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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11] 왜 박스 아웃(Box Out)이라 말할까

2021-06-17 06:54

박스아웃은 리바운드싸움에서 키가 작은 포워드가 키 큰 센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다. 200cm의 데니스 로드맨은 시카고 불스 시절 키 큰 센터들을 상대로 탁월한 박스아웃능력을 발휘해 리바운드왕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은 올 플레이오프 애틀랜타와 2차전에서 슛을 던지는 뉴욕의 로즈 모습. 공격과 수비 선수들 모두 박스아웃에 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박스아웃은 리바운드싸움에서 키가 작은 포워드가 키 큰 센터를 이길 수 있는 방법이다. 200cm의 데니스 로드맨은 시카고 불스 시절 키 큰 센터들을 상대로 탁월한 박스아웃능력을 발휘해 리바운드왕에 오르기도 했다. 사진은 올 플레이오프 애틀랜타와 2차전에서 슛을 던지는 뉴욕의 로즈 모습. 공격과 수비 선수들 모두 박스아웃에 대비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농구에서 박스아웃(Box Out)은 상대 팀 선수들이 리바운드를 하기 어렵도록 여러 명이 미리 골밑에서 유리한 위치를 잡는 것을 말한다. 박스아웃은 말 그대로 박스(Box)에서 상대를 아웃(Out)시키는 것이다. 리바운드를 잡으려면 상대를 리바운드 가능공간에서 밖으로 밀어내야 한다. 보통 상대를 등에 지고 밀어내기도 하지만 옆이나 앞에서도 박스아웃을 할 수 있다.

원래 박스라는 말은 야구에서 먼저 썼다. 미국 ‘딕슨 야구사전’에 따르면 박스는 1882년 지정된 공간을 의미라는 말로 처음 사용됐다. 타자 박스, 포수 박스, 투수 박스, 코치 박스 등으로 의무적으로 서야하는 공간을 의미했다. 상자를 의미하는 박스 모양의 투수석을 지칭하는 말로 자리를 잡았다. 박스를 동사형으로 쓰면 투수가 던진 공을 포수가 뒤로 넘어가지 않게 막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1891년 제임스 네이스미스 박사에 의해 야구보다 늦게 시작한 농구에서 박스아웃을 언제부터 사용했는 지는 불분명하지만 야구에 의해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야구에서 널리 쓰인 일정한 공간을 의미하는 박스와 함께 밖으로 내보낸다는 뜻인 아웃을 써서 생긴 단어로 볼 수 있다.

박스아웃은 리바운드를 위해 좋은 포지션을 잡아 상대 선수 앞에 서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리바운드를 잘하려면 키가 크고 점프력이 좋아야 한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선시되는 게 위치선정이다. 위치만 잘 잡으면 스몰포워드도 센터와의 리바운드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 작은 선수들이 리바운드를 통해 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적용 가능한 방법이 박스아웃이라고 할 수 있다.

NBA에서 박스아웃을 가장 잘 한 선수로 꼽힌 것은 시카고 불스 시절의 데니스 로드맨이다. 로드맨(200.6cm)은 점프력이 뛰어나지도, 키가 크지도 않았다. 하지만 지칠 줄 모르는 체력 과 투지를 앞세워 최고의 박스아웃 능력을 보여주었다. 최고의 리바운더가 되기 위해선 사실 키와 점프력이 중요하다. 그러나 로드맨은 뛰어난 박스아웃능력으로 여러차례 리바운드왕에 오르며 시카고 불스의 우승에 기여했다.

로드맨은 동료 선수는 물론 상대선수들의 슛 특징을 분석해 낙하지점을 미리 포착해내는 재주를 가졌다. 마이클 조던이 슛을 쏠 때, 3점슛과 2점슛이 날아가는 궤적을 알고 림을 맞고 튀어나오는 지점에서 기다렸다가 리바운드로 가로채곤했다. 수비를 할 때는 상대 선수들의 슛 특성을 간파하고 낙하지점을 일찌감치 포착했다.

박스아웃이 중요한 것은 공수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점이다. 공격할 때 박스아웃을 잘해 리바운드를 가로채면 또 한번의 공격기회를 가질 수 있다. 수비할 때는 공을 손에 넣으면 빠른 속공으로 전환할 수 있다. 박스아웃이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로킹, 스틸 등의 통계 지표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스크린에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 이유이다.

박스아웃을 잘 하려면 먼저 단단한 하체로 버티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지탱하는 힘이 있어야 상대가 압박을 가해도 밀려나지 않을 수 있다. 또 공이 림이나 백보드에 맞고 튀겨 나올 때 미리 낙하지점을 잘 포착해 위치를 잡아야 한다. 리바운드 기회를 폭넓게 하려면 상대를 등에 다는게 중요하다. 여기에 허리 높이에서 팔을 벌려 위치 면적을 넓히면 상대의 움직임을 미리 예상할 수 있다.

프로선수 선발을 위한 트라이아웃에서 슛, 드리블, 패스 능력과 함께 박스아웃 능력을 중요한 평가요소로 포함하고 있다. 일선 감독들은 비록 화려하지는 않지만 박스아웃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대체로 선호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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