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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21] 왜 앨리웁(Alley Oop)이라 말할까

2021-06-28 07:05

농구에서 앨리웁은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격기술이다. 사진은 지난 23일 NBA 서부컨퍼런스 챔피언전에서 피닉스 선스의 에이턴이 앨리웁패스를 받아 결승포를 터뜨리는 모습. [AP=연합뉴스]
농구에서 앨리웁은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격기술이다. 사진은 지난 23일 NBA 서부컨퍼런스 챔피언전에서 피닉스 선스의 에이턴이 앨리웁패스를 받아 결승포를 터뜨리는 모습. [AP=연합뉴스]
앨리웁(Alley Oop)은 바스켓 근처에서 점프를 한 선수가 공중에서 공을 받아 코트에 땋기 전에 슛을 쏘는 동작을 말한다. 주로 프로농구에서 동작이 빠른 키가 큰 센터나 포워드가 구사하는 고난이도의 기술이다. 패스가 이루어지는 경우 앨리웁 패스라고 하고, 덩크슛으로 연결하는 경우 앨리웁 덩크라고 한다. 앨리웁은 팬들에게 농구의 박진감과 매력을 선사해준다.

옥스포드 영어사전에 따르면 앨리웁이라는 말은 20세기 초 프랑스어 ‘Allez’에서 유래했다. ‘알레’라는 프랑스어는 계속한다는 의미인 영어 ‘Go on’과 비슷한 뜻이다. 여기에 위라는 뜻인 영어 ‘Up’의 프랑스어 ‘Hop’과 합성해서 ‘Allez Hop’이 됐다고 한다. 이 말은 살짝 뛴다는 의미이다. 원래는 서커스 곡예단원의 비명소리를 나타내는 말이었다. 지금도 서커스에서 앨리웁이라는 게임이 있다. 영어권에서 앨리웁이라는 용어는 1932년 미국에서 만화가 V.T 햄린(1900-1993)이 만든 신디케이트 만화 이름으로 처음 대중화됐다.

앨리웁이라는 말은 농구에서만 쓰는 건 아니다. 미식축구에서 리시버가 점프해서 공을 받는 플레이를 앨리웁이라고 부른다. 프로미식축구기사에 앨리웁이 처음 등장한 건 1957년이었다. 이 말을 처음 유행하게 만든 주인공은 샌프란시스코 쿼터백 Y.A. 티틀(1926-2017)과 와이드 리시버 R.C 오웬스(1934-2012)이었다. 당시 두 사람은 고공패스를 주고 받는 전술을 고안했으며 언론에서 이 플레이에 앨리웁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국 프로야구기사에서도 앨리라는 말을 쓴다. 딕스야구사전에 따르면 앨리는 세 명의 외야수 사이의 공간을 뜻하는 의미로 1923년부터 사용했다. 홈플레이트 중앙, 또는 타자들이 선호하는 한 가운데 장소나 투수 마운드에서 홈페이트 사이 흙길을 뜻하기도 했다.

미국프로농구에선 1959년부터 언론기사에 처음 앨리웁이라는 말이 등장했다. 하지만 앨리웁 패스는 1940-50년대에 이미 선보였다고 한다. 키가 큰 선수를 활용하기 위한 방법으로 시도됐다. 당시 최고 센터였던 조지 마이칸이 앨리웁을 많이 구사했다. 마이칸은 LA 레이커스 전신인 미네소타 레이커스에서 208cm의 큰 키를 이용해 고공농구를 선보이며 소속팀을 6번이나 우승을 이끌며 레이커스 전성기를 열었다.

1960년대 빌 러셀, 월드 체임벌린이 이를 이어 받았다. NBA 규칙에 따르면 당시 인바운드 패스를 할 때 백보드를 넘겨서 패스를 하는 것이 위반이 아니었다. 따라서 선수들이 백보드를 넘겨 패스를 해주면 압도적인 신장을 가진 러셀(206cm)과 체임벌린(216cm)이 골밑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쉽게 받아서 넣었다고 한다. 샌프란시스코 대학시절 러셀이 이런 플레이를 자주 하자 NCAA는 이를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1980년대이후 앨리웁은 비단 키가 큰 센터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198cm), 클라이드 드렉슬러(200cm), 도미니크 윌킨스(203cm) 등 가드나 포워드들도 멋진 앨리웁을 구사했다.

1990년이후부턴 앨리웁은 빠른 속공을 하는 팀이나 로우포스트에서 쉽게 점수를 낼 수 있는 팀에게 인기있는 공격전술로 활용된다. 2004년부터 2008 년까지 피닉스선스는 빠른 속공과 앨리웁 플레이를 선보였다. 공격시작 7초 정도도 되지 않았을 때 스티브 내쉬(190cm), 아마레 스타드마이어(208cm), 숀 매리언(200cm) 등 3명이 역동적인 동작으로 공중 앨리웁 플레이를 펼쳤다. 스타드마이어는 앨리웁 패스를 받아 재빠른 덩크슛을 터뜨렸다.

현재 앨리웁은 NBA는 물론 KBL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앨리웁에 관한 영상과 사진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 있다. 인기 만화 ‘슬램덩크’의 영향으로 일본식 발음 ‘아리우프’로 말하는 팬들도 있는데 이는 잘못된 표현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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