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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67] 왜 크리스탈 팰리스(Crystal Palace) FC라고 말할까

2021-01-20 07:07

'수정궁'이라는 의미의 특이한 팀이름을 가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 선수들.
'수정궁'이라는 의미의 특이한 팀이름을 가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탈 팰리스 선수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서 보통 연고지 지역, 도시 이름과 함께 지역의 경제적, 문화적 특징을 갖는 단어를 붙인 팀 이름이 많다. 연고지 이름에다 돈문제로 팀이 합병됐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한 ‘유나이티드(United)라는 팀이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드 유나이티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이 눈에 띈다. (본 코너 255 ’영국 프리미어리그에는 왜 ‘유나이티드(United)’라는 팀 이름이 많을까‘ 참조) 또 잉글랜드 초기 최강의 팀이었던 방랑자라는 뜻의 ’원더러스(Wanderers)’라는 말을 붙인 팀이름(울버스햄튼 원더러스, 볼턴 원러더스, 위컴 원더러스)도 있다. (본 코너 266 ‘잉글랜드 축구서는 왜 ‘방랑자’라는 의미의 ‘원더러스(Wanderers)’라는 팀이름을 쓸까‘ 참조) 손흥민이 활약하는 토트넘 훗스퍼는 연고지역 이름과 영국이 낳은 세계적인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작품 ’헨리 4세‘의 극중 인물인 해리 훗스퍼(Harry Hotspur)에서 따왔다. (본보 249 ’왜 토트넘 훗스퍼(Tottenham Hotspurs) FC의 별명을 ‘스퍼스(Spurs)’라고 말할까‘ 참조) 아스널(Arsenal)은 왕립 병기창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이 만든 팀이다. 이름에는 창단 당시의 역사가 담겨있다. (본 코너 250 ’ 왜 ‘아스널(Arsenal)’은 무기와 연관된 팀이름을 가졌을까‘ 참조)

연고지 이름만 달랑 쓰는 팀도 많다. 리버풀, 첼시, 맨체스터 시티, 레스터 시티, 에버턴, 사우샘프턴, 아스톤 빌라, 번리, 풀럼, 웨스트블롬 등이다. 크리스탈 팰리스(Crystal Palace)는 연고지의 역사적인 기념물을 팀이름으로 만든 것이어서 프리미어리그팀 가운데 가장 특색이 있다. 팀 이름에는 잉글랜드 축구 역사가 숨쉬고 있다.

1905년 영국 런던 남부 지역을 연고로 창단하면서 지역 인근에 있던 런던의 건축물 크리스탈 팰리스(Crystal Palace)를 팀이름으로 결정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1851년 세계최초로 개최된 제1회 만국박람회서 벽돌을 사용하지 않고 유리와 철로 된 건물이었다. 1861년 잉글랜드에 처음 창단한 아마추어 축구팀 이름이 크리스탈 팰리스였는데 후에 이 이름을 그대로 이어 프로축구단을 창단했다. 크리스타 팰리스는 유리 세공사라는 의미의 ‘더 그레지어스(The Glaziers)’라는 별명을 갖게 된 것은 창단 역사와 관련이 깊다. 엠블럼에는 화재로 소실되고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옛 크리스탈 팰리스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창단 후 풋볼리그에 참가하지 못하고 하위리그인 남부리그에 머물다가 1920년 합류했다. 그동안 1부와 2부리그에서 활동하며 경쟁력 있는 성적을 보였다. 1985년 벨기에 브뤼셀에서 벌어진 유럽피언컵 결승전 리버풀과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 하이젤 대참사가 발생한 이후 잉글랜드팀들은 한동안 유럽 본토에서 열리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이 때 크리스탈 팰리스는 잉글랜드에서 상위권을 지켰다. 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리그 3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1990년 FA컵 결승에서 맨유와 재경기를 갖는 접전 끝에 준우승을 한 적도 있다. 1991년 풀멤버컵에서는 에버턴을 물리치고 우승을 했다.

1992년 프리미어 리그의 창립 멤버가 된 크리스탈 팰리스는 1998년 프리미어 리그에서 강등 된 후 한동안 재정적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1999 년과 2010년에 법정관리 상태에 들어가기도 했다. 2013년 프리미어 리그에 복귀했으며 2016년 FA컵 결승전에 진출했다가 또 다시 맨유에게 져 준우승에 머물렀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이청용이 활약했던 팀으로 국내 축구팬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청용은 FC 서울에서 세 시즌을 뛰다가 2009-10시즌을 앞두고 프리미어리그 볼턴 원더러스로 이적했다. 6시즌을 볼턴에서 활동했던 그는 2015년 2월 크리스탈 팰리스로 팀을 옮겼다. 크리스탈 팰리스서 4시즌을 뛰는 동안 총 50경기에 출전, 2골 2도움의 성적을 내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이청용은 2017-18시즌이 끝난 뒤 방출돼 독일 분데스리가 2부 보훔에서 2년간 몸을 담았다가 2020년 초 울산 현대로 이적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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