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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12] 왜 매치업(Matchup)이라 말할까

2021-06-18 07:30

미국프로농구 감독들은 '득점 기계' 제임스 하든 같은 선수를 만나면 매치업 구성을 위해 불면증에 시달린다. 사진은 하든이 상대 선수를 현란한 드리블로 돌파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프로농구 감독들은 '득점 기계' 제임스 하든 같은 선수를 만나면 매치업 구성을 위해 불면증에 시달린다. 사진은 하든이 상대 선수를 현란한 드리블로 돌파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농구에서 매치업(Matchup)은 공격과 수비가 서로 대적하는 것을 말한다. 서로 다른 팀 선수들끼리 1대1로 맞붙는다는 의미이다. 1대1 매치업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서 우위를 점해야 경기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독과 선수들은 매치업에 크게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매치업이라는 말은 한 쌍의 짝을 의미하는 명사 매치(Match)와 함께라는 의미인 접미사 업(Up)의 합성어로 사람과 팀의 짝을 맞춘다는 뜻이다. 14세기 중세영어에서 유래된 매치는 1540년부터 영국에서 스포츠 경기를 의미하는 말로 쓰기 시작했다. ‘딕슨 야구사전’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1845년 알렉산더 카트라이트가 니커보커야구규칙을 제정할 때 매치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다. ‘클럽에 충분한 선수가 없다면 멤버가 아닌 사람도 매치를 구성하기 위해 출전할 수 있다’는 규칙 6조에서 처음 매치라는 말을 사용했다. 이후 매치는 야구에서는 경기라는 의미로 쓰였다.

1891년 제임스 네이스미스박사가 13개 규칙을 만들어 고안된 농구는 야구에서 쓰던 용어들을 차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야구에서 매치업은 한 경기에 출전하는 2명의 선발투수를 의미한다. 프로팀에서는 선발투수 매치업을 미리 정해 언론 등에 알려 팬들의 관심을 유도하기도 한다.

농구에서 매치업은 승패를 가르는 기본적인 요소이다. 매치업이 팀플레이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취약 포지션을 잘 파악해 우세한 선수로 매치업을 구성하면 그만큼 경기를 쉽게 풀어나갈 수 있다. 감독들은 대개 개인기가 뛰어나고 득점력이 좋은 선수를 잡기위해 매치업 상대로 누구를 붙일지 크게 고민한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이나 ‘득점 기계’ 제임스 하든과 같은 선수들은 NBA에서 많은 감독들에게 ‘매치업 나이트메어(Matchup Nightmare)’로 불렸다. 매치업을 짜느랴 감독들의 불면증을 유발시켰기 때문이다. 경기당 20-30점씩을 넣는 둘을 잡기 위해선 그에 필적할만한 능력을 갖춘 선수를 맞붙쳐야 한다. 하지만 워낙 잘 피해 나가기 때문에 둘을 봉쇄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매치업은 대개 같은 포지션끼리 짠다. 포인트 가드 대 포인트 가드, 슈팅가드 대 슈팅가드, 센터 대 센터 등으로 말이다. 하지만 포지션 매치업이 불리할 경우 공격과 수비에 따라 변칙적인 매치업으로 맞설 수도 있다. 필요에 따라선 매치업의 불리함을 지역방어로 극복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매치업은 정공법으로 갈지, 변칙으로 갈지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판단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각종 데이터에 근거한 분석력이다. 상대 선수들의 장단점을 철저히 분석해야 어떤 매치업과 방법을 쓸지 잘 선택할 수 있다. 대개 이런 분석은 전력분석 코치가 맡는다.

언론들은 주로 스타와 스타의 대결에 관심을 갖는다. 팬들의 관심이 스타들에 쏠리기 때문이다. 2000년대 NBA 팬들은 코비 브라이언트와 트레이스 맥그레이디, 앨런 아이버슨과 빈스 카터 등의 맞대결에 시선이 쏠렸다. 2010년대 이후 르브론 제임스, 카멜로 앤서니, 드웨인 웨이등이 팬들의 눈길을 많이 끌었다 .

매치업을 위해 감독들이 어떤 전략과 전술을 선택하는 지를 살펴보는 것은 농구를 이해하고 즐겁게 관전하는 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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