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물여섯 겁없는 신예 김세연, 여제 김가영 잡고 왕중왕 등극

2021-03-06 19:20

겁없는 신예 김세연이 띠동갑 언니인 ‘여제’ 김가영을 잡고 ‘왕중왕’에 올랐다. 김세연은 6일 열린 ‘SK렌터카 LPBA 월드챔피언십’ 결승에서 중반 고비를 넘기며 4-2로 승리, 초대 챔피언이 되었다.

월드챔피언십 우승자 김세연(사진=PBA제공)
월드챔피언십 우승자 김세연(사진=PBA제공)

LPBA우승은 두번째다. 김세연은 지난 해 10월 추석대회서 김가영만큼 베테랑인 임정숙에 대역전 우승을 만들었다. 김세연은 당시 1, 2세트를 내준 후 나머지 3~5세트를 잡아 3-2로 이겼다.

김가영은 올들어 벌써 두번째 결승에서 물러났다. 1월 초 NH농협카드대회에선 이미래에게 0-3으로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4세트 10이닝에서 15이닝사이. 승부의 분수령이었다. 1점으로 세트 한 개를 가져가느냐 마느냐였다. 김가영은 나름 여유가 있었다. 세트스코어 2-1로 한 세트를 앞서고 있었다.


김가영이 뒤쫒아가 김세연을 추월, 10점에 먼저 도착했다. 김세연도 질세라 한점 또 한점을 넣어 9점에 이르렀다.

김가영의 옆 돌리기가 들어가지 않았다. 빗겨치기도 놓쳤다. 김세연이 가능성 70%의 넣어 치기 기회를 잡았다. 3쿠션은 잘 먹었으나 급하게 돌면서 옆으로 빠졌다.

기회를 잡은 김가영의 공격. 역시 들어가지 않았다. 김세연이 1점을 더해 10:10이되었다. 김가영에게 거의 완벽한 찬스가 왔다. 김가영은 뒤돌리기를 구사한 후 성공을 확신하며 초크를 들고 자리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 사이 내공이 돌아 구석에 있던 2목적구로 향했다. 들어가는 공이었고 들어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넘쳤다. 머리카락 한 올 정도. 김가영이 장탄식을 하며 어이없는 웃음을 흘렸다.

'정말 맞지 않을 수 없는 공이었는데...' 그러면 이 분위기는 뭔가.

김세연이 바쁘게 들어섰다. 그리고 뒤돌려치기. 치는 순간 맞는 줄 알 정도로 정확했다. 세트포인트였다.

세트스코어 3-1로 김가영이 앞설뻔 했던 상황이 2-2가 되었다.

완전히 기운이 빠진 김가영과 사기가 오른 김세연. 그래서 5세트는 볼 것도 없었다. 김가영의 공은 계속 빠졌다. 김세연은 매 큐 착실하게 공략했다.

김세연이 11:4로 이기면서 3-2로 다시 앞서기 시작했다. 김세연은 1, 4., 5세트를 잡았고 김가영은 2, 3세트를 가졌다.

6세트. 한 세트를 거의 놀다 싶이 보낸 김가영이 4세트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다시 맞기 시작했다. 그래도 그림처럼 빠져나가는 공이 제법 있었으나 이번엔 김세연이 워낙 좋지 않았다. 여러 차례 뱅크샷이 헛돌았다. 10닝까지 1점이 전부였다.

김가영은 8점이었다. 그러나 김가영이 도망가야 할 때 도망가지 못했다. 12이닝, 김세연이 추격을시작했다. 좋은 배치가 이어지면서 7연타를 쏘며 8:9, 턱밑까지 파고 들었다.

13이닝, 김가영이 세트를 끝낼 수 있는 넣어치기를 시도했다. 잘하면 가능했으나 그냥 빠져 버렸다. 그러면서 공2개를 나란히 놓아 주었다. 김세연의 쓰리 뱅크샷. 시원하게 맞았다. 10점이었다. 그리곤 곧바로 옆돌리기를 날렸다.

내공이 '왕중왕 목적구'를 향해 어김없이 달려들었다. 김세연이 큐대를 높이 들었다. 김가영은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당구는 순간의 게임이고 멘탈 게임이었다.

상금 1억원을 놓고 싸운 ‘왕중왕’전 월드챔피언십을 스물여섯살 김세연이 차지했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