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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320] 왜 킥오프(Kick Off)라고 말할까

2021-03-14 08:47

킥오프는 경기 시작을 알리는 말이다. 사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킥오프는 경기 시작을 알리는 말이다. 사진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기구.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킥오프(Kick Off)는 경기 시작을 알리는 말이다. 전후반전을 시작할 때나 득점이 일어날 때 경기장 중앙의 원 표시 마크에 볼을 놓고 주심이 휘슬이 올리면 볼을 차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경기를 시작할 때 동전 던지기에서 이긴 팀이 골문을 먼저 선택하고, 진 팀은 킥오프를 맡는다. 후반전에서는 반대로 한다. 득점이 있으면 득점을 당한 팀이 매번 킥오프를 한다.

킥오프는 발로 찬다는 의미인 ‘Kick’와 떨어진 상태라는 의미인 ‘Off’의 합성어이다. 영어어원사전에 따르면 1857년 경기에서 첫 킥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하다가 1875년부터 현재와 같은 의미로 쓰이게됐다.

축구 발상지 영국에서 초창기 경기 시작을 하는 방법은 지금 방식과는 많이 달랐다. 경기장 가운데서 심판이 볼을 던지면 양쪽 선수들은 볼이 떨어짐과 동시에 경기를 시작했다고 1849년 서리축구클럽(Surrey Football Club) 규칙에 설명됐다. 1841년 크리스마스에 벌어진 한 경기서는 심판이 권총을 발사하면 양팀 선수들이 경기장 중앙에 놓여있는 볼을 향해 달려가면서 경기가 시작됐다고 축구 역사 기록에 남아 있기도 하다.

킥이라는 말이 축구에서 처음 등장한 것은 1845년 럭비학교(Rugby School)에서 였다고 한다. 경기장 가운데 볼을 놓고 경기를 해야한다는 의미인 ‘플레이스 킥(Place Kick)’이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현재의 킥오프 의미와 비슷한 뜻이었다. 영국축구협회(FA)가 1863년 공식 축구룰을 제정하기 이전에 1856년 캠브리지규칙, 1858년 셰필드규칙과 해롤풋볼 규칙 등에서 같은 단어를 사용했다. 1862년 이틀스쿨에서는 럭비 스크림 형태와 비슷한 의미로 ‘불리(Bully)’라는 용어를 예외적으로 썼다.

1863년 FA 규정에 따르면 “동전 던지기에서 이긴 쪽은 골대를 선택할 수 있으며 진 쪽은 중앙에서 플레이스 킥으로 경기를 시작한다. 공이 킥오프할 대 상대측은 10야드 이내로 접근하면 안된다”고 명시했다. 플레이스 킥은 “땅에 있는 동안 키커가 공을 놓은 지점에서 킥을 하는 행위”라고 정의했다. 플레이스 킥은 키커가 손으로 자신이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위치에서 차는 프리킥(Free Kick)와는 의미에서 차이를 뒀다.

FA는 1863년 킥오프를 동전던지기에서 진 측이 하는 것으로만 정했지만 1873년 동전던지기에서 이긴 측이 골대나 킥오프 중에서 먼저 정하도록 하는 선택권을 부여했다. 1997년 킥오프 규정은 최초 규정대로 환원했다가 2019년 다시 이긴 측에게 선택권을 주도록 바뀌었다. 킥오프 규정을 바꾼 것은 경기를 더욱 활기차고 역동적으로 하기 위한 때문으로 보인다.

FA 초창기 규정은 하프타임을 정하지 않았다. 1870년 원더러스 풋볼클럽에서 득점이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경기를 끝나는 방법을 변경한 뒤 1874년 후반전 개념이 도입되면서 후반전 시작을 알리는 방법도 킥오프로 하게됐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르면 킥오프는 센터 마크에 공을 놓고 휘슬이 울리는 동시에 근처에 있는 동료 선수에게 공을 연결해주는 것이다. 이때 양팀 선수들은 하프라인을 기준으로 각 진영에 머물러 있어야 하며 상대 선수들은 최고 9.15m 떨어져 있어야 한다. 킥오프를 하기 위해 준비하는 킥커는 공을 뒤로 내주어서는 안되며 앞으로만 차도록 했다가 2016년부터 뒤로도 내줄 수 잇도록 했다. 킥오프를 하는 킥커가 공을 차고 나서 다른 동료 선수가 터치하기 전에 재차 터치하면 상대팀에게 간접 프리킥이 주어진다. 킥오프로 직접 득점을 올리는 것이 금지헀다가 1997년부터 이를 허용하고 있다.

1960-70년대까지 세계 축구에서 최고의 스타로 활약했던 ‘축구 황제’ 펠레는 킥오프 시작전 축구화 끈을 묶는 동작을 자주 보여 비상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이는 펠레와 세계적인 축구화 메이커 푸마가 축구화 홍보를 위한 은밀한 마케팅이었던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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