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511] 왜 배구에서 국제이적동의서(ITC)가 필요한 것일까

김학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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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1-09-30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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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쌍둥이 선수 이재영·다영이 국제배구연맹(FIVB)의 직권으로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받아 그리스로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FIVB는 선수와 국가협회간에 이해충돌이 생길 경우 직권으로 ITC를 발급할 수 있다. 사진은 흥국생명 시절의 이다영(왼쪽) 재영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학창 시절 학교 폭력(학폭) 논란을 야기한 여자배구 쌍둥이 선수 이재영·다영(25)이 마침내 그리스 리그 PAOK 구단으로 이적한다. 국제배구연맹(FIVB)은 지난 28일 대한민국배구협회에 둘의 국제이적동의서(ITC) 승인에 관한 최종 공문을 이메일로 보냈다. 공문에는 “둘의 해외 진출에 따른 이적료 1만350 스위스 프랑(약 1320만원)을 받을 협회 계좌정보를 29일까지 보내달라”고 통보했다. 둘의 이적을 반대했던 협회는 돈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으며 FIVB는 직권으로 이적을 승인했다.

협회는 지난 해 2월 두 선수의 중·고교 시절 학교 폭력 가해사실이 옛 동료에 의해 폭로되자 국가대표 무기한 선발 제외 징계를 결정했다. 또 소속팀 흥국생명은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둘이 학폭에 대한 사과가 미진하자 복귀 반대여론이 커지면서 흥국생명은 2021-2022 시즌 보류선수 명단에서 아예 제외시켜 버렸다.

국내 무대에서 뛰는 것이 여의치 않자 둘이 생각한 것은 해외 무대 진출이었다. 둘은 지난 6월 터키 스포츠 에이전시 CAAN을 통해 그리스 빅클럽 PAOK 입단을 타진했고, 대한민국배구협회에서 그리스 이적에 필수적인 ITC 발급을 거부하자 FIVB로 경로를 우회해 ITC 직권 승인을 요청했다. FIVB는 선수 보호차원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둘의 그리스 이적에 원칙적으로 동의했다고 한다.

ITC의 정확한 명칭은 ‘International Transfer Cerficate’이다. 말 그대로 국제이적에 따른 동의증명서이다. 선수가 국외리그로 진출할 때 필요하다. ITC는 원래 선수의 해당 국가배구협회가 승인한다.

FIVB 2020-2021 전자국제이적절차규정에 따르면 연맹, 클럽, FIVB 라이센스 에이전트와 선수는 등 공개된 절차에 따라 국제간 선수 이적을 시행해야한다. 2010-2011 시즌부터 적용한 국제이적절차규정은 FIVB가 감독기관으로 이적에 관한 모든 것을 통제한다. FIVB가 ITC 규정을 둔 것은 선수들의 무분별한 국제간 이동을 막고 각국 리그가 공정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때문이다. 축구, 야구, 농구 등 인기 구기 종목도 대부분 FIVB와 같은 국제이적동의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ITC는 FIVB가 승인한 기간에만 발급할 수 있는데, 원래는 이적하고자 하는 선수가 소속한 국가 협회에서 발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ITC가 없으면 FIVB 규정에 따라 전 세계 어디에서도 뛸 수가 없다. 하지만 선수와 국가협회가 이해 충돌로 ITC 발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FIVB가 직권으로 이적을 승인할 수도 있다.


FIVB는 국제경기와 각국 리그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국가 대표팀 기간은 5월 16일부터 10월 15일까지로, 각국 리그는 10월 16일부터 다음 해 5월 15일까지로 각각 정해 놓았다. 선수들의 이적 기간은 최대 1시즌 연장할 수 있다.

대한민국 배구협회가 두 선수에 대한 ITC를 발급하지 않은 것은 국내 선수 해외 진출 자격 제한을 명시한 선수 국제 이적에 관한 자체 규정 때문이었다. 해당 규정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협회, 산하 연맹 등 배구 유관기관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고 그 집행 기간이 만료되지 아니한 자, (성)폭력, 승부조작, 병역기피, 기타 불미스러운 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야기했거나 배구계에 중대한 피해를 끼친 자’의 해외 진출의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

쌍둥이 자매는 배구협회의 ITC 발급이 어려워지자 이미 이들과 계약한 그리스 PAOK 구단이 직접 FIVB에 문의해 유권 해석을 부탁했다. FIVB는 “선수가 받아야 할 벌은 한국에 국한된 것”이라며 “선수 보호차원에서 한국 협회가 동의하지 않으면 우리가 직접 나서겠다”며 직권으로 ITC 발급을 하게됐다.

2013년 김연경이 터키로 이적하려고 할 때도 ITC 발급 문제로 논란을 빚은 적이 있었다. 당시 배구협회는 자유계약선수(FA)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소속구단인 흥국생명과 마찰을 일으킨 김연경에 대해 자체 규정을 들어 ITC 발급을 거부했었다. 김연경은 결국 소속구단의 양보로 ITC 문제를 해결하고 터키로 진출해 성공적으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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