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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75] 미네소타 팀버울브스(Minnesota Timberwolves)는 왜 ‘팀버울브스’라는 팀이름을 갖게 됐을까

2021-05-08 07:12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2004년 케빈 가넷이 시즌 MVP를 차지하며 반짝 위세를 보였지만 이후 하위팀으로 전락했다. 사진은 크리스 핀치 감독(가운데)과 미네소타 선수들.  [AP=연합뉴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2004년 케빈 가넷이 시즌 MVP를 차지하며 반짝 위세를 보였지만 이후 하위팀으로 전락했다. 사진은 크리스 핀치 감독(가운데)과 미네소타 선수들. [AP=연합뉴스]
미국프로농구(NBA) 팀이름 탐색을 하다보면 미국 전역을 여행다니는 느낌이 든다. 동부지역 최북단 연고도시 보스턴에서부터 남부지역 최남단 연고도시 마이애미까지 대서양 연안 도시에 걸쳐있다. 서부지역으로는 최북단 시애틀부터 최남단 샌디에이고까지 태평양 연안 도시에 분포해있다. 미국 대륙 평원과 등뼈에 해당하는 록키산맥 주위로 여러 도시에도 NBA 연고팀들이 퍼져있다. 이 가운데 미국 본토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미네소타주를 연고지로 한 NBA팀이 있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Minnesota Timberwolves)이다.

아메리칸 인디언말로 ‘하늘빛 강물’이라는 뜻인 미네소타주는 오대호 슈피리어호에 접하며 캐나다와 국경이 맞닿아 있다. 연고지는 정확하게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이다. 미네소타주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도시인 미니애폴리스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데 팀이름에 도시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다.

원래 미네소타주에는 여러 프로농구팀이 거쳐 갔다. 1947년부터 1960년까지 미니애폴리스 레이커스라는 팀이 있었다. 이 팀은 1949, 1950, 1952, 1953, 1954년 5번이나 NBA 타이틀을 차지했지만 흥행이 잘 되지 않아 1960년 LA로 옮겨갔다. 현재의 LA 레이커스이다. (본 코너 353회 ‘왜 LA 레이커스(Lakers)는 ‘레이커스’라는 팀이름을 갖게 됐을까‘ 참조) 1967년과 1968년 미네소타 머스키스, 1968년과 1969년 미네소타 파이퍼스팀이 각각 전미농구협회(ABA) 소속으로 활동했다.

NBA는 1987년 4개의 확장팀 프랜차이즈를 발표했다. 이 때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올랜도 매직, 샬럿 호네츠, 마이애미 히트와 함께 확장팀 멤버에 포함됐다. 팀 이름은 1989년 창단을 하기 4개월전 공모전을 통해 결정했다. 공모전에는 6천건이나 응모했는데 최종 결선에는 팀버울브스와 폴라스(Polars) 2개가 선택됐다. 공모에는 동물, 물고기, 정치적 관심사, 우주 공간, 이미 있는 팀 등 다양한 이름이 포함됐다. 미네소타주 전지역 시의회 등의 투표를 걸쳐 최종적으로 극지방이라는 뜻인 폴라스보다 미네소타지역에 가장 많이 사는 늑대를 뜻하는 팀버울브스로 팀이름을 결정했다. 미네소타주 북부지역에 팀버울브스가 많이 분포해 있고 팀버울브스 보호 연구소까지 설치돼 있어 미네소타주를 상징하는 동물로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미네소타 팀버울브스는 대부분의 신생 확장팀들과 같이 초창기 어려움을 겪었다. 첫 시즌 개막전 때부터 3연패를 당하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를 125-118로 이겼지만 이후 연패를 거듭해 22승 66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NBA팀에 목말라 있던 미네소타팬들이 열성적으로 응원해 평균 26,160명을 기록해 농구 열기가 뜨거웠다.

팀은 1995년 NBA 드래프트에서 전체 5번으로 고졸 출신 파워포워드 케빈 가넷을 영입한 후 1997년부터 2004년까지 8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였다. 플레이오프에서 7번은 1라운드에서 패했지만 2004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서부컨퍼런스 노스웨스트 디비전 우승을 차지한 뒤 서부 컨퍼런스 결승에 진출했다. 가넷은 그해 정규리그 NBA MVP로 선정됐다.

이후 2005년 포스트시즌을 놓친 뒤 10년 이상 리빌딩 모드로 들어갔다. 가넷은 2007년 보스턴 셀틱스로 이적했으나 2015년 2월 팀버울브스로 복귀하고 2016년 선수 생활을 마쳤다. 팀버울브스는 2018년 포스트시즌에 복귀하면서 14년간의 플레이오프 가뭄을 끝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드래프트에서 1번을 선택해 엔서니 베넷, 앤드류 위긴스, 칼 앤서니 타운스 등을 영입해 전력을 끌어 올렸다. 하지만 아직도 전력은 NBA에서도 하위급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4월30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홈경기에서 126-114로 승리해 2년 5개월만에 4연승을 기록한 것이 화제가 될 정도였다. 연승을 거두면서도 미네소타 팬들은 기뻐하기보다는 걱정을 하는 모습이었다. 2021-2022시즌 신인 지명권을 내줄 가능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미네소타는 지난해 2월 골든스테이트로부터 러셀을 받는 대신 앤드루 위긴스와 신인 지명권을 내줬는데 이 지명권에는 조건이 붙어 있다. 2021-2022시즌 전체 1∼3순위 지명권을 미네소타가 획득하면 미네소타가 이를 행사하고, 4순위 이하가 되면 골든스테이트가 이를 가져가는 조건이다. 따라서 미네소타는 될 수 있으면 낮은 순위로 시즌을 마쳐야 1∼3순위 지명권을 지킬 수 있는 상황이다. 팬들은 미네소타가 시즌 내내 '꼴찌에 머물며 연패를 당할 때도 '다음 시즌 신인 지명권을 지킬 수 있다'는 희망을 위안으로 삼아 왔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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