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니아노트] 오승환이 먼저 태극 마크 거절했어야 했다

2021-07-19 16:02

오승환
오승환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 코로나19 방역 지침 위반으로 도쿄올림픽 태극 마크를 반납한 한현희(키움 히어로즈) 대신 태극 마크를 달자 논란이 일고 있다.

오승환은 해외 도박 혐의로 10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과자’다.

이런 선수가 어떻게 태극 마크를 달고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가 태극 마크의 가치를 더렵혔다는 험한 지적을 하기도 했다.


사실 이런 논란은 소모적이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어긴 선수들 때문에 KBO리그가 전격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고, 일탈한 일부 선수들이 야구팬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상황에서 오승환 태극 마크 논란까지 일고 있으니 말이다.

이런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오승환을 선발한 김경문 대표팀 감독이 1차 책임을 져야 한다.


아쉬운 점은, 김 감독이 설사 자신을 뽑았다 해도 오승환은 이를 정중하게 거절했어야 했다.

이유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오승환은 이른바 ‘오승환법’이 만들어지게 된 빌미를 제공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대한체육회는 오승환처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선수들을 2년 간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했다. ‘오승환법’ 탄생의 배경이다.

‘오승환법’ 제정의 빌미를 제공한 당사자인 오승환이 2년이 지났다고 해서 대표팀에 선발된다는 것은 도의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코미디다.

둘째, 오승환이 한국 야구의 세대교체를 막고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에서야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얼마든지 던질 수 있다. 성적만 좋으면 말이다.

하지만, 국가대표는 다르다.

언제까지 오승환을 써야 하는 것인가?

한국 나이로 그는 마흔이다. 2028년 LA올림픽 때도 “필요하다”며 그를 대표팀으로 발탁할 것인가?

오승환아 아니면 안 된다는 김 감독의 사고방식 때문에 젊은 선수들의 기회가 박탈되고 있다.

오승환이 KBO리그에서 여전히 좋은 성적을 내고는 있지만, 그 말고도 한현희를 대체할 선수는 널려 있다.

셋째, 오승환은 비록 자신의 잘못에 대해 대가도 치르고 반성을 했다지만, 그렇다고 그것이 태극 마크를 다시 달 수 있는 명분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과자’라고 태극 마크를 달지 말라는 법은 없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면도 되고 복권도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났다고 해서 자숙을 그만 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오승환은 기회 있을 때마다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정한 반성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태극 마크를 정중히 거절하는 것이, 그런 행동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그래야, 자신의 말에 진정성이 담겨진다.

[장성훈 선임기자/seanmania2020@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