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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260] 런던 연고의 풀럼 FC 별명이 ‘더 코티저(The Cottagers)’인 이유

2021-01-13 06:52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단순한 형태의 풀럼 엠블럼. 플럼 FC의 약자인 FFC가 새겨져 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단순한 형태의 풀럼 엠블럼. 플럼 FC의 약자인 FFC가 새겨져 있다.
토트넘 훗스퍼의 손흥민(29)이 14일 새벽(한국시간) 풀럼과 런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홈경기를 갖는다. 이 경기는 당초 지난 달 31일 하려다가 풀럼에서 다수의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와 경기 시작 3시간전 연기 결정이 내려졌다가 2주만에 갖게 된 것이다.

풀럼(Fulham) FC는 발음과 별명 때문에 국내 축구팬들에게 관심을 끄는 프리미어리그 팀이다.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2000년대 중반만해도 풀햄이라는 말이 언론에 많이 등장했다. 하지만 프리미어리그 인기가 높아지면서 영국 현지 발음에 가까운 풀럼이라고 표기하는데 요즘 대세이다. 이름 가운데 ‘l’자 뒤의 ‘h’자가 묵음으로 발음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팀 별명도 독특하다. 오두막에 사는 사람이라는 뜻을 갖는 ‘더 코티저(The Cottagers)’이다. 선수 유니폼 색깔로 생긴 ‘Whites’, ‘Black and White Army’라고 하기도 하지만 코티저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린다. 코티저라는 별명은 홈구장 이름과 연관이 깊다. 풀럼 홈구장은 크레이븐 코티지(Craven Cottage)이다. 런던 서쪽 템즈강변에 위치한 크레이븐 코티지는 런던시의 문화재로 지정될 정도로 유서가 깊다. 1896년 건축돼 100년 이상된 경기장이다. 슬레이트 지붕에 나무로 된 출입구를 아직도 이용하는 크레이븐 코티지는 고풍스런 분위기를 갖고 있다. 풀럼 FC는 런던을 연고로 한 여러 팀들이 경기장을 오래된 홈 경기장을 신축할 때에도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계속 크레이븐 코티지를 홈구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풀럼 FC 홈구장인 템즈강변에 위치한 크레이븐 코티지. 풀럼 팀 별명 코티저도 홈구장 이름에서 나왔다. [풀럼 FC 홈페이지 캡처]
풀럼 FC 홈구장인 템즈강변에 위치한 크레이븐 코티지. 풀럼 팀 별명 코티저도 홈구장 이름에서 나왔다. [풀럼 FC 홈페이지 캡처]


별명은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나왔다. 코티저는 원래 뜻인 오두막에 사는 사람이라기 보다는 크레이븐 코티지를 이용하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할 것이다.


풀럼 FC는 런던에 있는 여러 프리미어리그팀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된 구단이다. 1879년 창단된 풀럼 세인트 앤드류스 처치 선데이 FC(Fulham St. Andrew’s Church Sunday F.C)가 모체였다. 영국 국교인 성공회 교회팀으로 출발했다. 1888년 풀럼 엑셀시오르(Fulham Excelsior)로 이름을 바꿨으며 1896년 크레이븐 코티지로 홈구장을 옮겼다. 1898년 정식 프로팀 자격을 얻었다.

풀럼 FC는 같은 풀럼 지역에 있는 첼시 FC와 라이벌 관계를 이루고 있다. 두 구단 모두 런던에서 부유층 동네에 자리잡고 있다. 홈구장 크레이븐 코티지에서 멀지 않은 곳에 첼시 FC의 홈구장 스탬포드 브리지(Stamford Bridge)가 있다. 두 구단의 대결은 ‘서런던 더비’라고도 불린다. 두 팀간의 역대 성적에선 첼시가 월등히 낫지만 중요 고비에서 풀럼은 첼시에 위협적인 상대가 되기도 한다.

풀럼 FC는 우승과 인연이 별로 없는 팀이다. 지금까지 거둔 1부리그 우승 성적은 2002년 UEFA 인터토토컵이 유일하다. 1부리그보다 2,3부 하위릭에 머문 시간이 더 많다. 하지만 2013년 파키스탄계 미국인 사업가이자 NFL 잭슨빌 재규어스 구단주를 지낸 샤히드 칸이 구단을 인수하면서 달라지고 있다. 칸은 2014년 미국경제전문지 포브스가 발표한 전세계 부자 순위 349위에 오를 정도로 많은 돈을 가진 대부호이다. 2019-2020시즌 EPL 챔피언십 승격 플레이오프 결승전에서 서런던 더비 라이벌이기도 한 브렌트포드 FC를 2-1로 물리치고 강등된지 1년만에 1부리그에 복귀했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활약상을 언급할 때 풀럼전이 언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박지성은 크레이븐 코티지 구장에서 프리미어리그 첫 공격포인트를 기록했으며, 2007-08 시즌 유일한 득점 도 세웠다. 설기현이 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2007년부터 2009년까지 2년간 활약한 팀이기도 하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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