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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40] 왜 골텐딩(Goal Tending)이라 말할까

2021-07-20 07:44

버저비터를 쏠 때는 골텐딩이 적용되지 않는다. 사진은 2013년 휴스턴 로키츠 소속이었던 제임스 하든이 버저비터를 쏘는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버저비터를 쏠 때는 골텐딩이 적용되지 않는다. 사진은 2013년 휴스턴 로키츠 소속이었던 제임스 하든이 버저비터를 쏘는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농구는 볼이 림을 통과해야 득점을 인정하는 경기이다. 볼이 림을 통과하기 전 수비자가 볼을 터치해 득점을 방해하면 바이얼레이션 반칙이다. (본 코너 435회 ‘파울(Foul)과 바이얼레이션(Violation)은 어떻게 다른가’ 참조) 수비가 림으로 향하는 볼을 막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정상적인 수비로 볼을 터치하는게 블록슛이다. (본 코너 405회 ‘왜 블록슛(Block Shot)이라고 말할까’ 참조) 블록슛은 볼이 림을 향해 상승할 때 막는 것이다. 이에 반해 볼이 림을 향해 하강할 때 막는 것을 골텐딩(Goal Tending)이라고 말한다. 이는 바이얼레이션이다.

골텐딩이라는 말은 득점을 의미하는 ‘Goal’과 건드린다는 의미의 동사형인 ‘Tending’의 합성어이다. 미국인터넷 용어사전 매리엄 웹스터에 따르면 골텐딩이라는 단어는 1882년 처음 사용됐다. 농구가 1891년 창안된 것을 감안하면 10여년 먼저 등장했다. 축구 등에선 이미 골이 들어가는 것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시켜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다른 종목에서 먼저 사용하던 용어를 농구에서 바이얼레이션의 한 형태로 규칙으로 적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골텐딩은 득점 가능성이 높을 때 선언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흔하게 나오는 장면은 아니다. 많아봐야 한 경기에 1-2번 정도 나온다. 아예 안 나오는 때도 많다. 국내 보다는 신장이 좋은 미국프로농구(NBA)에서 자주 등장한다.

골텐딩은 일단 볼이 림보다 높은 곳에 있다는 전제 조건을 갖춰야 한다. 이 조건에서 볼이 정점에서 림을 향해 낙하하고 있을 때 건드리는 경우, 볼이 백보드에 터치된 다음 선수가 터치한 경우, 자유투가 림에 맞기 전 바스켓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공을 선수가 터치한 경우 골텐딩이 선언된다. 이 때 수비자가 터치를 하면 득점, 공격자가 터치를 하면 노골로 처리한다.

하지만 슛이 바스켓 안으로 안 들어갈 것이 확실할 때, 볼이 림에 맞았을 경우는 골텐딩이 선언되지 않는다. 림이나 백보드를 맞고 나오는 것을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팁인슛이 골텐딩과 상관이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쿼터나 경기 종료를 알리는 부저가 울릴 때 터지는 버저비터는 어떤 선수도 바스켓 안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높은 볼을 건드리면 안된다.

골텐딩은 공격자와 수비자가 범했을 때 각각 벌칙이 다르다. 공격자가 하면 별도 벌칙이 없다. 상대방에게 공격권만 내준다. 수비자가 골텐딩을 범할 땐 다양하다. 자유투의 경우는 1점, 2점슛은 2점, 3점슛을 3점이 주어진다.

골텐딩을 공격자가 할 때를 인터피어런스(Interference)라고 말한다. 슛을 시도한 볼이 림에 얹혀있는 동안 선수가 림이나 백보드를 터치하면 인터피어런스가 선언된다. NBA 규정집 11조에 의하면, 공이 골대 위에 있는 상황에서 포물선이 아래로 향하기 시작했을 때, 공격자가 이를 건드려서 득점하면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인터피어런스 벌칙은 골텐딩과 같다. 바이얼레이션을 한 선수에게는 테크니컬 파울 1개가 주어진다.

NBA서는 골텐딩과 인터피어런스 적용을 놓고 종종 논란이 빚어진다. 지난 해 시즌 포틀랜드가 승리를 도둑맞은 경우다. 릴라드가 경기 종료 10초를 남기고 레이업 슛한 공이 백보드를 맞고 바스켓으로 향했는데 유타의 고베어가 이를 건드렸다. 하지만 심판 모두 이를 발견하지 못하고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골텐딩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은 결과 포틀랜드의 승리가 날아간 셈이다. 지난 달 23일 2021 NBA 플레이오프 서부컨퍼런스 파이널 2차전에서 피닉스가 LA 클리퍼스를 상대로 104-103으로 1점차 승리를 거뒀는데 경기 종료 0.9초를 남기고 피닉스 센터 디안드레 에이튼이 골밑에서 엘리웁을 성공시키며 1점차 승리를 이끌었다. 에이튼의 공격은 완벽한 인터피어런스였다.인바운드 패스가 포물선의 정점을 찍고 하강하고 있었는데, 에이튼이 골을 성공시킨 시점에는 골대 위에 있었다. 충분히 바스켓 인터피어런스로 해석할 여지가 있었다. 경기 후 터런 루 클리퍼스 감독이 강력하게 항의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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