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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IT업체 야구단’ NC 다이노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한국과 일본 프로리그를 석권한 이유는

2020-11-27 11:50

IT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를 모기업으로 둔 NC 다이노스는 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집행검' 세리모니를 펼쳤다.
IT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를 모기업으로 둔 NC 다이노스는 올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집행검' 세리모니를 펼쳤다.
올 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IT기업을 모기업으로 둔 팀들이 나란히 최종 타이틀을 차지했다. KBO리그에서 NC 다이노스는 지난 24일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4-2로 물리치고 4승2패를 2011년 창단이후 9년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올랐다. 일본 NPB리그에선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25일 일본시리즈 4차전에서 요미우리 자이언츠를 4-1로 꺾고 4연승을 거두며 4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IT기업이 나란히 패권을 차지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한국과 일본 모두 IT기업을 모기업으로 한 프로야구단은 후발주자이거나 막내 구단들이다. NC 다이노스의 모기업은 IT게임 업체인 엔씨소프트이다. 야구를 좋아하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구단주를 겸임하고 있다. 지난 2011년 9번째 구단으로 출범했으며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KBO 1군리그에 참여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모기업은 일본의 대표적인 통신회사 소프트뱅크이다. 재일동포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구단주이다. 2004년 시즌이 끝난 뒤 손정의 회장이 운영난을 겪던 다이에 호크스를 전격 인수, 2005년부터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팀이름을 바꿨다.

IT기업 야구팀이 성공한 이유로는 먼저 막강한 자본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IT기업은 뛰어난 기술력과 사업 아이디어로 큰 수익을 내고 있는게 특징이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대표상품인 ‘리니지’를 내세워 엄청난 이익을 내며 한국의 대표적인 IT게임업체로 성장헀다. 소프트뱅크는 한국의 SKT와 같은 일본이 대표적인 이동통신회사이다. 1986년 손정의 회장이 창업, 단숨에 일본 간판 기업으로 성장했다.
두 기업은 프로야구단의 성장을 위해 집중적인 투자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NC 다이노스의 경우 야구를 좋아하는 김택진 구단주의 적극적인 관심에 힘입어 선수단 운영과 육성, 프런드 지원 등에서 흔쾌히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전해졌다. NC 다이노스는 2019년 시즌을 앞두고 4년간 125억원의 초특급 대우로 양의지를 영입했다. 김택진 구단주의 결심이 없었다면 이대호(롯데, 4년 150억원)에 이어 역대 2위 규모의 큰 금액을 쓴 양의지를 확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었다.

지난 4년간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손정의 구단주가 큰 투자를 하는 것으로 소문이 나 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 선수들의 총연봉은 수년간 일본 전체 구단 1위를 지키고 있다. 손정의 구단주는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스타 오 사다하루(왕정치) 감독에게 모든 권한을 맡기며 선수단의 상징적인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일본 최고 전통팀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대표격이었던 오 사다하루는 감독에 이어 단장, 회장 등으로 재임하며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새로운 명문팀으로 자리잡도록 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인적 관리가 뛰어나다는 것도 IT기업 야구단이 갖고 있는 장점으로 평가받는다. 기획 및 분석력 뿐아니라 창의적인 발상이 뛰어난 IT 인력의 도움으로 야구단을 철저한 데이터 위주의 관리를 통해 과학적이고 효율적인 운영을 한다는 것이다.

IT기업 야구단은 마케팅 관리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NC 다이노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집행검 세리모니’를 펼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엔씨소프트 게임 ‘리니지’의 아이템 중 하나인 ‘진명황의 집행검’을 현실화했던 것이다. NC 다이노스는 세리모니를 통해 승리를 위해 오랫동안 칼을 갈아왔다는 의도를 보여줄 수 있었다. 올해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LA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할 때 별다른 퍼포먼스를 마련하지 않은 것과는 대조적이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도 젊은 팀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로봇을 동원해 응원 춤을 선보이기도 하며 팬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이끌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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