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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노트] 마스터스의 멘토...임성재 사부는 최경주

2020-11-16 13:43

 최경주(오른쪽)과 임성재가 지난 해 호주 멜버른 로얄 멜버른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9프레지던트컵 연습라운드에서 코스공략을 상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최경주(오른쪽)과 임성재가 지난 해 호주 멜버른 로얄 멜버른 골프클럽에서 열린 2019프레지던트컵 연습라운드에서 코스공략을 상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명인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에서 공동 2위로 역대 한국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을 올린 임성재는 1주일전 골프 대선배 최경주과 처음 출전하는 마스터스 공략법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페어웨이와 그린 등에 대해 여러 조언을 들었다. 마스터스에서 세 차례에 걸쳐 10위권 안에 든 최경주는 마스터스를 비롯해 중요 대회가 있을 때마다 임성재에게 귀중한 팁을 알려주며 도움을 주었다.

그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장하면서 마스터스를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처음인데도 이 코스에 익숙해진 것 같다"고 말했지만 ‘멘토’ 최경주의 조언이 첫 출전한 마스터스에 큰 힘이 됐을 것이다. 구체적인 홀별 운영 방법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자신감을 갖게 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여파로 인해 전통적인 4월에서 11월로 사상 처음 개최시기를 바꾼 이번 마스터스서는 임성재와 같이 마스터스 신인들 24명이 처음 얼굴을 보였다. 이 중 14명이 3,4 라운드의 본선에 올랐다. 우승자 더스틴 존슨, 공동 2위 임성재와 함께 마지막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했던 미국의 아브라함 앤서도 처음 출전한 이번 마스터스에서 3라운드까지 공동 2위를 달리다 마지막 4라운드서 4오버파로 부진, 합계 8언더파로 공동 13위를 했다. 또 마스터스 신인 캐머런 챔프도 콜롬비아 출신 세바스찬 무노즈와 함께 합계 6언더파로 공동 19위를 기록했다. 이들이 페어웨이가 좁고, 유리알 그린으로 악평이 높은 오거스타에서 처음으로 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마스터스 특유의 멘토링 시스템 때문이었다는 분석이다.

마스터스는 대회 직전 갖는 연습 라운드에서 대회 출전 경험이 많은 챔피언 출신들과 신참 골퍼들을 함께 편성하는 전통이 있다. 캐머런 챔프는 마스터스 우승 경험이 있는 필 미컬슨과 함께 연습 라운드를 갖고 그린과 코스를 어떻게 공략해야 할 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미컬슨은 “페어웨이를 놓치면 그린을 올리는 것만을 생각하라”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스터스 대회는 지난 1979년 퍼지 죌러가 그린 재킷을 입은 이후 그동안 마스터스 신인들이 우승을 하지 못했다. 오거스타는 처음 도전하는 골퍼들에게는 난코스인데다 철저한 회원제 골프장이라 일반인들의 접근이 대단히 힘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앤서도 지난주에 처음으로 코스를 밟았으, 임성재는 연습라운드 때 혼자서 18홀을 돌았다.

미컬슨은 "레이 플로이드, 크렌쇼, 니클라우스, 파머 등 역대 마스터스 챔피언 모두 퍼트, 샷, 조심해야 할 것들에 대해 얘기했다"며 오래 전 자신이 마스터스 신인이었을 때의 경험을 말했다. 마스터스 멘토링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구태의연하게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골프 경기력이 진화하고 오거스타 코스가 구조적으로 바뀐다고 해도 마스터스 경험이 많은 선배 골퍼가 한참 어린 후배들을 상대로 코스 정보를 알려주는 전통은 최고의 대회다운 모습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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