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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메이저리그 진출 일시 정지' 된 나성범의 꿈---'건강한 몸+FA'로 더 커질 수 있다

2021-01-10 09:31

나성범이 포스팅 마감기한까지 어떤 구단과도 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꿈이 1년 뒤로 미뤄지게 됐다.
나성범이 포스팅 마감기한까지 어떤 구단과도 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메이저리그 진출꿈이 1년 뒤로 미뤄지게 됐다.
2021년 나성범(NC 다이노스)의 꿈이 '일시 정지'가 되고 말았다.

슈퍼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를 앞세워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한 나성범의 꿈이 일단 제동이 걸렸다. 나성범은 포스팅 마감기한인 10일(한국시간) 오전 7시까지 어떤 구단과도 계약을 맺지 못했다.

나성범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사실 처음부터 어두웠던 게 사실이다.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가 "나성범에 관심있는 팀이 많다"며 애드벌룬을 뛰우기는 했지만 사정은 그리 녹록하지 않았다.

코로나19가 결정타였다. 정규리그 162게임의 3분의 1 수준인 팀당 60게임으로 단축할 수 밖에 없었던 메이저리그 한파가 그대로 포스트시즌 시장에서도 이어졌다. 2020시즌 KBO 리그 MVP인 멜 로하스 주니어나 20승을 올린 라울 알칸타라, 탈삼진 1위 댄 스트레일리, 평균자책점 1위 에릭 요키시 등이 모두 메이저리그 오퍼를 받지 못한 것이 그 실례다.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대형 외야수들도 아직 계약을 맺지 못하고 있고 일본프로야구도 잇달아 포스팅에서 실패했다. 지난 2일에는 호타준족의 외야수 니시카와 하루키(니혼햄)에 이어 8일에는 일본 최고의 에이스인 스가노 도모유키를 원한 메이저리그 구단도 없었다.

이처럼 메이저리그 시장이 싸늘하게 식은 상태에서 나성범이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없었다.

꾸준하게 메이저리그 진출 의사를 밝혀온 나성범으로서는 이유 여하를 떠나 2년 연속 실패해 아픈 기억으로 남을 지 모르지만 원소속팀인 NC에게는 당연히 호재다. 아마 속으로 함박 웃음을 짓고 있을지 모른다.

나성범은 2019년 시즌이 종료된 뒤 포스팅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5월 3일 KIA전에서 KBO 리그 통산 91번째 1000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후속 타때 3루로 뛰다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이라는 대형악재를 만나면서 23게임만에 시즌을 아웃하고 말았다.

그리고 힘든 재활 과정을 거쳐 2020시즌 완벽하게 부활했다. 130게임, 타율 0.322(525타수 170안타), 34홈런, 112타점 OPS 0.986. 삼진이 많은 것이 아쉬웠지만 개인 시즌 최다 홈런에다 개인 통산 3번째 100득점-100안타-100타점을 넘어서며 NC의 팀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양의지와 함께 중심타선의 축을 구축해 온 나성범이 없었다면 2020시즌 NC의 신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단언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만큼 나성범이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컸다. 당연히 2021시즌 나성범을 대체할 선수가 없는 것이 NC의 현실이었다.

하지만 나성범이 복귀하면서 NC는 전력 누수가 전혀 없는 팀으로 다시 바뀌었다. NC는 2020년 5월 13일 시즌 개막 7게임째만에 단독 선두로 올라선 뒤 10월 30일 정규리그를 마칠때까지 171일, 138게임 동안 단독선두를 지켰다. 그리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했다.

이제 NC는 지난해 집행검을 들어 올리며 넘사벽으로 마무리한 2020시즌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 또한 이는 나성범에게도 결코 손해는 아니다.

나성범이 2020시즌과 같이 건강한 몸으로 2021시즌을 보내면 올해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메이저리그 진출 길이 열릴 수도 있다. 바로 내년이면 나성범이 생애 처음으로 FA가 되기 때문이다. 포스팅보다 FA가 더 좋은 조건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올해 나성범에게는 건강한 몸과 좋은 성적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더욱 중요한 시즌이다. 그리고 NC로서도 2년 연속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나성범은 "도전할 수 있게 도와준 구단에 감사하다. 같이 기다려주고 응원해주신 팬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또 다른 기회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며 메이저리그의 꿈을 계속 이어 나가겠다는 뜻도 함께 밝혔다. 그리고 "이제 NC의 팀원으로서 2년 연속 우승을 이루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人間萬事 塞翁之馬)다. 오늘의 아픔이 내일의 기쁨으로 돌아 올수 있는 게 인생사다. 나성범에게 이 모습을 기대해 본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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