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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동병상련의 LG와 KIA, '타격이 살아야 마운드도 버텨낸다'

2021-05-04 09:49

LG 타격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리드오프 홍창기의 타격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LG 타격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리드오프 홍창기의 타격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투수력은 믿을 수 있지만 타력은 정말 돈키호테다. 들쑥날쑥이어서 한게임에도 어떻게 변할 지 모른다. 투수력이 받쳐주면 버티기라도 하지만 타격이 안되면 그야말로 한게임 한게임이 가시밭길이다.

요즘 LG와 KIA가 바로 그렇다. LG는 삼성에게, KIA는 kt에게 지난 주말 나란히 스윕패를 당했다. 모두 원정경기였다. LG는 그나마 팽팽한 경기라도 벌였지만 KIA는 투수력과 타력이 동시에 무너지며 허무하게 3연전을 모두 내주었다.

그럼에도 LG는 두산, SSG와 함께 13승12패로 공동 3위, KIA는 NC와 함께 12승13패로 공동 6위다. 선두삼성과의 게임차도 최대 3.5게임밖에 나지 않는다. 아직은 크게 나쁘지는 않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내부를 들여다보면 결코 낙관만은 할 수 없다. LG와 KIA가 모두 타력이 바닥이기 때문이다. LG가 팀타율 0.233으로 10위, KIA가 0.241로 9위다. 동병상련이다.

KIA 타선의 핵인 최형우는 지난 20일 LG전에서 5회 2점 홈런으로 개인통산 2000호 안타를 날린 이후 최근 10게임에서 32타수 4안타로 존재감이 사라져 버렸다. 사진은 2000호 안타를 날린 최형우가 홈에 들어모면서 김종국 코치의 환영을 받는 모습[연합뉴스]
KIA 타선의 핵인 최형우는 지난 20일 LG전에서 5회 2점 홈런으로 개인통산 2000호 안타를 날린 이후 최근 10게임에서 32타수 4안타로 존재감이 사라져 버렸다. 사진은 2000호 안타를 날린 최형우가 홈에 들어모면서 김종국 코치의 환영을 받는 모습[연합뉴스]
LG에는 리드오프 홍창기와 3번 김현수가 있을뿐이다. KIA는 그나마 버팀목이 되었던 최형우가 지난 20일 LG전에서 홈런 2개로 개인통산 2000안타를 날린 뒤 이후 10게임에서 32타수 4안타, 최근 5게임 15타수 무안타로 존재감이 사라져 버려 전반적으로 타선이 더 쳐져 버리고 말았다.

무엇보다 LG는 주전급 타자들이 규정타석을 채운 전 구단 59명 가운데 50위권 이하로 줄줄이다.

2일 삼성전에서 3안타를 날린 포수 유강남이 50위(0.230), 지난해 홈런 38개로 LG 외국인선수 역대 최다 홈런을 날린 로베르토 라모스가 54위(0.212)에다 이형종 55위(0.209), 김민성 56위(0.205)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생애 첫 3할타자가 된 오지환은 2할대(0.190)에도 못 미치는 타율로 59위다. 반대로 타격 30위 이내에는 홍창기 10위(0.326), 김현수 22위(0.297) 단 2명뿐이다.

LG는 새 외인 앤드류 수아레즈가 든든히 마운드를 받쳐주는 덕분에 바닥권인 타격에도 불구하고 선두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다.
LG는 새 외인 앤드류 수아레즈가 든든히 마운드를 받쳐주는 덕분에 바닥권인 타격에도 불구하고 선두 싸움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런 부진한 타격에도 불구하고 LG가 선두권에서 선전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투수력 덕분이다. 외국인 원투펀치인 케이시 켈리와 앤드류 수아레즈와 정찬헌이 호투를 해주고 필승조인 김대유 정우영과 마무리 고우석이 뒤를 받쳐 주었기 때문이다.

LG는 대구 3연전에서 김윤식-이민호-이상영 등 영건들로 맞섰다. 하지만 역부족이었다. 특히나 삼성 선발이 바닥나면서 불펜 데이로 맞선 지난 1일 이민호가 나섰으나 강민호에 연타석홈런, 이학주에 2게임연속 홈런을 허용하며 무너진 것이 더욱 아쉬웠다.

이러한 사정은 KIA라고 다를게 없다. 오히려 KIA는 타력과 함께 마운드마저 바닥으로 떨어져 초비상 상태나 마찬가지다. 이런 형편으로 5할대에 가까운 성적을 지키고 있는게 다행스러울 정도다.

KIA는 테이블세터인 리드오프 최원준(사진)과 김선빈만이 타격에서 제몫을 해주고 있을 뿐이다.
KIA는 테이블세터인 리드오프 최원준(사진)과 김선빈만이 타격에서 제몫을 해주고 있을 뿐이다.
KIA도 타격 30위안에는 김선빈(19위·0.306)과 최원준(27위·0.290) 단 2명뿐이다. 타점을 올리기보다는 출루에 더 신경을 쏟아야 하는 테이블세터들이다. 그 뒤를 받쳐줄 최형우(57위·0.200)와 나지완이 보이지 않는다. 최근 프레스턴 터커가 조금씩 타격 페이스를 올려가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미흡하다.

여기에 홈런 실종은 그야말로 타선의 결정적인 공백이나 마찬가지다. 최형우가 홈런 4개, 김호령이 1개를 날렸을뿐이다. 유일한 한자릿수 홈런이다. 아직 광주구장에서는 홈런도 없다. 당연히 OPS(출루율+장타율)도 0.645로 꼴찌이고 평균득점도 3.88점으로 9위로 바닥권이다. 상대 투수들이 KIA 타선을 만만하게 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여기에다 마운드도 비상이다. 팀 타율이 바닥인 판에 팀 평균자책점(4.68)도 7위다.

KIA 에이스 브룩스는 5차례 퀄리티스타트에서 불구하고 타격 지원을 받지 못해 3패(1승)를 당했다.
KIA 에이스 브룩스는 5차례 퀄리티스타트에서 불구하고 타격 지원을 받지 못해 3패(1승)를 당했다.
에이스 애런 브룩스가 6게임에 등판해 3패(1승)를 당했다. 평균자책점 2.70, 5게임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해 정상급 선발로 손색이 없었지만 득점지원은 평균득점(3.88점)보다 1.4점이나 적은 2.46점에 불과했다. 다니엘 멩덴도 5게임에서 3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했지만 1승1패에 그쳐있다.

토종 투수로는 그나마 루키 이의리가 있어 위안이 되지만 임기영 이민우가 기대치를 밑돈다. 불펜에서는 장현식 정해영이 제몫을 해 주는 정도다. 이준영 4홀드, 박준표 3홀드를 했으나 언제 무너질 지 모를 정도로 아슬아슬하다. 전반적으로 매끄럽지 못한 것이 현재 KIA 사정이다.

사실 마운드가 든든하게 버텨주고 있으면 타격은 꾸준하게 출장을 하면 언제가는 회복하는 것이 보통이다. 또 반대로 타력이 살아나면 덩달아 마운드도 살아나기도 한다. 하지만 어느 한쪽이라도 부진이 길어질 경우 자연히 무리하게 되고 이에따라 오히려 더 부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올시즌 LG는 지난해 통합챔피언 NC와 함께 자타가 공인한 우승후보다. KIA도 맷 윌리엄스 감독이 2년차를 맞아 가을야구에 진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우리 속담에 '급하면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어떻게 돌아가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감독의 몫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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