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17] 왜 패스트 브레이크(Fast Break)를 속공(速攻)이라 말할까

2021-06-24 07:48

패스트 브레이크는 '농구의 꽃'으로 불리는 빠른 공격전략이다. 사진은 올 NBA서 최연소 트리플더블(19세40일)기록을 세운 샬럿 라멜로 볼이 드리블로 속공을 하는 모습.
패스트 브레이크는 '농구의 꽃'으로 불리는 빠른 공격전략이다. 사진은 올 NBA서 최연소 트리플더블(19세40일)기록을 세운 샬럿 라멜로 볼이 드리블로 속공을 하는 모습.
패스트 브레이크(Fast Break)는 농구와 핸드볼에서 이루어지는 빠른 공격전략이다. 농구에선 리바운드를 따내거나 스틸에 성공할 때, 또는 루스볼을 따냈 때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것을 말한다. 패스트 브레이크는 빠르다는 의미의 패스트(Fast)와 깨트린다는 의미의 브레이크(Break)의 합성어이다. 원래 패스트 브레이크를 한 단어로 쓸 때는 붙여서 동사형으로 빠르게 친다는 의미이다. 두 단어를 떼어서 쓸 때는 명사형으로 빠른 공격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패스트 브레이크는 한자어로 빠를 ‘속(速)’과 칠 ‘공(功)’을 써서 ‘속공(速攻)’이라고 표현한다. 상대방에게 수비할 시간적 여유를 주지 않고 빠르게 쳐들어가는 것이다. 속공은 일본식 한자어로 패스트 브레이크를 직역해 만든 말이다. 영어 원뜻에 충실한 번역어라고 할 수 있다. 축구에서 속공은 카운트 어택(Count Attack)이라고 표현한다. 되받아 공격한다는 의미이다.

인터넷 영어사전 메리업 웹스터사전에 따르면 패스트 브레이크는 1938년 처음 사용했다. 1891년 농구가 처음 탄생한 이후 1920-30년대 빠르고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로 만들기 위해 규칙의 변화를 시도했다. 점수를 많이 나도록 해 관중들이 재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1937년 센터라인 점프가 사라졌다. 이전만해도 골이 들어가면 다시 중앙에서 점프볼을 통해 공수를 가렸다. (본 코너 388회 ‘왜 점프볼(Jump Ball)이라 말할까’ 참조) 점프볼의 변화는 패스트 브레이크를 본격적으로 가져왔다. 비슷한 시기에 하프코트를 10초안에 넘어가도록 하는 룰 변경이 이뤄지면서 속공 붐이 일어났다.

클리블랜드 파이퍼스와 덴버 로키츠 감독을 지낸 존 맥렌든(1915-1999)은 패스트 브레이크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흑인농구의 아버지’로도 불린 그는 농구 창시자인 제임스 네이스미스의 제자로 많은 전술을 만들어냈다. 풀 코트 프레스, 풀 코트 존, 압박 수비 등이 그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그의 전매특허인 속공으로 그는 1957년부터 1959년까지 테네시 주립대학을 NAIA 우승으로 이끌고 승률 76%를 기록할 정도로 빼어난 성적을 거두었다.

미국 농구 명예의 전당에 오른 프랭크 키니(1886-1967) 전 로드 아일랜드대학 감독도 다양한 속공전술을 활용해 고득점 농구를 추구했다. 그는 ‘런 앤 슛(Run and Shoot)’의 현대적 모형을 개발해냈다. 28년간 대학농구에서 8번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그의 빠른 농구는 위력적이었다. 1939년 로드 아일랜드대학팀은 대학농구 사장 처음으로 50점을 돌파한 최초의 팀이 됐다. 1943년 이 팀은 분당 평균 2점(경기당 80.7점)을 기록했다. 그는 대학농구를 떠난 뒤 명문 보스턴 셀틱스 감독을 맡기도 했다.

감독과 선수들은 대개 속공을 선호한다. 잘만하면 쉽게 점수를 딸 수 있기 때문이다. 속공을 ‘농구의 꽃’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상의 속공을 구사하면 빠르고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다.

속공을 하는 방법은 수비진이 공을 받아 가장 빠른 선수에게 패스한다. 빠른 선수들은 대부분 포인트 가드일 경우가 많다. 포워드나 센터들은 포인트 가드를 따라 재빠르게 하프코트를 넘어간다. 신속한 득점을 위해 다른 선수에게 패스하거나 직접 슛을 날린다. 속공 상황에서 수비수가 뒤에서 반칙하면 언스포츠맨파울이 선언된다. 속공의 성공을 위해서는 감각, 스피드, 드리블 기술과 팀웍 등이 매우 중요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