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니아노트]'기록은 깨어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연봉 잭팟 터뜨린 이정후와 소형준

2021-01-13 09:00

키움 이정후는 2017년 연봉 2700만원에서 만 4년이 지난 2021에는 5억5천만원으로 무려 20배나 인상됐다.
키움 이정후는 2017년 연봉 2700만원에서 만 4년이 지난 2021에는 5억5천만원으로 무려 20배나 인상됐다.
모든 결과에는 그에 따른 연유가 있는 법이다. 특히 매년 계약을 맺어야 하는 프로선수들의 연봉에는 두말 할 나위가 없다. 소위 연봉 잭팟을 터뜨리기 위해서는 그만한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 그리고 이듬해에도 잘 할 수 있다는 믿음도 심어주어야 한다.

프로야구가 출범하던 초창기에는 선수 연봉 책정에 상하한선이란 것이 있었다. 아무리 잘해도 상한선 이상을 인상하지 못하고 아무리 못해도 하한선 이하로 삭감하지를 못했다. 이 바람에 일부 우수 선수들에게는 발표 연봉 이외에 보너스 형식으로 더 주는 이상한 사례들이 자주 나오곤 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러한 규정이 없어지면서 소위 대박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오는 2월 1일부터 시작될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각 구단들의 2021시즌 연봉 협상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 이미 SK가 전 선수들의 연봉 조정을 모두 마쳤고 키움과 KT도 마무리했다.

이런 가운데 키움의 이정후와 KT 소형준의 2021 연봉 조정이 눈길을 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대박 중에서도 대박 행진이다. 소위 초대박이다.

먼저 '타격 완전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정후의 연봉 추이를 보면 '실력=돈'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휘문고를 졸업하고 2017년에 넥센(현 키움)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신인 최고액인 이해 2700만원에서 2018년 1억1000만원(307.4%), 2019년 2억3천만원(109.1%). 2020년 3억9천만원(69.6%)에 이어 2021시즌에는 5억5천만원(41%)으로 계약을 마쳤다. 만 4년만에 20배가 연봉이 오른 셈이다.

프로 3년차인 2019년 연봉부터 5년차인 2021시즌 연봉까지 모두 역대 최고 연봉이다. 4년 연속 3할대에다 100안타를 넘어섰고 특히 2020시즌에는 181안타에 101타점, 15홈런으로 타점과 홈런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댓가라고 할 수 있다.

이정후가 프로데뷔 2년만에 억대 연봉에 진입을 했듯이 2020 '신인왕' 소형준도 단숨에 억대 연봉 선수가 됐다. 특히 이정후가 2년차에 받은 연봉보다 3000만원이다 더 받았다.

류현진이후 14년만에 고졸 신인으로 두자리 승리를 거둔 KT 소형준은 419%가 인상된 1억4000만원을 받아 프로데뷔 2년만에 억대 연봉 선수가 됐다.
류현진이후 14년만에 고졸 신인으로 두자리 승리를 거둔 KT 소형준은 419%가 인상된 1억4000만원을 받아 프로데뷔 2년만에 억대 연봉 선수가 됐다.
2020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소형준은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이 거둔 18승 이후 고졸신인 첫 두자리 승리(13승)를 거두며 팀을 정규리그 2위로 이끄는 맹활약을 했다. 특히 소형준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외국인투수들을 모두 제치고 선발로 나서기도 했다.

이 덕분에 신인 최고 연봉 2700만원에서 2021년에는 무려 419%가 오른 1억4000만원으로 인상됐다. 협상 테이블에 들어가 5분만에 도장을 찍었다고 하니 소형준으로서는 예상 이상의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기쁨에 들떴을 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형준의 연봉 인상률은 역대 2위다. 지금까지는 SK의 하재훈으로 2019년 2700만원에서 2020년 1억5000만원으로 455.6%였다. 하지만 하재훈이 미국 마이너리그와 독립리그를 거쳐 입단한데다 나이가 11살이나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소형준이 역대 1위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2021년에는 어떤 선수들이 등장할 지는 아무도 모른다. 역대 신인 최다 계약금 2위(9억원)을 받은 투수 장재영(키움)을 비롯해 메이저리그에서도 눈독을 들인 타자 나승엽(롯데) 등 초고교급으로 평가받는 신인들이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예상대로 이들이 프로야구 그라운드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도 있지만 와신상담하며 기회를 기다리는 퓨처스리그 선수가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기록은 언제가 깨어지기 마련인 모양이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