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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405] 왜 블록슛(Block Shot)이라고 말할까

2021-06-08 07:00

미국프로농구에서 블록슛은 장신 센터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운동능력이 좋은 마이클 조던은 블록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사진은 7일 플레이오프에서 LA 클리퍼스 커와이 레너드(2번)의 골밑슛을 댈러스 매버릭스 수비수가 저지하는 모습.[Lee-USA TODAY Sports=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에서 블록슛은 장신 센터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운동능력이 좋은 마이클 조던은 블록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사진은 7일 플레이오프에서 LA 클리퍼스 커와이 레너드(2번)의 골밑슛을 댈러스 매버릭스 수비수가 저지하는 모습.[Lee-USA TODAY Sports=연합뉴스]
농구에서 블록슛(Block Shot)은 상대의 슛을 막는 행위를 말한다. 수비에서 반칙을 하지 않고 슛을 저지해 방향을 바꾸게 하거나 슛이 골이 되지 않도록 쳐내는 것이다. 수비수가 반칙을 하지 않고 상대 공격수의 공을 쳐낼 때 중요한 전제 조건이 있다. 공격수와 신체접촉이 없어야 한다. 특히 슛을 할 때 공을 제외한 신체를 건드리면 수비자 파울이 선언된다. 장신 선수들이 무분별하게 블록을 남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슛한 공이 정점을 찍기 전에 쳐내면 골텐딩(Goal Tending)으로 처리해 득점으로 인정한다. 국내 선수들은 팔을 휘두르는 모양 때문에 블록슛을 '파리채'라고 부르기도 한다.

블록슛은 막는다는 ‘Block’과 ‘Shot’의 합성어이다. 블록이라는 영어말은 1590년 차단한다는 의미인 프랑스어 ‘Bloquer’에서 유래했다. 독일어 ‘Blockieren’, 네덜란드어 ‘ Blokkeren’과 연관성이 있는 말이다. 미국스포츠용어사전에 따르면 스포츠에서 블록이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종목은 1772년 영국 크리켓에서 부터였다. 미국에서는 1889년 축구용어로 이 말을 처음 사용했다.

초창기 농구에선 점프하는 것을 금기시했기 때문에 블록 기록을 공식적으로 남기지 않았다. (본 코너 391회 ‘점프슛(Jump Shot)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참조) 블록 기술을 정통으로 인정하지 않고 변칙으로 여겼던 것이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블록슛을 공식기록으로 인정한 것은 1973-74시즌부터였다. 물론 그 이전에도 뛰어난 블로커들이 많았지만 구체적인 기록으로 정리돼 있지 않았다.

1940-50년대 미국프로농구 최초의 장신센터로 꼽혔던 조지 마이칸(208cm)과 밥 컬랜드(213cm)은 큰 신장과 긴 팔로 상대 슛을 저지하며 명성을 떨쳤다. NBA는 마이칸의 위력적인 플레이를 견제할 목적으로 1951년 제한구역인 페인트존(Paint Zone)을 6피트에서 12피트로 늘렸지만 그의 위력은 변함이 없었다.

1960-70년대는 빌 러셀, 윌트 체임벌린, 카림 압둘 자바 등 빅3의 전성시대로 블록슛에서도 이들은 맹위를 떨쳤다. 빌 러셀의 경우 기록이 남아있지는 않지만 경기당 10개의 블록은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체임벌린은 공격에서도 두각을 나타냈지만 블록 자체도 결코 러셀에게 뒤지지 않았을 것으로 보였다.

NBA에서 최초 블록슛 수상자는 LA 레이커스의 엘모어 스미스였다. 그는 시즌 평균 4.85개로 1973-74시즌 타이틀을 차지했다. NBA는 이때 이후로 최소 70경기 이상 뛴 선수들을 대상으로 블록슛 순위에 올렸다. 카림 압둘 자바는 1974-75시즌 두 번째 블록슛 수상자로 오른 뒤 이후 세 번이나 더 이 부분 수상자로 이름을 남겼다. 그는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블록, 스틸 등 이른바 농구의 5요소 중 스틸만 빼고 4부분에서 단연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다.

1980년대이후 블록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NBA에서 뛰어난 블로커들이 많이 탄생했다. 트리 롤린스(216cm), 마크 이튼(224cm), 숀 브래들리(229cm) 등이 블록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1990년대는 하킴 올라주원, 패트릭 유잉, 디켐버 무톰버, 알론조 모닝, 샤킬 오닐, 데이비스 로빈슨 등 최고의 센터들이 서로 경쟁적으로 강력한 센터로 이름을 날렸다. 올라주원은 12년 연속으로 한 시즌 200블록을 기록하면서 이 부분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무톰보는 1990년대 최우수 수비상을 독식하기도 했다.

최근 NBA는 장신 센터가 아니더라도 블록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많다. 탁월한 운동능력을 발판으로 삼아 블록에도 활발하게 가담한다. 기본기와 요령을 잘 터득하면 일반 포워드나 가드들도 블록을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드웨인 웨이드(193cm)와 마이클 조던(198cm)은 센터보다 키가 크지 않지만 한 시즌 100개 이상의 블록을 기록하기도 했다.

한국프로농구에선 김주성(205cm)이 KBL 통산 블록슛 1위(1000개 돌파) 기록을 갖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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