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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라모스의 2021시즌이 기다려지는 이유'--LG 40년 첫 홈런왕과 잠실 역대 최다 홈런에 도전

2021-01-21 09:31

홈런에 환호하는 라모스
홈런에 환호하는 라모스
로베르토 라모스가 LG 트윈스 신화 창조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대부분의 구기종목 단체경기가 비슷하지만 특히 야구는 팀 경기이면서도 개인경기 성격이 대단히 강한 종목 가운데 하나다. 선수들 개개인 일거수일투족이 모두 기록으로 남는다. 이 기록들은 선수 개인의 기록이기도 하면서 또한 함께 모이면 팀 기록이 된다.

이 때문에 야구는 각종 다양한 기록들이 많이 나온다. 더구나 KBO 리그가 출범한 지 40년이 되면서 그 누적 기록은 그야말로 각 분야에서 엄청나게 많을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도 유별하게 아직 특정팀에서 특정기록을 내지 못한 게 있다.

대표적으로 프로 원년부터 역사를 이어 오고 있는 LG 트윈스(MBC 청룡 포함)는 아직 타자 가운데 홈런왕과 타점왕을 배출하지 못했다. 다른 곳에 견주어 야구장이 넓다는 약점이 있지만 같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두산은 2018년 김재환이 홈런왕과 타점왕에 올랐던 점을 감안하면 LG로서는 불명예가 아닐 수 없다.

이제 KBO 리그 2년차를 맞는 라모스가 40년의 오랜 기간 동안 이루지 못한 LG의 새 역사에 도전장을 내 밀었다.

사실 라모스가 2020시즌에 이 정도까지 장타력을 뽐낼 수 있으리라고 믿은 전문가들은 거의 없었다. 스프링캠프에서 라모스를 본 류중일 전감독조차 "공이 외야수들에게 잡히더라도 외야까지 공을 펑펑 날려 주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였다.

이런 희망을 반영하듯 라모스는 지난해 장타 갈증의 LG 타선에 시원한 청량제 구실을 했다. 한 시즌 개인 역대 최다 홈런(38개)이자 역대 LG 선수로 최다 홈런의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장타율도 0.592에 이르렀다. 하지만 모두 KBO 리그 전체로 보면 2위였다. 역대급 시즌을 만든 멜 로하스 주니어(KT)에 밀린 탓이었다.

지난해 라모스의 성적을 보면 후반기에 문제점을 드러냈다. 예년보다 한달 반이나 늦은 5월 5일에 개막해 8월까지 라모스의 페이스는 최상이었다. 91경기에서 타율 0.298, 29홈런, 64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라모스는 9월 1일 SK 김세현을 상대로 홈런을 날려 시즌 30홈런, 9월 7일 롯데 박세웅을 상대로 31호 홈런을 날리며 1999년 이병규의 30홈런을 깨드리는 구단 역사상 최다 홈런의 주인공으로 등장해 스포츠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것이 한계였다. 가끔씩 홈런은 날렸지만 6타석 5삼진(9월 4일 NC전)을 당하는 등 갑작스레 컨디션 난조를 보였다. 덩달아 타격 페이스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여기에다 10월 1일에는 다리 부상까지 당한 뒤 닷새만에 복귀를 했으나 다시 재발해 정규시즌을 아웃하고 말았다. 9월 이후 26경기에서 타율 0.212, 9홈런, 22타점. 그야말로 팀의 4번타자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운 성적이다. 더구나 LG의 2위 싸움이 걸린 10월에는 단 2게임밖에 나서지 못했다.

라모스가 9월 이후 타격이 갑자기 떨어진데 대해 여러가지 분석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 중요한 요인 하나로 향수병을 들고 있다.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라모스는 멕시코에 남아 있는 가족들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가 창궐함에 따라 가족에 대한 걱정이 컸다는 것.

이제 라모스는 KBO 리그 2년차를 맞았다. 어느 정도 한국 생활에 적응이 됐다. 지난해 홈런 경쟁을 벌였던 로하스는 일본으로 떠나가고 없다. 지난해 페이스를 감안해 부상없이 전시즌을 마친다면 홈런 45개 이상도 가능하다. 그러면 잠실 최다 홈런인 김재환의 44홈런(2018년), 역시 두산의 타이론 우즈로 42홈런(1998년)을 뛰어 넘을 수 있다. 덩달아 LG 역사상 첫 홈런왕도 가시권에 들어온다.

바로 라모스의 2021시즌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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