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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77]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Potland Trail Blazers)는 왜 팀이름을 ‘트레일블레이저스’라고 말할까

2021-05-10 06:42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는 개척자라는 사전적 의미의 뜻을 가진 팀이다. 사진은 간판스타 데이미언 릴러드의 슛. [AP=연합뉴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는 개척자라는 사전적 의미의 뜻을 가진 팀이다. 사진은 간판스타 데이미언 릴러드의 슛. [AP=연합뉴스]
미국 프로스포츠 팀이름은 동물이나 도시 역사 등에서 유래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미국프로농구(NBA) 서부컨퍼런스 노스웨스트 디비전 소속의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Potland Trail Blazers)는 연고도시 포틀랜드와 개척자라는 사전적 의미의 트레일블레이저스라는 팀이름을 사용한 것이 이색적이다.

이 팀은 오리건주 최대도시인 포틀랜드를 연고로 하는 유일한 미국 4대 프로스포츠팀이다. 시애틀 슈퍼소닉스와 밴쿠버 그리즐리스가 각각 오클라호마 시티와 멤피스로 이적하면서 미국 북서부 지역에서 유일한 NBA팀이 됐다.

나이키 본사와 아웃도어 기업 콜롬비아사가 위치한 포틀랜드는 강, 산, 숲 등이 많아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원래 포틀랜드는 1845년 동전던지기로 도시 이름을 얻었다. 매사추세츠 보스턴 출신과 메인주 포틀랜드 출신의 두 사람이 동전던지기를 해 메인주 출신이 이겨 도시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트레일블레이저스라는 팀이름은 1970년 창단할 때 팬투표로 결정했다. 1만건이 출품작 가운데 172명이 트레일블레이저스라는 팀이름을 지지했다. 개척자라는 의미인 ‘파이어니어스(Pioneers)’와 소나무과의 ‘더그 퍼스(Doug Firs)’도 포함됐었다. 파이어니어스는 덴버대학교에서 먼저 사용해 포기했다는 후문도 있다. 당시 팀 마케팅 담당자들은 사전에서 바로 쉽게 찾아 알 수 있는 단어를 선택한다는 취지에서 트레일블레이저스로 결정했다고 한다. 팬들의 관심을 끌어내 충성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였다는 것이다.

트레일블레이저스라는 팀 이름은 NBA 팀 가운데 가장 긴 단어라 많은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언론인 데이비드 핼버스탬(1934-2007)은 1979년 1년간 이 팀의 NBA 시즌 경기를 취재하면서 ‘게임의 휴식(The Breaks of the Game)’이라는 베스트셀러를 출간하기도 했다. 이 책은 1979-80시즌 트레일블레이저스 최고 스타 UCLA 출신 백인 센터 빌 월튼과 팀 이야기 등을 다루었다.

팀은 1970년 지역 스포츠 프로모터 해리 글릭먼이 투자자들을 모아 창단했다.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와 버펄로 브레이브스와 함께 NBA 확장팀으로 출범했다. 초기에 약체팀이었다가 1974년 빌 월튼을 지명한 후 강팀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1976년 버펄로 브레이브스 감독이던 잭 램지가 온 뒤 플레이오프에 처음 진출한 데 이어 최종 챔피언 결정전까지 올라 필라델피아 76ers를 4승2패로 물리치고 창단 6년만에 챔피언에 오르는 기적을 연출했다. 이 때 우승은 NBA 역사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이후 서부컨퍼런스에서 꾸준히 성적을 올렸다. 1981-82시즌부터 2002-03시즌까지 21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는 역대 NBA 2번째 기록이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는 한국의 하승진이 처음으로 NBA에 진출한 것으로 잘 알려지기도 했다. 하승진은 2004년 드래프트 2라운드 16번으로 지명된 이후 2006년까지 2년간 뛰었다. 2m21의 국내 최장신 센터였던 하승진은 잦은 부상과 적응 실패로 2006년 하위리그로 밀려난 뒤 2008년 국내 드래프트를 거쳐 KCC로 복귀했다.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는 원래 외국 출신의 선수들을 잘 활용하는 팀이었다. NBA 최초의 스페인출신 페르난도 마틴을 비롯 리투아니아의 아비다스 사보니스, 크로아티아의 드라젠 페트로비치가 이 팀을 거쳤다. 2012년 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지명한 포인트 가드 데이미언 릴러드가 꾸준히 이적하지 않고 터줏대감으로서 전력의 핵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해 NBA 올랜도 버블 MVP를 차지하기도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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