는 스트롱사이드와 위크사이드를 분리하지 않고 공격 기회만 주어지면 어느 지역에서건 결정률 높은 강타를 터트린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한국배구에서 ‘월드스타’로 명성을 날렸던 김세진은 왼손잡이 공격수로 이른바 위크사이드라고 할 수 있는 오른쪽 전위에서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인바 있다. 왼손잡이 장윤창에 이어 국가대표로 활약한 김세진은 전성기 시절 FIVB 월드리그에서 공격수 상을 받으며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왼쪽의 신진식과 함께 삼성화재의 무적 신화를 연출한 주인공이기도 하다. 그는 중학교 시절 세터로 활약하다 옥천공고 시절 키가 21cm나 자라며 2m 장신선수가 된 뒤 한양대 송만덕 감독에 의해 스카우트 됐으며 한양대 1학년 때 왼손잡이가 될 것을 권유받았다. 김세진은 혹독한 훈련을 거쳐 왼손잡이로 변신하는데 성공했다. 큰 키에다 왼손잡이 이점을 살려 오른쪽에서 최고의 공격수로 자리를 잡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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