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29] 왜 더블팀(Double Team)이라 말할까

2021-07-09 06:32

더블팀은 수비수 2명이 공격수 1명을 방어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은 '트리플더블 제조기' 웨스트브룩이 상대 더블팀을 뚫고 골밑슛을 성공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블팀은 수비수 2명이 공격수 1명을 방어하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은 '트리플더블 제조기' 웨스트브룩이 상대 더블팀을 뚫고 골밑슛을 성공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농구에서 더블팀(Double Team)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무슨 말인지 잘 몰랐다. 직역하면 이중 팀이라는 말이 되는데 실제 경기에서는 그런 의미로 쓰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농구에서 더블팀은 동시에 2명의 선수가 상대편을 수비로 방어하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더블팀이라는 의미를 알고 왜 그런 뜻이 됐는 지 더 깊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인터넷 용어사전 ‘매리엄 웹스터’는 더블팀은 타동사로 한 번에 두 선수가 상대편을 막거나 방어하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실제 경기서는 공을 가진 선수를 두 선수가 방어자로 협공하는 프레스 디펜스에서 사용하는 플레이를 말한다. 더블 커버(Cover)라고도 부른다. 이 말은 1860년부터 미국 영어에서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단어를 분석해보면 더블팀은 더블과 팀의 합성어이다. 더블이라는 말은 야구에서는 2루타로 쓰이며 당구에서는 공이 쿠션에 맞고 반대편 포켓으로 튀어 오르도록 하는 스트라이크를 뜻한다. 팀은 잘 어울리는 그룹을 말한다. 두 단어가 합쳐지면 타동사형으로 상대방을 괴롭히거나 이중으로 관통하는 의미로 쓰인다. 스포츠에서는 한 명의 공격수의 움직임을 막기 위해 두 명의 수비수가 붙는 것을 말한다. 2대1 대형이라는 의미이다.

농구에서 더블팀은 대개 수비형으로 쓰이는 플레이다. 수비수 2명을 배치해 공격수 1명을 막는 형태이기 때문이다. 농구 수비는 크게 지역방어와 대인방어로 구별한다. 더블팀은 특정 지역을 맡는 지역방어와는 달리 수비수를 특정 선수에게 붙이는 전략 방법이다. 상대 공격수가 수비수를 압도하면 다른 수비수가 도와 더블팀을 구성할 수 있다. 더블팀이 성공하면 공격수의 움직임과 패스는 크게 지장을 받는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하면 오히려 상대에게 슛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수비수 2명이 상대 공격수 1명을 막는 사이 다른 공격수에게 패스를 성공하면 쉽게 수비가 뚫려 공격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더블팀은 슛을 날릴 가능성이 높은 공격수가 멀리 떨어져 있는 때보다 골대 근처에 있을 때 더 자주 사용한다. 키가 큰 센터와 다른 수비수 1명이 붙어 공격수의 공을 빼기위해 더블팀을 구성한다. 또 공격수들이 선호하는 위치에서 슛을 날리지 못하도록 골대 밖에서도 더블팀을 만들 수도 있다. 특히 각 팀 에이스들에게 더블팀 수비는 늘상 따라 붙는다. 특정 선수를 1대1로는 도저히 막을 수 없을 때 수비하는 팀은 더블팀 전략을 쓴다. 다른 공격수 1명을 풀어주는 한이 있더라도 에이스는 틀어 막겠다는 의지다.
예를들어 미국프로농구(NBA)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더블팀을 제일 자주 겪는 선수는 조엘 엠비드(27· 213cm)다. NBA에서 뛰는 빅맨 중 정상급 공격 기술을 갖췄기 때문이다. 엠비드는 높이와 스텝을 활용한 포스트업, 긴 슛거리, 적극적인 속공 참여 등 여러 공격 기술을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바꿔 사용하기 때문에 1대1로 막기가 쉽지 않다. 상대팀들은 그에게 계속 뚫리면 대개 2명의 수비수를 따라 붙인다. 엠비드는 더블팀에 걸리며 공격이 자주 막히고 골결정력이 급속히 떨어진다. 감독이 더블팀에 잘 대응하라고 주문하지만 그는 이를 뿌리치기가 쉽지 않았다.

NBA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받는 제임스 하든(31·196cm)은 4쿼터서 상대팀들에게 집중적인 더블팀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그의 막강한 득점력을 결정적인 고비에서 저지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하든은 현란한 스탭백과 드리블 등으로 상대 수비수들을 요리조리 피해 슛을 날린다.

‘킹’ 르브론 제임스나 ‘3점왕’ 스테픈 커리 등 슈퍼스타 등은 상대팀이 더블팀을 걸면 멀찌감치 뒤로 빠져 3점라인에서 슛을 쏘거나 속공에 적극 참여해 이를 피한다. 상대가 더블팀으로 맞서면 다른 방법으로 이를 잘 극복하는 것이다.


더블팀은 하나보다 둘이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때 농구 뿐아니라 축구 등 구기 종목에서 협력수비 등으로 쓴다. 더블팀은 스포츠를 더욱 동적으로 만드게 하는 요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기기 위해 고민을 거듭하며 다양한 전략을 구사해야 하는 농구에서 더블팀은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봉쇄하는 좋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