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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42] 트로피(Trophy)와 컵(Cup)은 어떻게 다를까

2021-04-05 06:45

국제축구연맹(FIFA)는 월드컵 우승팀에게 FIFA컵을 시상한다. 사진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FIFA컵을 들고 환호하는 프랑스 대표팀.
국제축구연맹(FIFA)는 월드컵 우승팀에게 FIFA컵을 시상한다. 사진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서 FIFA컵을 들고 환호하는 프랑스 대표팀.
트로피(Trophy)와 컵(Cup)은 축구에서 대회에서 우승할 때 받는 기념물이다. 토너먼트나 리그에서 우승을 하면 받는다. 주로 한 번 지면 탈락하는 녹아웃(Knock Out) 토너먼트 대회에 컵이라는 이름을 쓴다. 예를 들어 월드컵, UEFA 컵, FA컵 등처럼 녹아웃 형식 대회에서는 컵이라는 말을 쓴다. 개인에 대한 상은 컵이라고 말하지 않고 트로피라고 한다. 발랑도르 상, 골든 부츠 등 최우수 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은 모두 트로피라고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모든 컵은 트로피이지만, 모든 트로피는 컵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잉글랜드에서는 축구협회가 주관하는 FA컵 말고도 FA 트로피 대회가 별도로 있기도 하다. 세계대회에서도 유소년급에서 주로 트로피가 대회 명칭으로 종종 사용되곤한다. 하지만 상식적으로 컵의 원류는 트로피에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영어 어원사전에 따르면 트로피라는 단어는 그리스어로 무기, 인간 포로와 신체 부위를 가리키는 말인 ‘Tropaion’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1550년 프랑스어 ‘trophée’를 거쳐 중세 영어로 자리를 잡았다.

고대 그리스에서 올림픽 경기의 승자들은 처음에 월계관을 제외하고는 어떤 트로피도 받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운동경기의 트로피는 경기종류에 따라 그 모양이 여러 가지였다. 올리브 나뭇잎을 새기거나 장식하는 것은 고대 그리스 신화 영웅 헤라크레스가 전승 축하식을 거행한 올림피아 들판에 올리브가 무성해 이를 전승 기념표에 장식했다는 전설에 따른 것이라고 한다. 제1회 아테네올림픽대회의 폐회식에는 각 경기의 우승자에게 올림피아에서 꺾어 온 올리브 가지와 은으로 만든 상패를 수여했으나, 그 후 트로피에 올리브 또는 월계수를 새겨 넣게 되었다는 것이다. 올림픽 우승자들은 삼각대 꽃병, 청동 방패, 은잔 등 다양한 트로피를 받았다고 한다. 고대 로마에서는 보통 트로피 대신 우승자에게 돈을 주었다고 한다. (본 코너 102회 ‘왜 ‘트로피(Trophy)’라 말할까‘ 참조)

트로피는 영국 앤 여왕(1665-1714) 시절 컵 모양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당시 승마대회 우승자가 술을 따라 마실 수 있도록 트로피를 컵 형태로 제작했다고 한다.
현대 스포츠에서 컵은 둥근 모양으로 만들고 트로피는 수정이나 유리로 승리를 상징하는 여러 모양으로 만든다. 축구에서 가장 권위있는 대회인 월드컵은 FIFA 월드컵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황금 트로피이다. 월드컵 대회는 1930년 창설된 이후 두 개의 트로피를 우승 트로피로 시상했다. 쥘리메컵(Jules Rimet Cup)과 FIFA컵이다. 월드컵을 창설한 쥘리메(1873-1956)는 프랑스 출신의 FIFA 회장으로 월드컵 발전에 크게 기여해 그의 이름을 기리는 의미에서 우승컵 이름을 쥘리메컵이라고 정했다. 원래 승리라는 의미의 ‘빅토리(Victory)‘라고 이름지었으나 후에 쥘리메라고 바뀌었다. 이 트로피는 금으로 도금된 순은으로 만들어졌으며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승리의 여신 니케를 새겨 넣었다.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브라질이 3회 우승을 차지하며 쥘리메컵을 영구 소유하게 됐으나 1983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브라질 축구협회에서 전시중 도난당해 현재 행방을 알 수 없다.

FIFA컵은 1974년부터 현재까지 월드컵 우승팀에게 수여한다. FIFA 규칙은 쥘리메 컵과는 다르게 FIFA컵은 영구 소유할 수 없도록 했다. 대회 우승 팀들은 도금된 복제품을 받게 된다. FIFA는 쥘리메컵이 도난당한 것을 의식하여 FIFA컵에 25만 스위스 프랑의 보험을 가입해 놓았다. FIFA 월드컵은 우승한 선수가 아니면 그 어느 누구도 트로피에 손댈 수 없도록 정해두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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