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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85] 슬램덩크(Slam Dunk)는 어떻게 시작된 것일까

2021-05-18 05:13

르브론 제임스 슬램덩크 [USA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르브론 제임스 슬램덩크 [USA투데이 스포츠=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라면 누구나 슬램덩크(Slam Dunk)를 할 줄 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NBA선수라고 다 슬램덩크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인 실력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점프력이 좋아야 하고 키도 어느 정도는 돼야 슬랭덩크가 가능하다. 파괴력 높고 강력한 슬램덩크는 현재 NBA의 꽃이 됐지만 예전만해도 별로 쓸모는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계륵(鷄肋)’ 같이 여겨졌던 때도 있었다.

슬램덩크는 전 LA 레이커스 아나운서 칙 헌이 유행을 시키기 전까지는 ‘덩크 슛(Dunk Shot)’으로 불렸다. 그는 1965년 이후 농구 전문방송 아나운서로 활동하며 슬램덩크와 함께 볼이 림에 이르지 못하고 나가는 에어볼(Air Ball)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내며 속사포 중계를 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슬램덩크는 세게 닫는다는 의미인 슬램(Slam)과 빠트린다는 의미인 덩크(Dunk)의 합성어로 그가 본격적으로 유행을 시키면서 덩크슛을 대체하는 말로 사용됐다.

원래 미국대학농구(NCAA)에서는 1967년부터 1976년까지 덩크슛을 금지했다. 선수들의 부상 우려 때문이었다. 당시만해도 덩크는 실력없는 선수들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실제로 덩크를 하다가 백보드 주위에서 부상당한 선수들이 많았다고 한다. 1960년대말 대학 최강 UCLA의 장신센터 카림 압둘 자바가 덩크 ‘원맨쇼’를 즐겨 하며 위력을 보임에 따라 상대적으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금지를 했다는 설도 있었다. 이는 전설적인 농구코치 존 우든이 덩크를 금지한 NCAA를 비난하면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래 덩크가 처음 등장한 때는 1936년이었다. 텍사스 출신의 조 포텐베리가 베를린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시도했다. 당시 미국대표팀 주장이었던 그는 2m의 장신으로 새로운 슛인 덩크를 선보이며 올림픽 우승을 이끌었다.

초기에 대부분 코치들은 덩크를 백안시(白眼視) 했다. 대학농구명문 캔자스대 농구코치인 포그 앨런은 1937년 자신의 책에서 “덩크는 농구기술이 아니라 높이만 갖고 하는 것이다”며 폄하하기도 했다. 갑자기 림 밑에서 솟아올라 하는 슛이기에 상대 수비수들은 막기가 어려웠지만 일종의 변칙적인 플레이로 간주했던 것이다.

대학경기서는 1944년 오클라호마주립대의 밥 컬랜다가 템플대와의 경기에서 처음 덩크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m10의 장신인 그는 2012년 미국 지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골밑에 있던 나는 점프를 해서 슛을 해 성공시켰다. 그것이 덩크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950,60년대 덩크는 공격수들이 성공률이 높기 때문에 자주 시도했다. 수비수들은 빤히 보고도 당하는 덩크의 파괴력 때문에 이를 허용하면 모욕을 당한 것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았다. 일부 선수는 덩크를 하는 선수들의 다리를 슬쩍 거는 경우도 있었다. 덩크는 1976년 미국농구협회(ABA) 올스타전 하프타임 때 처음으로 컨테스트를 가진 뒤 본격적으로 유행하게 됐다.

슬램덩크는 다양한 동작 형태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이름으로 불린다. 공을 머리위에서 한 손 또는 양손으로 하는 것을 ‘더블 클러치(Double Clutch’) 덩크라고 말한다. 1970년대 쥴리어스 어빙이 많이 구사한 ‘토마호크(Tomahawk)’ 덩크는 머리 뒤에서 두 손을 갖고 내리 꽂는 방법이다. 두 손을 사용할 경우 ‘백스크랩처(Backscratcher)’라고 부르기도 한다. 마치 풍차가 돌아가는 모양같다고 해서 붙여진 ‘풍차(Windmill)’ 덩크도 있다. 동료 선수의 인바운드 패스를 받아 공중에서 잡아 내리꽃는 앱리웁(Alley-oop) 덩크는 마치 천둥이 내려치는 것같은 느낌을 줘 관중에게 큰 활력을 불어넣어준다.

1990년대 일본 농구만화 ‘슬램덩크’가 국내에 소개되며 슬램덩크는 한국농구팬들을 NBA로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1997년 한국프로농구가 출범하면서 국내서도 NBA 수준급에는 미치지는 못하더라도 외국인 선수들의 화려한 슬램덩크쇼를 감상할 수 있게됐다. 이제는 슬램덩크를 하는 많은 국내 선수들을 볼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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