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류 감독이 한살이 위지만 프로생활은 김 감독이 3년 선배다. 류 감독은 충암고를 졸업한 뒤 한양대학교를 거쳐 1994년 LG에 데뷔했고 김 감독은 전주고를 졸업하고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첫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이들은 프로에 입단하면서부터 두각을 나타낸 팀의 주축선수였다. 류 감독은 재치있는 1번타자에 부동의 유격수로 뛰어난 수비 솜씨에다 빠른 발로 상대 수비를 뒤흔드는 훔치기의 명수였다. 이런 류 감독과 달리 김 감독은 모든 것이 열악한 창단팀 쌍방울의 마운드를 외롭게 지켰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꾀돌이'와 '어린 왕자'였다.
류 감독은 선수시절부터 지도자 생활을 이어온 지금까지 미국 연수 시절을 제외하고는 LG를 떠난 적이 없다. 그렇지만 우승의 기쁨은 단 한차례에 그쳤다. 자신이 프로에 데뷔하던 첫해인 1994년이 처음이자 지금까지 마지막이었다. 따라서 류 감독에게는 우승이라는 큰 짐이 두 어깨에 지워져 있다.
김 감독은 1991년 KBO 8번째 구단으로 참여한 쌍방울, 그리고 쌍방울이 해체되고 2000년 SK가 창단되면서 또 창단 멤버가 됐다. 그리고 SK가 2007년과 2008년, 그리고 2010년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는 동안 현역 선수로 함께 했다.
하지만 SK는 2020시즌 9위로 최악의 한해를 보냈다. 창단 첫해인 2000년 매직리그 꼴찌인 4위, 그리고 2001년 7위를 한 뒤 최저 성적이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 초보 감독으로 중책을 맡았다.
류 감독과 김 감독은 프로야구 대표적 감독들 밑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지도자 경력을 쌓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류 감독은 '자율야구'로 명성을 떨친 이광환 감독 시절에는 선수생활을 했고 삼성의 통합 4연패(2011년~2014년)를 이루고 LG로 자리를 옮긴 류중일 감독 밑에서 3년 동안 수석코치로 보좌를 했다. 김 김독은 한국시리즈 6년 연속 진출을 한 김태형 감독의 두산에서 투수들을 책임지는 중책을 맡았다.
이제 류지현 감독과 김원형 감독은 두 감독은 화려한 선수 커리어에 이어 2021시즌 감독으로 마주하게 됐다. 모두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에 프랜차이즈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서로가 다른 이유의 팀 재건이라는 어려운 임무도 맡았다.
두 감독의 올시즌을 섣불리 단정할 수는 없다. 아직도 감독으로서의 색깔도 정확하게 말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류지현 감독에게서는 류중일 감독의 향내가 나고 김원형 감독에게서는 김태형 감독과 닮은 부분이 있는 것 같다.
류지현 감독과 김원형 감독이 이끄는 2021시즌의 LG와 SK의 모습은 어떻게 나타날까?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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