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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57] 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76ers)는 ‘세븐티식서스’라는 팀이름을 갖게 된 것일까

2021-04-20 05:41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선언을 한 해를 기념하는 의미로 팀이름을 정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NBA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팀이다. 사진은 올 시즌 NBA MVP 후보로 꼽히는 필라델피아의 센터 조엘 엠비드. [AP=연합뉴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선언을 한 해를 기념하는 의미로 팀이름을 정한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NBA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팀이다. 사진은 올 시즌 NBA MVP 후보로 꼽히는 필라델피아의 센터 조엘 엠비드. [AP=연합뉴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76ers)는 미국프로농구(NBA) 역사이자 미국 건국 역사이다. 이 팀을 알면 NBA 역사와 미국 역사에 대한 안목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NBA 팀이름은 대개 연고지의 사회, 문화적인 특징이나 개념을 담아 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팀 명칭의 기원을 탐구하면서 NBA와 미국 역사를 배우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팀이 NBA의 보고(寶庫)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어로 ‘형제의 사랑’이라는 뜻인 필라델피아는 미국에서 전통의 역사도시이다.1776년 7월4일 13개 지역주 대표들이 모여 영국 식민지로부터 독립을 한다는 독립선언서 초안에 서명한 곳이며 1790년부터 1800년까지 미합중국의 수도이기도 했다. 미국인들은 독립기념일인 7월4일 미국 전역의 대도시에서 불꽃놀이 행사를 가지며 건국의 의미를 기린다. 이때 필라델피아를 떠올리는 것은 미국인들이라면 당연한 일이다. 필라델피아시는 약칭으로 ‘필리(Philly)’라고 불린다. 미국프로야구(MLB)팀 필라델피아 필리스는 필라델피아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팀이름을 정했다. (본 코너 195회 ‘필라델피아 필리스(Phillies)는 왜 ‘필리스’라는 팀이름을 갖게 됐을까‘ 참조)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의 전신은 시라큐스 내셔널스(Syracuse Nationals)였다. 1939년 뉴욕 시라큐스에서 창단해 1963년 필라델피아로 연고지를 옮길 때까지 활동했던 NBA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팀이었다. 시라큐스는 1946년 이탈리아계 미국인 사업가 대니얼 비아손의 주도로 NBL 팀 '시라큐스 내셔널즈'로 창단돼 1949년 출범한 NBA에 가입하면서 본격적인 역사를 시작했다. 초창기 NBA의 강호 중 한 팀으로 1950년대 돌프 셰이즈(Dolph Schayes)를 앞세워 플레이오프와 챔피언 결정전에서 명성을 날렸다. 1950년대 총 세 번의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 1955년 한 차례 우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시라큐스는 NBA팀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만큼 큰 도시는 아니었다. 장기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선 좀 더 큰 도시로 옮기는 것이 필요했다. 시라큐스는 1963년 포장용지회사인 루스벨트 페이퍼 창업주 어브 코슬로프와 아이크 리치만에게 매각되어 필라델피아로 연고지를 이전하면서 현재의 팀명칭으로 바꿨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팀명칭은 필라델피아 시민들에게 공모해서 만들었다. 500여개의 제안 중에서 선택된 것이 세븐티식서스였다. 뉴저지 출신의 월트 스탤버그라는 유태인은 세븐티식서스라는 제안을 내놓으면서 팀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기 위해선 미국이라는 나라는 세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독립선언서에 서명했던 1776년에 주목해야한다는 에세이를 제출하기도 했다. 그의 아이디어는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쉽게 사로잡을 수 있었다. 기자들은 세븐티식서스를 줄여서 ‘식서스(6ers)’로 줄여서 부르며 팀이름을 좋아했다.

원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이전 1946년부터 1962년까지 필라델피아 워리어스(Warriors)라는 팀이 활동하고 있었다. 워리어스는 서부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로 옮겨 샌프란시스코 워리어스(1962-1971)를 거쳐 현재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이어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1963년이후 1967년과 1983년 두 차례 NBA 타이틀을 차지했다. 시라큐스를 포함하면 세 번 NBA 우승을 한 셈이다. 전설적인 NBA 스타 윌트 체임벌린, ‘닥터 J’로 불렸던 줄리어스 어빙을 비롯 모세 말론, 앨런 아이버슨, 찰스 바클리, 디켐버 무톰보 등 기랑성 같은 멤버들이 거쳐갔다.

필라델피아가 고향이던 불세출의 센터 윌트 체임벌린은 샌프란시스코 워리어스로부터 넘어갔다가 1965년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서 영입해 다시 돌아올 수 있었다. 그는 빌 러셀이 버티턴 보스턴 셀틱스의 9연속 우승을 저지하고 1966-67시즌 우승을 이끌기도 했다.

이후 어빙과 말론이 활약하던 1983년 NBA 우승을 차지했으며 현재는 센터 조엘 엠비드와 포인트 가드 벤 시몬스가 탄탄한 플레이를 펼치며 동부 컨퍼런스 최상위권 성적을 올리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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