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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23] 왜 9.15m일까

2021-03-17 07:45

축구에서 프리킥, 코너킥, 페널티킥 등 모든 킥을 할 때 상대 선수는 볼로부터 9.15m 떨어져 있어야 한다. 사진은 프리킥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축구에서 프리킥, 코너킥, 페널티킥 등 모든 킥을 할 때 상대 선수는 볼로부터 9.15m 떨어져 있어야 한다. 사진은 프리킥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 [연합뉴스 자료사진]
축구에는 유난히 9.15m라는 숫자로 표시된 규칙이 많다. 킥오프, 프리킥, 코너킥, 페널티킥 등 축구의 모든 킥에서 상대 선수는 볼로부터 9.15m 떨어져 있어야 한다. 페널티 라인 밖의 아크 라인도 페널티 마크로부터 9.15m다. 골프에서 108이라는 숫자를 많이 쓰는 것처럼 말이다. 이는 우연히 만들어진 숫자는 아니다. 어떤 의도적인 목적이 있어서 특정 숫자를 많이 쓴 것이다.

9.15m는 축구의 발상지 영국에서 쓰는 야드 거리 개념으로는 10야드에 해당한다. 소수점이 아닌 정수값으로 환산된다. 축구가 영국에서부터 전 세계로 보급되면서 야드보다는 미터를 쓰는 나라들이 더 많아 9.15m라는 숫자가 비록 소수점이기는 하지만 10야드보다 훨씬 친숙하게 됐다.

9.15m 규정은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이후 영국에서 선수 보호를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날아가는 공에 맞으면 부상의 위험이 커 안전하게 수비수의 간격을 벌여 놓자는 의도였다는 것이다. 공을 처음 차다보면 초반에는 힘이 실리기 때문에 상당한 파괴력이 생긴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날아가면 공기 저항으로 인해 위력이 약해진다.

9.15m 거리는 ‘마그너스(Magnus) 효과’ 때문에 생긴 것이다. 마그너스 효과는 물체가 비행할 때 그 표면에 접해있는 공기의 소용돌이 때문에 회전이 걸려 곡선운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마그누스 효과는 1852년 독일 과학자 하인리히 구스타프 마그누스의 이름을 따서 명명됐다. (본 코너 322회 ‘바나나킥(Banana Kick)이라는 말은 어떻게 생겼나’ 참조)

키커가 볼을 차면 볼은 공기의 소용돌이 때문에 회전이 걸려 일정거리 동안을 곡선으로 날아간다. 비행을 하면서 볼에서 마그너스 효과가 발생한다. 영국에서 과학적인 연구와 실험을 통해 볼의 비행속도, 질량, 공기의 흐름에 따라 볼의 변화가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그누스 효과는 9.15m에서부터 발생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확인하게 됐던 것이다. 쉽게 말하면 선수가 찬 볼은 9.15m를 지나야 비로소 회전이 걸리면서 곡선운동을 시작한다. 9.15m 그 이전에는 마그너스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직선운동을 하기 때문에 볼이 수비하고 있는 선수에게 신체에 직접위해가 가해졌을 때, 엄청난 충격이 전달되어 치명적인 부상을 당할 위험이 높다고 한다. 실제로 축구볼을 맞고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심지어는 죽은 경우도 보고돼 있다.

축구볼은 가죽으로 만들어졌다. 1872년 영국축구협회가 처음으로 ‘축구볼은 가죽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규정을 제정한 뒤 축구볼은 딱딱하고 둥근 모양으로 가죽을 대서 만든 것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축구볼을 잘 살펴보면 원형에 가까운 다면체이다. 이는 스위스 수학자 레오날드 오일러가 고안한 ‘오일러의 법칙’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다. 오일러는 ‘면의 수+꼭짓점의 수-모서리의 수=2’라는 공식을 창안했는데, 12개의 정오각형과 20개의 정육각형으로 만들어진 볼은 이 원리를 따른 것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경기규칙 제2조에 볼은 ‘둥근 모양’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그래서 볼은 완벽하게 둥글어 보이지만 엄밀히 살펴보면 원형에 가까운 다면체다. 이는 스위스(Switzerland) 수학자 레오날드(Leonhare Euler) ‘오일러의 법칙’에 따른 것이다. 오일러는 ‘면의 수+꼭짓점의 수-모서리의 수=2’라는 공식을 창안했는데, 12개의 정오각형과 20개의 정육각형으로 만들어진 볼은 이 원리를 따른 것이다. 이러한 형태의 모양을 하기 때문에 축구볼은 선수들이 찰 때 마찰이 잘 생겨 강력한 파괴력이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 2002 한·일 월드컵 FIFA 공인구 ‘피바노바’는 고압력의 공기방울을 볼에 주입해 극대화된 반발력, 탄성, 회전력으로 킥기술이 뛰어난 선수들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도록 하기도 했다.

골프볼에 움푹 파인 작은 홈인 ‘딤플(Dimple)‘을 만들어 공기 저항을 줄여 더 멀리 보내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군사무기로 총이나 대포에 나선형으로 홈을 파서 탄환이 나선형 사이를 빠져 나가면서 많은 회전력으로 인해 목표물에 깊게 파고 들어가 치명상을 입히는 것과 비슷하다. ’M 16’이나 ‘AK’ 소총은 나선형 홈을 대개 6조 우선으로 파서 탄환이 회전을 많이 하게 해 치명상 효과를 높인다. 권총은 나선형 홈이 없어 소총보다는 살상율이 떨어지는 이유이다.


선수들은 9.15m 앞에서 수비수들이 두터운 벽을 쌓으면 직선으로 찬 볼이 수비벽에 부딪힌다는 것을 잘 안다. 따라서 바나나킥과 같이 휘어 들어가는 볼을 차는 경우가 많다. 과학의 힘을 이용해 선수보호를 위해 9.15m 규정을 만들었지만 선수들은 과학적인 원리를 다른 방법으로 응용해 바나나킥과 같은 다양한 킥을 고안해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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