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면을 쓰고 당구 해설을 하는 ‘당구 방송인’ 해커가 그 모습 그대로 16일 ‘블루원리조트 PBA챔피언십’ 무대에 오른다. ‘친절한 해설자’가 아니라 ‘치열한 플레이어’다.
대회 스폰서의 초청을 받아 ‘처녀 출전’하는 해커는 당구인들 사이에선 잘 알려진 인물.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생소하다.
2019년 아프리카 TV 에듀테인먼트 부문 올해의 BJ로 선정되었으며 재미있고 쉬운 해설로 두꺼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게임 방송엔 BJ가 있는데 당구는 왜 없을까’하고 생각하다가 당구를 제대로 알려주고 싶어 시작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의 당구 실력에 대해선 설이 분분하다.
아마추어 랭킹 10위권 선수들과 거의 맞먹을 정도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으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는 설이 더 유력하다. 하지만 상당한 수준인 것 만은 확실하고 와일드 카드로 출전할 실력은 된다고 한다.
해커는 방송을 하면서도 매일 별도의 훈련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좋은 해설을 하자면 당구 실력이 뒷 받침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의 해설은 정평이 나 있다.
'입담'의 대가 해커의 ‘큐담’은 어떨지.
그는 재미와 실력이 당구 BJ의 관건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일단 재미(흥미)는 주었다. 해커의 존재 자체도 잘 모르고 있는 일반인들의 호기심을 자극, 관심을 유발했다.
다음은 실력. 첫 상대가 너무 강해 승리가 만만찮다. 64강행을 다투는 마민캄은 팀 리그 ‘신한 알파스’의 주전으로 4대천왕 쿠드롱을 누르기도 했다. 최소 8강까지는 기본으로 간다.
좀처럼 서둘지 않고 차분하게 경기를 풀어나간다. 공 배치를 보는 안목이 있고 스트로크도 나무랄 데가 없다.
탈을 쓴 채 불편하게 경기를 해야 하는 해커로선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얼마나 자신의 플레이를 하고 어떤 실력을 보일 지가 관심사.
등장 자체 만으로도 이미 많은 이야기를 끌어내고 있는 ‘복면 해커’. 특혜 논란이 있지만 흥행 면에선 일단 성공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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