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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84] 트리플더블(Triple-Double)은 어떻게 만들어진 것일까

2021-05-17 06:21

NBA에서 트리플더블은 1980년이후 경기 전반에 걸쳐 기여한 정도를 평가하는 통계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NBA 개인 최다 트리플더블 대기록을 세운 워싱턴 위저즈 러셀 웨스트브룩의 경기 모습. [EPA=연합뉴스]
NBA에서 트리플더블은 1980년이후 경기 전반에 걸쳐 기여한 정도를 평가하는 통계로 운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1일 NBA 개인 최다 트리플더블 대기록을 세운 워싱턴 위저즈 러셀 웨스트브룩의 경기 모습. [EPA=연합뉴스]
지난 11일 미국프로농구(NBA) 워싱턴 위저즈 가드 러셀 웨스트브룩은 새로운 역사를 썼다. 애틀랜타 호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소속팀은 124-125로 패해 연승을 마감했지만 자신은 역대 최다 트리플더블(Triple-Double) 대기록을 작성했다. 그는 이날 40분8초를 뛰며 28점, 13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로써 오스카 로버트슨(181회)을 넘어 정규시즌 개인 통산 최다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도 통산 트리플더블을 28회 정도밖에 못했다.

이날 경기까지 5경기 연속 트리플더블을 이어 나가던 웨스트브룩에게 트리플더블은 마치 밥먹듯 쉬운 기록으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보통 선수들은 접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 다양한 개인능력과 함께 팀 능력이 결합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포츠 용어는 일반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대부분 뜻을 쉽게 알 수 있다. 야구 선수가 공을 치고 2루까지 뛰어가는 것을 본 사람은 그것을 2루타라고 말한다. 통계는 명확한 개념이 없이 존재할 수 없다. 트리플더블은 한 경기에서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스틸, 블록샷 등 다섯 가지에서 두 자릿수 숫자를 기록하면 인정된다. 보통 웨스트브룩처럼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에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틸, 블록샷으로도 기록할 수 있다.

1891년 네이스미스 박사가 농구를 발명했지만 1980년까지 트리플더블을 기록하지 않았다. 당시만해도 프로야구처럼 농구 기록이 세분화되지 않았다. 트리플더블이라는 용어의 기원은 불분명하지만 NBA서 처음 사용한 이는 필라델피아 76ers 통계전문가 하비 폴락(Harvey Polark)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LA 레이커스 ‘매직맨’ 매직 존슨의 빼어난 활약을 설명하기 위해 트리플더블을 고안해냈다. 그 이전 통계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던 트리플더블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존슨의 다양한 능력을 평가하게 된 것이다. 트리플더블은 교과서적인 통계가 아닌 경기의 모든 면에 걸쳐 팀에 얼마나 기여했는가를 평가하는 잣대가 됐다. 전통적인 통계에선 잘 반영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기본적으로 트리플더블을 한 선수는 팀 전력에 크게 관여한 것으로 해석한다. 득점을 두 자리를 기록할 정도로 슛 정확도가 뛰어나고 패스도 정확해야 하며 리바운드를 많이 잡아야 한다. 특히 득점과 어시스트는 양립하기 어려운 기록이기 때문에 다양한 능력을 갖춰야 한다. 출중한 포인트가드라고 하더라도 득점이 모자라 트리플더블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는 같이 잘 나올 수 있다. 리바운드가 강한 가드가 수비 리바운드 이후 속공을 구사하며 쉽게 어시스트를 올릴 수 있다. 센터는 공격리바운드를 잡아 동료 선수들에게 득점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웨스트브룩, 매직 존슨도 강한 리바운드능력을 발판으로 속공을 만들어 쉽게 어시스트와 득점을 이끌어 냈다. 따라서 트리플더블은 대개가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에서 집중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다.

스틸과 블록슛 둘 중에서 트리플더블 기록이 포함되려면 엄청난 수비능력이 있어야 한다. 경기당 스틸과 블록슛은 1자리 숫자만 해도 수비수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두 부분에서 10개 이상을 기록하려면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스틸과 블록슛을 포함한 트리플더블이 잘 나오지 않는 이유이다. NBA에선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파워포워드 드레이먼드 그린이 2017년 2월10일 멤피스 그리즐리스를 상대로 12리바운드, 10어시스트, 10스틸으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다른 기록은 4득점, 5블록에 머물렀다.

한국프로농구(KBL)서 트리플더블은 외국인 선수가 독무대를 이룬다. KBL 통산 최다 트리플더블은 인천 전자랜드와 원주 동부 프루미에서 뛰었던 앨버트 화이트(2003-2007)로 10회를 기록했다. 국내선수로는 수원 삼성의 주희정이 8개로 최다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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