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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25] 3초룰(Three Seconds Rule)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2021-07-04 10:54

 골밑은 센터들의 치열한 전쟁터이다. 3초룰은 골밑에서 센터들이 골을 쉽게 받아 먹는 것을 막기위해 만들어진 규정이다. 사진은 올 시즌 동부컨퍼런스 결승전에서 골밑에서 몸싸움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는 밀워키 벅스 아데토쿤보(흰색 유니폼) 모습
골밑은 센터들의 치열한 전쟁터이다. 3초룰은 골밑에서 센터들이 골을 쉽게 받아 먹는 것을 막기위해 만들어진 규정이다. 사진은 올 시즌 동부컨퍼런스 결승전에서 골밑에서 몸싸움으로 인해 부상을 당하는 밀워키 벅스 아데토쿤보(흰색 유니폼) 모습
미국프로농구(NBA)는 규칙 변화에 대해 진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농구 경기를 좀 더 빠르게 이끌고 많은 득점이 나오도록 해 관중들에게 재미를 선사하기 위한 때문이었다. 3초룰(Three Seconds Rule)도 모두가 좋아하는 경기를 만들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골밑 페인트존에 3초이상 머물 수 없도록 한 3초룰은 축구로 말하면 오프사이드와 같은 역할을 하는 규칙이다. 장신 선수들이 골밑에 버티고 서서 손쉽게 골을 넣는 것을 막기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3초룰이 처음 선보인 것은 1936년 미국 대학농구에서였다. 위키피디아 등 인터넷 백과사전 등에 따르면 3초룰이 만들어진 계기가 된 것은 1년전 한 대학경기였다. 1935년 중서부의 명문 켄터키대와 동부 최강자 뉴욕대가 미국 최강팀의 자리를 놓고 메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경기를 가졌다. 이 경기는 보기 드문 육탄전이 벌어진 끝에 뉴욕 대학이 23-22로 승리했다.

당시에는 미국에서 지역별로 농구 룰 적용이 각기 달랐다. 동부 지역의 농구를 경험하지 못했던 켄터키대가 자신들의 지역 심판을 데리고 가지 않은 게 문제가 됐다. 당시 동부 룰 적용은 몸싸움에 매우 관대했다. 뉴욕대 빅맨들인 어빙 트례센과 어윈 클라인은 당시 대학 농구 최고의 센터였던 켄터키 대 르로이 에드워즈에게 집요하게 몸싸움을 걸었다. 하지만 동부 심판들은 파울을 불지 않았고, 기가 산 뉴욕대 빅맨들은 에드워즈에게 계속 시비를 걸었다. 결국 부상을 당하며 페이스를 잃은 에드워즈는 6득점에 그치고, 켄터키는 스크린을 기본으로 한 중서부 특유의 농구를 전혀 펼쳐보지 못한 채 허무하게 패배하고 말았다.

이 경기는 미국 전역의 농구인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골밑에서 빅맨들이 지나치게 거친 몸싸움을 벌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1년간의 논의를 거친 후 '공격자는 페인트존 안에 3초 이상 머물 수 없다'는 새 규정을 만들게 됐다. 3초룰이 처음 제정되는 순간이었다.

3초룰이 처음으로 적용된 대회는 농구가 공식 종목으로 채택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이다. 1932년 창립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독자적인 룰 제정을 하지 않은 국제농구협회(FIBA)는 미국의 농구 규칙을 그대로 도입해 올림픽을 치렀다. 1936년부터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 대부분의 농구에서 3초룰을 적용하게 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어느 팀이든 득점을 성공할 때마다 축구처럼 센터 서클에서 점프볼을 했다. (본 코너 388회 ‘왜 점프볼(Jump Ball)이라 말할까’ 참조) 이후 1946년 NBA의 전신인 BAA가 출범하면서 3초룰도 그대로 룰에 포함됐다. 1949년 NBL과 합병해 NBA로 출범할 때부터 3초룰은 존재했다.

원래 3초룰은 페인트존이 커짐에 따라 적용 범위도 넓어졌다. 페인트존 안에서만 운영하는 규칙이었기 때문이었다. 페인트존은 원래 6피트(1.8m) 너비의 직사각형으로 이뤄졌다. NBA는 1951-52시즌부터 12피트(3.6m)로 크기를 넓혔으며 1954년이후부터는 16피트(4.9m)로 늘렸다. 페인트존이 넓어지다보니 골밑에서 센터들의 활동이 3초룰로 인해 상당한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최고의 센터였던 조지 마이칸과 윌트 체임벌린 등 때문에 페인트존을 넓혔다고 한다.

NBA는 2001-02시즌부터 수비팀에도 3초룰을 적용했다. 이는 일리걸 디펜스(Illegal Defense)라고도 말하는데 수비수도 공격수와 마찬가지로 적극적인 수비를 하지않고 페인트존에서 3초이상 머물면 파울이 선언된다. 수비 3초룰을 위반하면 공격팀에 자유투 1개가 주어지며, 공격제한시간은 24초로 초기화되며 공격측 공격으로 진행된다.

3초룰은 공격에게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3초룰은 농구 경기 속도를 빠르게 하며 득점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오늘날 NBA 선수들이 유연하고 부드러운 경기를 펼치며 공격농구를 하는 것은 3초룰 등 여러 규칙의 변화에 의해서 였다고 할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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