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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80] 인터 밀란(Inter Milan)의 ‘인터’는 어떻게 만들어진 말일까

2021-02-02 07:42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에서 인터 밀란과 AC 밀란은 같은 연고지인 밀라노를 놓고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인터 밀란의 플레이메이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슛을 날리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에서 인터 밀란과 AC 밀란은 같은 연고지인 밀라노를 놓고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이루고 있다. 사진은 인터 밀란의 플레이메이커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슛을 날리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FC 인터 밀란(Inter Milan)의 정식 명칭은 이탈리아어로 ‘FC 인테르나치오날레 밀라노(Football Club Internazionale Milano)’이다. 국제적인 밀라노 축구클럽이라는 뜻이다. 이름이 길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는 보통 ‘인테르’로 줄여 말한다. 하지만 이탈리아 밖에서는 연고지 이름까지 붙여 영어식으로 ‘인터 밀란‘이라고 부른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터 밀란을 보면 세계 축구가 보인다고 말할 정도로 팀 자체의 성향이 ‘국제적’이다. 2009-10시즌 인터 밀란의 베스트 11에 남미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출신만 8명이나 포함됐으며 이탈리아 출신은 한 명도 없었던 때도 있었다. 국제화를 지향하게 된 것은 인터 밀란의 창단과 관련이 깊다.

인터 밀란은 1908년 영국인과 이탈리아인만을 받아들이는 AC 밀란에 반대한 사람들이 탈퇴해서 모든 국가의 선수들에게 문을 열겠다며 창단했다. ‘국제적인’이라는 뜻을 가진 ‘인테르나치오날레’라는 팀이름에 들어간 단어와 ‘세계의 형제들’이라는 의미의 ‘프레텔리 델 몬도(Fratelli del Mondo)’ 라는 프렌차이즈 팀 모토를 사용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터 밀란은 1929년 출범한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에서 유일하게 단 한번도 탈락하지 않은 팀으로 유명하다. 세리에 A 개근멤버는 아니지만 세리에 B로 강등된 적이 없다. 인터 밀란은 창단 이후 현재까지 세리에 A 우승 18회, 코파 이탈리아 7회,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5회 등 30회의 국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특히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연속 5회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포르투갈 출신의 조세 무리뉴 감독이 재임중일 때 세리에 A, 코라 이탈리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해 3관왕인 ‘트레블’을 안겼다.

인터 밀란은 1964년과 1965년에도 연속 UEFA 챔피언스리그 타이틀을 안았는데, 당시를 ‘위대한 인테르’라는 뜻인 ‘라 그란데 인테르((La Grande Inter)’라고 부른다. 이 시절 엘레니오 에레라 감독은 이탈리아 특유의 빗장 수비인 ‘카테나치오(Catenaccio)’를 선보이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수비를 중요시하는 축구 전술은 이후 이탈리아 축구의 전매 특허로 자리잡았다.

인터 밀란은 이탈리아 대표팀 축구 애칭인 ‘아주리(Azzuri)’라는 말을 낳게 하는데도 영향을 주었다. 인터 밀란의 팀 애칭은 ‘네라주리(Nerazzuri)’이다. 이는 이탈리아어로 검정을 말하는 네로와 파란색을 뜻하는 아주리가 합쳐진 말이다. 두 색깔은 현재 엠블럼 배경색에 반영돼 있다.

인터 밀란은 AC 밀란과 같은 경기장을 쓰며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이룬다. 홈구장 이름은 인터 밀란 소속으로 1927년부터 1940년까지 348경기에 출전해 241골을 터뜨린 주세페 메아차 이름을 따와 ‘스타디오 주세페 메아차(Stadio Giuseppe Meazza)'라고 부른다. AC 밀란 팬들은 경기장 이름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한다. 1980년 개명되기 이전의 공식 명칭은 경기장이 있는 지역구를 그대로 접목하여 '스타디오 산 시로(Stadio San Siro)'였다. AC 밀란 팬들은 이 명칭을 더 좋아한다고 한다.

인터 밀란과 AC 밀란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라이벌이다. 두 팀 경기를 이탈리아어로 ‘데르비 델라 마돈니나(Derby della Madonnina)’, 영어로 ‘밀란 더비(Milan Derby)’라고 말한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와 함께 세계 최고의 더비로 평가받는다. 팀 창단 과정과 홈구장 이름 문제까지 두 팀은 치열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2021년 1월 현재 두 팀간의 역대 라이벌 전적은 83승67무77패로 인터 밀란이 조금 앞서 있지만 경기는 대개 예측 불허의 명승부를 연출했다.

인터 밀란은 2018년 10월 중국 쑤닝 그룹 회장 장진둥의 아들인 스테벤 장(중국이름 장캉양)이 회장으로 취임, 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타이어 회사인 ‘피렐리(Pirelli)’가 스폰서를 맡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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