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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족 골퍼' 한정원, 필드에 장애는 없다...42오버파 기록했지만 잔잔한 감동 안겨 줘

2021-05-28 20:36

한정원이 28일 경기 이천에 위치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제9회 E1 채리티 오픈' 1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KLPGA 제공]
한정원이 28일 경기 이천에 위치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제9회 E1 채리티 오픈' 1라운드 1번 홀에서 티샷하고 있다.[KLPGA 제공]
필드에서 장애는 없었다. '의족 골퍼' 한정원(51)이 위대한 도전에 성공해 잔잔한 감동을 주었다.
2013년 교통사고로 왼쪽 다리에 의족을 한 아마추어 골퍼 한정원은 28일 경기도 이천 사우스스프링스 컨트리클럽(파72·6천546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9회 E1 채리티오픈(총상금 8억원) 대회 첫날 1라운드에서 11번 홀까지 매 홀 타수를 잃다가 12번 홀(파4)에서 유일하게 파를 지켰다.

이날 18개 홀을 완주한 한정원은 42오버파, 최하위로 경기를 마쳤다.

체육 교사 출신 한정원은 2013년 교통사고를 당해 장애가 생겼고 이후 테니스, 조정 등의 종목을 거쳐 이번 대회 추천 선수 자격으로 나왔다.

한정원은 이날 경기 시작 전 인터뷰에서 "출전하게 돼 정말 기쁘다. 아침에 일어나서 초등학교 때 소풍 가는 들뜬 마음으로 눈을 떴다"며 "막상 대회장에 와서 보니 많이 긴장되고 머리가 하얘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정원이 28일 경기 이천에 위치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제9회 E1 채리티 오픈' 1라운드 1번 홀에서 퍼팅하고 있다.[KLPGA 제공]
한정원이 28일 경기 이천에 위치한 사우스스프링스CC에서 열린 '제9회 E1 채리티 오픈' 1라운드 1번 홀에서 퍼팅하고 있다.[KLPGA 제공]


이어 "이번 대회에서 저는 장애인이지만 다른 선수분들은 모두 비장애인인 것처럼 골프는 장애인, 비장애인이 모두 격의 없이 할 수 있는 스포츠"라며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세미 프로 테스트 통과가 1차 목표고 나중에 시니어 투어에서 활동하고 싶다"며 "패럴림픽에 정식 종목이 되면 태극 마크를 달고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가장 큰 소망"이라고 밝혔다.

한정원은 2016년 일본 장애인오픈 골프대회 여자부 2위, 2018년 호주절단장애인선수권 여자부 우승, 같은 해 세계장애인골프선수권 여자 스탠딩 금메달, 2019년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필드 골프 개인전 1위 등의 성적을 냈다.

한정원은 '매 라운드 18홀 기준 파 수에서 16오버파 이상을 기록 시 자동 컷오프된다'는 대회 규정에 따라 2라운드에는 출전할 수 없게 돼 아쉬운 마음으로 클럽하우스를 떠났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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