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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포커스]일본으로 날아간 20승, 대만 10승이 막을 수 있나?

2020-12-24 09:11

KBO 리그 20승 투수는 일본으로 갔다. 이미 일본 언론에서 여러차례 보도가 되면서 예상한 일이었다. CPBL(대만프로야구리그)에서 10승 투수가 왔다. 이 또한 여러 차례 비공식 채널을 통해 널리 알려졌었고 결국 사실로 확인됐다.

두산이 일본으로 진출한 라울 알칸타라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왼손투수인 아리엘 미란다[사진 MLB 홈페이지 캡쳐]
두산이 일본으로 진출한 라울 알칸타라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왼손투수인 아리엘 미란다[사진 MLB 홈페이지 캡쳐]
두산이 23일 새 외국인 투수로 메이저리그-일본프로야구-대만프로야구 등 3개국 프로야구를 경험한 아리엘 미란다와의 계약을 발표했고 올해 KBO 리그에서 마운드를 평정한 라울 알칸타라의 일본프로야구 한신타이거즈로의 이적 소식도 공식으로 밝혀졌다.

즉 알칸타라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미란다를 영입했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로 해석된다.

알칸타라는 잘 알려졌듯 올시즌 KBO 리그의 마운드를 완전 장악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탁월한 활약을 보였다.

20승2패, 평균자책점 2.54로 다승과 승률 1위, 평균자책점 4위, 탈삼진 2위(182개), 최다이닝 2위(198⅔이닝), WHIP 3위(1.03), 퀄리티스타트 1위(27회),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1위(13회), 피안타율 2위(0.232) 등 기록에서 압권이었다. 그러면서도 알칸타라의 올해 연봉은 70만달러에 불과했다.

올해 KBO 리그 마운드를 평정한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는 2년 총액 400만달러로 일본 프로야구 한신타이거즈로 진출했다.
올해 KBO 리그 마운드를 평정한 두산의 라울 알칸타라는 2년 총액 400만달러로 일본 프로야구 한신타이거즈로 진출했다.
하지만 알칸타라도 자칫 2020년에는 KBO 리그에서 보지 못한뻔 했다. 2019년 KT 위즈로 입단한 알칸타라가 이해에 11승11패(평균자책점 4.01)에 그치자 재계약을 포기한 KT 대신 두산이 영입하면서 KBO 리그 생활을 이어갔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 덕분에 알칸타라의 일본에서의 연봉은 2년에 총액 400만달러에 이르렀다.

두산도 알칸타라를 잡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 들리는 주변 이야기에 따르면 2년 총액 320만달러를 제시했다고 한다. 하지만 알칸타라는 일본행을 택했다. 1년 기준 40만달러, 총액 80만달러가 알칸타라를 일본으로 방향을 틀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 된 것이다.

알칸타라가 일본으로 방향을 틀 것에 대비해 준비를 하고 있던 두산은 새 외국인 투수로 미란다를 영입했다. 미란다는 2016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통산성적은 44경기(선발 40경기)에 13승9패, 평균자책점 4.72였다.

그리고 2018년 7월부터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에 입단해 2019년까지 26게임 13승6패, 평균자책점 3.37을 기록한 뒤 2020년에는 대만프로야구 중신브라더스로 옮겼다. 대만리그에서는 25게임 10승8패, 평균자책점은 3.80이다. 계약조건은 계약금 15만달러, 연봉 55만달러, 인센티브 10만 달러 등 총액 80만 달러다.

두산 관계자는 "미란다의 직구 최고 시속은 151㎞이며 올해 대만리그에서 평균 147㎞의 직구를 던졌다”며 “큰키(188㎝)에서 내리 꽂는 패스트볼이 위력적이다"고 설명했다. 또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두루 던지고 2년 간의 일본 리그 경험을 바탕으로 유인구를 효과적으로 던지는 투수라고 덧붙였다.

단순 기록만을 두고 볼때 알칸타라와 미란다는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알칸타라는 상승곡선을 긋고 있고 미란다는 하향곡선이다.

그렇다고 결코 희망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바로 미란다를 영입한 구단이 두산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두산은 외국인 투수를 영입해 실패한 사례가 많지 않다.

물론 2014년 크리스 볼스테드 대체 외국인선수로 들어온 유네스키 마야가 2015년 시즌 초반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고도 6월달에 퇴출되는 등 여러차례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대체로 두산의 외국인 투수들은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메이저리그로 금의환향하거나 일본프로야구로 진출했다.

대표적으로 두산의 전설로 남은 더스틴 니퍼트를 비롯해 다니엘 리오스, 조쉬 린드블럼, 세스 푸랭코프 등이다. 올시즌도 마찬가지로 크리스 플렉센이 메이저리그로 복귀했고 알칸타라도 대우가 더 좋은 일본으로 옮겼다.

무엇보다 KT에서 퇴출당한 알칸타라가 두산에서 20승 투수로 우뚝 선 점만 보아도 두산에서의 외국인 투수에 대한 활용도와 기여도는 다른 어떤 구단보다 앞선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그만큼 두산은 외국인 투수를 보는 시각이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두산이 미란다와 계약한 2021년 연봉 총액이 올해 알칸타라에 준 연봉보다 10만달러가 더 많다. 이는 2020시즌 알칸타라를 영입할 때 예상했던 성적 이상을 미란다에게 기대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봐도 큰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이런 점으로 미루어 볼때 두산이 2021시즌 미란다에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내년도 미란다의 활약은 두산이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느냐의 여부에 관건이 될 수도 있다. 과연 미란다가 알칸타라가 빠진 공백을 어느 정도 메꾸어 줄 수 있을지 지켜보자.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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