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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79] 유벤투스(Juventus) 별명을 ‘올드 레이디(Old Lady)’라고 부르는 이유

2021-02-01 06:41

이탈리아 세리에 A 유벤투스는 젊음이라는 팀이름을 갖고 있지만 '올드 레이디'라는 애칭으로 축구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다. 사진은 프리킥하는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세리에 A 유벤투스는 젊음이라는 팀이름을 갖고 있지만 '올드 레이디'라는 애칭으로 축구팬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는다. 사진은 프리킥하는 유벤투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오른쪽). [EPA=연합뉴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 A의 최고 명문팀 유벤투스(Juventus)의 여러 팀 별명 중 하나는 ‘올드 레이디(Old Lady)’이다. 이탈리아어로 ‘Vecchia Signora’이다. 우리 말로 ‘늙은 부인’이라는 말이다. ‘Bianconeri (하얀,검정)’ ‘Fidanzata d'Italia (이탈리아의 여자친구)’, ‘Madama (마담)’, ‘Zebre (얼룩말)’ 등도 있지만 올드 레이디가 가장 재미있는 별명이다. 올드 보이도 아닌 올드 레이디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은 팀 이름과도 관련이 깊다.

유벤투스는 영어의 ‘주니어(Junior)’와 어원이 같다. 젊음이라는 뜻이다. 1897년 이탈리아 북서부 공업 도시 토리노의 ‘디 아젤리오 하이스쿨( Massimo D’Azeglio Lyceum)’의 10대 학생들이 주축이돼 만든 팀이 유벤투스의 시작이었다. 3명의 학생이 한 벤치에서 영국에서 한창 유행하던 축구에 관한 이야기를 하다가 구단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와 팀을 창단하게 됐다고 한다. 유벤투스는 고전을 공부하면서 청춘을 의미하는 라틴어 ‘Iueventus’에서 영감을 받아 지은 이름이다. 공동 창립자 중 에우제니오 칸파리가 초대 구단주를 맡았는데, 당시 그는 고등학생 신분이었다.

올드 레이디는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라고 한다. 시작은 193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유벤투스는 신세대보다 구세대에 속한 선수들이 대부분이었다. 창단 역사가 수십년이 되면서 선수들이 점차 노쇠화됐던 것이다. 팬들은 동정심으로 유벤투스의 반대되는 말로 올드라는 의미의 이탈리아어 ‘Vecchia’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레이디는 1930년대 이전부터 축구팀을 부르는 이탈리아어 ‘Signora’의 영어 표현이다 .당시 남성팀으로 된 축구팀 이름을 희화화해 여성을 의미하는 이름을 붙여 불렀다.

유벤투스는 유럽에서 잉글랜드, 스페인과 함께 가장 강력한 전력을 보유한 이탈리아 축구의 최고 명문팀 답게 역대 성적은 매우 화려하다. 유럽 축구 역사상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유로파 리그, 컵 위너스컵 등을 모두 제패한 클럽이다. UEFA에서 공식적으로 주관하는 6개 대회를 모두 우승한 유일한 클럽이기도 하다. 국제축구역사통계연맹(IFFHS) 선정, 20세기 축구 클럽 순위에서 2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2006년 ‘칼치오폴리(Calciopoli)’ 사건으로 인해 2부리그로 강등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해 여름 뤼아노 모지 단장이 심판을 매수해 승부를 조작한 혐의가 발각되면서 처음으로 2부리그인 세리에 B로 강등됐다. 이뿐 아니라 2004-05, 2005-06 시즌 기록한 2번의 우승 기록도 박탈당했다. 이는 유벤투스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다. 칼치오폴리는 축구공이라는 뜻으로 붙여진 사건 스캔들이었다.

유벤투스는 한 시즌만에 세리에 A에 복귀한 뒤 4년만인 2011-12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다시 최고팀의 자존심을 되찾았다. 무패 우승, 최다 승점, 리그 9연패 등 온갖 기록을 갈아치우고 다시 화려하게 부활했다. 유벤투스는 세리에 A 구단 중 유일하게 별 3개를 갖고 있다. 리그 우승을 36회나 차지하며 최다 우승 기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1982년 스페인 월드컵에서 우승한 이탈리아팀에서 결승전 주전 멤버 중 8명이 유벤투스 소속이었을만큼 유벤투스는 이탈리아 축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 1985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발생한 헤이젤 참사 사건 당시 우승을 하고도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당시 유러피안컵 결승전에서 잉글랜드 리버풀과 맞붙은 유벤투스는 우승을 차지했으나 리버풀팬들인 훌리건들에 의해 일어난 참사로 인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세리에 A는 헤이젤 참사 사건으로 잉글랜드 클럽들이 5년간 유럽 대항전 출전 금지처분을 받음에 따라 최고 전성기를 맞기도 했다.

유벤투스를 거쳐간 역대 스타들은 세계 최고의 플레이어들이었다. 1970-80년대 미셸 플라티니, 1990-2000년대 지네딘 지단, 다비드 트레제게, 델 피에로 등이 활약했다. 2018년엔 1억 1천700만 유로(약 1천586억원), 당대 최고의 금액으로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영입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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