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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선책 199] 마이애미 말린스(Marlins)는 왜 ‘말린스’라는 팀이름을 붙였을까

2020-11-13 06:31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마이애미 말린스 돈 매팅리 감독. 모자에 청새치를 뜻하는 말린스 로고가 보인다.  [AP=연합뉴스]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마이애미 말린스 돈 매팅리 감독. 모자에 청새치를 뜻하는 말린스 로고가 보인다. [AP=연합뉴스]
미국프로야구(MLB) 팀이름을 알아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미국의 인문지리학을 배우게 된다. 자연현상과 지역적 특성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대륙 서해안 최북단에 있는 시애틀을 연고로 한 매리너스(Mariners)는 시애틀이라는 항구도시 특징을 살려 팬투표로 선원들이라는 뜻의 매리너스라는 팀 명칭을 붙였다. 매리너스와는 정 반대쪽인 미국 대륙 동해안 최남단에 있는 마이애미를 연고로 한 말린스(Marlins)도 해안도시다운 팀명칭을 갖고 있다. 말린스는 참치의 일종인 청새치를 말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소설가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 나오는 대형 물고기가 바로 청새치이다. 1993년 창단할 때 초대 구단주 웨인 후이젠가(1937-2018)가 대단한 낚시광이었던 데서 유래했다고 알려졌다. 창단 자금 9500만달러를 투자한 그는 자동차 세일즈 회사인 오토네이션, 폐기물 종합 처리회사인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의 오너였으며, 비디오 렌탈 서비스를 제공한 성공한 사업가였다. 미식축구 마이애미 돌핀스의 구단주이기도 했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시를 연고지로 하고 있다. 마이애미시 이름은 인디언 부족인 마이애미족에서 유래했는데 도시에는 1959년 피델 카스트로가 쿠바 혁명에 성공한 이후 30만명에 이르는 쿠바 난민들이 이주하여 ‘리틀 하바나’라는 쿠바 거주지를 만들었다. 창단할 때 팀 이름은 플로리다 말린스였다. 당시에도 연고지는 마이애미였는데도 플로리다 주 이름을 내걸었다. 이 때문에 같은 플로리다주에 있는 또 다른 MLB팀인 탬파베이 레이스와 자주 비교되기도 했다. 2012년부터 도시 이름으로 연고지 표기명을 바꿔 마이애미 말린스로 바꿨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소속의 마이애미 말린스는 그 짧은 역사에도 월드시리즈에서 2번이나 우승을 했다. 1997년과 2003년 이었다. 창단 5년만인 1997년 월드 시리즈 우승은 MLB 사상 최단 신기록이었다. 말린스와 똑같은 해에 콜로라도주 덴버를 연고지로 창단한 콜로라도 로키스가 2007년 월드시리즈에 딱 한번 진출해 준우승을 한 것에 비한다면 대단한 기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와일드카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월드시리즈까지 우승을 했으니 전무후무한 기록이라고 말 할 수 있다.

하지만 월드시리즈를 2번 우승한 것 이외에 나머지 시즌 성적은 너무나 형편이 없었다. 2019년까지 포스트 시즌 진출을 자력으로 하지 못했다. 마이애미 말린스의 올 시즌 성적이 단연 주목받은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지난 시즌 마이애미는 57승105패라는 참담한 성적을 냈다. 올 시즌 개막 첫 주엔 18명의 선수가 코로나19에 감염돼 암울한 상황에 놓였다. 그러나 마이애미는 로스터가 완전히 바뀐 상황에서 31승 29패를 기록,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2위를 차지하며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코로나19의 여파도 극복하고 무려 17년ㅁㄴ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했던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능하게 했던 것은 한 때 LA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사제 관계를 맺었던 돈 매팅리 감독의 탁월한 능력 때문이었다. 매팅리 감독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다저스를 이끈 뒤 2016년부터 마이애미를 지휘해 3년만에 팀리빌딩에 성공할 수 있었다. 미국야구기자협회는 지난 11일 매팅리 감독을 내셔널리그 올해의 감독상 수상자로 선정, 공로를 인정했다. 1985년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받은 매팅리 감독은 MVP와 감독상을 받은 역대 5번째 인물이 됐다.

마이애미 말린스는 현재 뉴욕 양키스를 5번이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고 MLB 최고의 유격수로 명성을 날린 데릭 지터가 사장을 맡고 있다. 2004년 최희섭, 2007년 김병현이 한때 몸담았던 팀이기도 하다.

[김학수 마니아리포트 편집국장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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