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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특집] 6. 축구 한일전

2021-07-25 07:15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하며 기뻐하는 한국축구 대표팀 [연합뉴스 자료사진]
런던올림픽에서 일본을 꺾고 동메달을 획득하며 기뻐하는 한국축구 대표팀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0 도쿄올림픽에서의 한일전이 뜨겁다. 그동안 역대 한일전이 간단하게 끝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은 여느 때보다 더 뜨겁다. 스포츠 뿐 아니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여러 문제가 동시에 갈등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한국 선수단의 ‘이순신 현수막’ 철거, 한일 정상회담 무산, 후쿠시마 오염수 무단 방류, 일본의 ‘군함도 역사왜곡’, 독도가 표기된 올림픽 지도 등 최든 한일관계는 최악의 상황이다.

이런 한일전의 열기가 양국 국민의 관심이 가장 집중되는 종목인 축구로 옮겨갈 전망이다. 예선 첫 경기에서 뉴질랜ㄷ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 축구 올림픽대표팀은 혹시 있을지 모를 한일전에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한마디로 ‘일본을 박살내겠다’며 정신무장을 단단히 하고 있는 것이다. 축구 한일전은 8강전 또는 결승전이나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은 B조, 일본은 A조에 각각 편성돼 있는 데 B조 1위가 A조 2위와, B조 2위가 A조 1위와 각각 맞붙게 대진표가 짜여져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과 일본의 올림픽 최고 성적은 3위이다. 한국은 2012년 런던에서, 일본은 1968년 멕시코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과 일본 축구 모두 '역대 최고 성적'을 목표로 도쿄올림픽 무대에 선다. 한일전은 전력 이외에 특유의 국가간 라이벌전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번에 성사될 대결에서 어느 팀이 이길지 예측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올림픽을 포함한 양국간 축구 국가대표 경기 역대 전적은 한국이 일본보다 앞서 있다. 2000년 이전만해도 일본은 한국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 일본이 한국에 조금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축구는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당시 김정남을 비롯한 한국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체코에 1-6, 브라질에 0-4, 이집트 선수 위주로 구성된 아랍공화국에 0-10으로 패했다. 일본과의 국교가 정상화되기 이전이었던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축구의 수준을 세계 춖구와 상당한 수준차가 있었다.


일본 축구는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서 서독 출신의 크라머 감독이 사령탑을 맡아 가마모토를 앞세워 사상 처음으로 동메달을 차지, 한국은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 한국에도 뒤져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일본이 올림픽에서 예상밖의 이변을 일으켰기 때문이었다.

이후 한국과 일본이 올림픽에서 숙명적인 맞대결을 가진 것은 2012년 런던올림픽 때였다. 3,4위전에서 한일전이 벌어진 것은 올림픽 사상 처음이었다. 한국은 당시 일본을 2-0으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획득해 ‘일본만은 이겨야 한다’는 국민적인 성원에 보답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의 감동을 준 지 10년만의 쾌거였다.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일본을 알고 철저히 준비했다”고 필승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당시 박종우의 '독도 세리머니'는 비록 제재를 받았지만 국민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박종우는 경기 후 관중이 건네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 장면은 외신을 타고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이를 본 국민들은 일본을 꺾었다는 통쾌함을 안겨주었다. 하지만 박종우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제재로 동메달 시상식 때 참석하지 못했다. 이후 동메달은 받았지만 A매치 2경기 출장 정지와 3천500스위스 프랑(약 410만 원)의 벌금을 물었다.

한국은 2016리우올림픽 축구 아시아지역 예선 최종결승에서 일본에 2-3으로 역전패했다. 비록 일본에 패하기는 했지만 한국은 리우 올림픽 본선에 올라 예선리그에서 피지 8-0, 독일 3-3, 멕시코 1-0의 전적을 보이며 2승1무로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한 뒤 온두라스에 0-1로 패해 4강진출에 실패했다.


일본은 2002 한일월드컵이후 많은 투자를 통해 전력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일본으로선 한국이 여전히 부담이 큰 상대이다. 일본은 기술 축구에선 앞서 있지만 피지컬을 바탕으로 강한 정신력으로 맞서는 한국을 만나면 어려운 경기를 펼치곤 했다. 한국과 일본은 올림픽 본선이나 아시아 지역 예선 등에서 만난 적이 많지 않았다. 두 팀 모두 맞붙기를 꺼리는데다 시드를 배정받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도쿄올림픽은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한국 축구가 올림픽에서 일본을 상대로 맞붙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비롯 예선탈락의 첫 악연으로 시작된 도쿄올림픽이지만 이번에 한국 축구가 확실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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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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