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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정지택 총재-류대환 사무총장 체제'가 마주친 세가지 문제에서 앞으로 KBO 방향 보인다

2021-01-18 09:25

지난 5일 취임식을 가진 KBO 제23대 정지택 총재
지난 5일 취임식을 가진 KBO 제23대 정지택 총재
KBO가 정지택 총재-류대환 사무총장 체제로 새롭게 출범했다. 지난달 14일 제29대 총재로 선임된 정지택 총재는 1월 5일 취임식을 갖고 공식 업무에 들어갔으며 류대환 사무총장은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제17대 사무총장에 연임됐다.

정지택 총재가 2007년 5월 두산 건설 부회장으로 두산의 구단주 대행을 맡아 2018년 3월까지 10년 넘게 구단주 대행으로 일하며 야구행정을 깊숙히 파악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 KBO 전반을 이끄는 것은 올해가 첫해다.

이런 정지택 총재에 견주어 류대환 사무총장은 1990년에 KBO에 입사해 그동안 운영팀, 홍보팀 등 다양한 실무경험을 거치고 2019년 2월 사무총장에 올랐다. 32년 동안 한 우물만 판 뼛속깊은 KBO 맨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찌보면 신구의 조화가 제대로 이루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KBO 제17대 류대환 사무총장
KBO 제17대 류대환 사무총장
그러나 '정지택 총재-류대환 사무총장 체제'는 새해 벽두부터 쉽지 않은 과제를 떠 안았다.

첫째는 선수의 일탈로 두산 2군 소속인 투수 정현욱과 포수 권기영의 불법사이트 접속에 따른 징계문제다. 즉 선수들의 도박 문제다. 두산은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이들에 대한 경위서를 제출하면서 선수자격 정지를 요청했다.

도박은 KBO 규약 제148조 부정행위로 규정되어 있으며 제151조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제재 규정에 따르면 도박 1회 위반시 출장정지 50경기 이상, 제재금 500만원, 봉사활동 120시간의 징계를 하도록 되어 있다. 3회 이상 위반시엔 실격처분이다.

정지택 총재는 취임식에서 '일벌백계, 신상필벌'을 강조했었다. 경영진의 부적절한 행위로 분란을 일으킨 키움 구단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이는 앞으로 일탈하는 구단이나 선수들에 대한 경고도 포함되어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비록 사건 자체가 발생한 시기는 정지택 총재와 상관이 없지만 그 징계는 정지택 총재의 몫이다. 불법 도박에 관계된 선수에 대한 징계는 위에서 보듯 제제금이나 봉사활동은 정해져 있지만 출장정지는 하한선만 정해져 있을 뿐 상한선이 없다. 과연 이 징계가 얼마냐에 따라 앞으로의 각종 불미스런 일에 대한 척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9년만에 연봉조정 신청을 한 KT 주권
9년만에 연봉조정 신청을 한 KT 주권
두번째는 KT 투수 주권에 대한 연봉조정신청이다. 잘 알려졌듯이 연봉조정신청은 9년만이다, 그리고 연봉조정신청위원회는 모두 20차례가 열렸지만 선수측은 단 한차례(2002년 LG 류지현) 승리했을 뿐이다.

이번 연봉조정은 다른 중요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열린 20차례 개최된 연봉조정위원회는 선수 개인과 구단의 싸움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에이전트 제도가 도입된 뒤 처음으로 열리게 되는 연봉조정위원회다. 논쟁의 대상이 '구단 대 선수'에서 '에이전트 대 구단'으로 바뀐 것이다.

이는 중대한 변화다. 어느 쪽이나 연봉 산정에 대한 논리적 근거를 확실히 가지고 논쟁을 벌인다는 것이다. 연봉조정신청은 선수의 정당한 권리이면서도 선수들로부터 외면을 받은 것은 사실이었다. 선수들이 구단과 연봉을 두고 싸워 보아야 이득이 될 게 없다는 피해 의식이 잠재해 있던 탓이다.

KBO에서 구성하는 연봉조정위원회가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는 앞으로 정지택 총재의 KBO 지향점을 시사해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또 다른 관심거리가 아닐 수 없다

2021시즌 프로야구도 코로나19 펜데믹이 이어지면서 관중들의 축소 운영이 불가피해 구단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2021시즌 프로야구도 코로나19 펜데믹이 이어지면서 관중들의 축소 운영이 불가피해 구단들의 경영난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세번째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여전히 기세를 부리고 있는 코로나19 펜데믹에 대한 대처다. 지난해에 성공적으로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한 경험을 되살린다면 리그 운영 자체는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문제는 역시 수익성이다. 지난해 각 구단들은 1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떠 안았다. 관중 수익을 비롯해 여러가지 마케팅에서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올해도 이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지택 총재는 취임 화두로 통합 마케팅을 이야기했다. 수익성 개선 사업에 방점을 두고 각종 방안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 2년차에 접어든 지금이 정 총재의 공언대로 KBO와 구단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중대한 시기고 이 위기를 벗어나야 할 때다.

'구단의 수익성 개선과 팬 서비스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묘책이 과연 나올 지 궁금하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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