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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15] 왜 프리드로(Free Throw)를 자유투(自由投)라고 말할까

2021-06-21 06:16

3점슛의 대가 스테픈 커리는 프리드로에서도 90퍼센트가 넘는 성공률를 자랑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3점슛의 대가 스테픈 커리는 프리드로에서도 90퍼센트가 넘는 성공률를 자랑한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프리드로(Free Throw)는 농구, 수구, 핸드볼 등에서 상대 팀의 반칙에 의해 일정한 위치에서 상대의 방해를 받지 않고 볼을 골에 던지는 일종의 벌칙이다. 농구에서는 프리드로를 성공하면 1점을 얻는다. 유일하게 시간이 멈춘 상태에서 득점을 할 수 있는 방법이다.

프리드로를 우리말로는 자유투(自由投)라고 말한다. 자유롭게 던진다는 의미이다. 한자어인 이 말은 일본을 통해서 들어왔다. 일본에선 1891년 제임스 네이스미스 박사가 농구을 고안 한 뒤 미국 선교사와 미국 유학생을 통해 농구가 도입되면서 경기 용어를 한자어로 번역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프리드로를 자유투로 한 것은 의역이기보다는 직역에 가깝다. 일본에서 외래어는 가타가나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은데 프리드로는 한자어 자유투 이외에 가타가나로 ‘フリー・スロー(프리스로)’로 원음에 가깝게 말하기도 한다. 요즘 일본에서는 한자어 자유투보다 가타가나로 쓰는 경향이 많다.

일본에서 프리드로를 자유투라고 번역한 것은 메이지 유신 직후 영어 ‘Freedom’을 자유라고 번역한 것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메이지 시대 번역가들은 처음에 자유라는 의미를 한자문화권인 중국 등에서 자유라는 단어가 ‘스스로 말미암다’라는 뜻으로 인해 썩 좋은 말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자유가 일반인들이 즐겨쓰는 말로 자리를 잡게 되면서 자유라는 말을 좋은 의미로 널리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프리드로가 자유투가 된 것은 이런 시대적 환경과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일제강점기시절부터 프리드로와 자유투를 병행해서 사용했다. 조선일보를 예로들면 1926년 12월4일자 ‘일부 개정된 농구규칙’ 기사를 보면 프리드로라는 말을 썼는가 하면 1930년 3월6일자 ‘세계농구자유투 경기의 조선경기회를 갖는다’는 예고 기사에선 자유투라고 보도했다.

원래 미국에서 프리드로라는 말이 생긴 것은 초창기 농구가 시작될 때 운영된 13개 규칙에서 비롯됐다. 규칙 7항에 ‘상대 팀이 연속 파울을 범하면 반대팀에 한 골을 준다’고 규정했다. 오늘날의 자유투와 비슷하지는 않지만 자유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다. 농구 사전 등에 따르면 프리드로라는 단어는 자유롭게 점수를 얻는다는 뜻에서 붙여진 말이라고 한다. 초창기 농구에서 모든 득점은 1점이었다. 파울도 1점으로 쳐주는 것은 심각한 페널티라는 지적이 많아 골 2점, 파울 1점으로 규칙이 조정됐다.

자동으로 1점을 부여했던 프리드로는 필드골과 같이 20피트(6m) 슛으로 바뀌었다. 1896년부턴 15피트(4.5m)로 당겨졌다. 팀들은 자동으로 부여된 프리드로를 슛으로 쏘는 형태로 바뀌면서 어느 선수가 프리드로를 해야할지 고심해야했다. 1924년부터 파울을 당한 선수가 프리드로를 쏘는 것으로 규정이 변했다. 이후 현재까지 프리드로를 하는 방법은 변하지 않았다.

프리드로를 얻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슛을 할 때 파울을 범하면 파울당한 선수가 방해받지 않고 프리드로 라인에서 프리드로를 쏠 수 있다. 2점슛을 할 때 파울을 당하면 2개, 3점슛을 할 때 파울을 당하면 3개 프리드로가 주어진다. 파울을 받고 쏜 슛이 들어갈 경우 1개 프리드로가 추가된다. 이를 바스켓 카운트(Basket Count)라고 말한다.

테크니컬 파울의 경우 프리드로 1개를 얻고 공격권을 가져온다. 언스포츠맨라이크파울(플래그런트 파울)의 경우 프리드로 2개를 얻고 공격권을 받아온다. 단 공격자 파울이나 더블 파울인 경우에는 프리드로가 주어지지 않는다. 팀 파울을 넘기면 파울 시 무조건 2개를 얻는다. 현재 국제 규격으로 프리드로 거리는 백보드에서 자유 4.225m로 돼 있다.

프리드로는 수비가 없는 상황에서 던지는 슛이지만 NBA 선수라고 해도 긴장하면 놓치는 경우가 많다. 현재 NBA에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스테픈 커리가 통산 성공률 90%을 넘으며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커리가 전매특허인 3점슛을 쏠 때 파울을 범하면 프리드로 1개를 추가로 얻어 4점을 올리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NBA 역사상 가장 많은 프리드로를 시도한 선수는 칼 말론이었다. 말론은 프리드로를 할 때 평균 9초가 걸려 보는 사람을 지치게 했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네이스미스는 생전 자신의 저서 ‘농구 : 그 기원과 발전’이라는 책에서 “나는 종종 일부 관중들이 프리드로로 경기에서 이견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항상 농구에서 파울로 패했다는 태도를 취해왔다”며 프리드로보다 페어플레이 정신에 입각해 파울을 하지 않을 것을 주문했다.

NBA 역사상 가장 많은 파울을 기록한 라시드 월러스는 “공은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프리드로가 들어가는 지의 여부가 파울의 유효성을 결정해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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