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체육 100년100인100장면] 49. 보스턴, 마라톤, 서윤복, 함기용, 족패천하(足覇天下), 코리아

이신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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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12-27 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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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은 되었지만 여전히 나라는 어수선했다. 남과 북으로 갈리고 미국과 소련이 대치하며 우리의 미래를 좌지우지 하려 했다. 하지만 한 가지 체육은 여전히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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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보스턴마라톤 우승자 함기용(왼쪽)과 2001년 우승자 이봉주


아직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인 1947년 4월 19일, 느닷없는 우승 소식이 전국을 강타했다. 나라 이름도 생소한 코리아의 서윤복이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1위로 골인했다. 그것도 2시간 25분 39초의 세계신기록이었다. 2위 미코 피타넨(핀란드)보다 4분이나 앞선 압도적 레이스였다

정부수립전이라 국적이 없었다. 유니폼다운 유니폼도 아니고 신발도 형편없었다. 하지만 1등으로 들어온 서윤복의 가슴에는 분명 태극기가 큼지막하게 박혀 있었다.

미군정의 재정적 지원을 받았기에 미국의 성조기도 있었지만 코리아라는 나라의 선수인 것 만은 분명했다. 서윤복을 골인 지점에서 맞이한 사람은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기정이었다.

이름도 낯설고 나라도 낯선데다 키 1m60cm의 작고 초라한 행색의 동양인이 우승하자 전 세계 스포츠계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우리나라 사람이 세계1위를 한 것에 대해 온 국민은 자기 일처럼 좋아했다.

김구 선생은 ‘다리로 천하를 제패했다’는 족패천하(足覇天下)의 휘호를 선물했고 이승만 박사는 직접 만나 우승의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그리고 3년 후 1950년 4월 20일. 보스턴마라톤은 다시 한번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번엔 1등 한명이 아니라 우리나라 선수 3명이 나란히 1, 2, 3위를 한것이었다. 바로 함기용, 송길윤, 최윤칠이었다.

보스턴과 미국은 다시 한번 경악했다. 이번에 1등을 한 함기용은 고작 열아홉살의 고교 3년생(양정고보)이었다. 풀코스 경험이 그다지 없어 초반 오버레이스를 하는 바람에 후반 언덕길에서 걷기도 했지만 워낙 앞서 있었던 덕분에 어렵지 않게 우승했다.


현지 언론은 언덕에서 걸었으면서도 1위를 한 함기용을 ‘Walking Champion’이라고 표현하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2위 골인자인 송길윤은 ‘마라톤을 잘하는 비결이 뭐냐’는 미국 언론의 질문에 ‘김치’라고 대답해 김치를 세계적인 식품으로 일찌감치 등록했다.

국내 언론과 국민들은 다함께 보스턴의 쾌거를 반기며 환영했다. 그러나 이때의 보스턴 감격은 길게 가지 못했다. 그들이 돌아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6.25 전쟁이 터졌기 때문이었다.

보스턴의 영광은 한동안 잊혀졌다가 2001년 이봉주의 우승으로 되살아났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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